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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림삼 초대시 '다시 시간으로 서서'

시간은 아름다운 현재의 시간과 다가올 내일에 희망의 시간을 준비하고 서서 우리를 반기고 있다.

  

 림삼 / 칼럼니스트





 詩作note

이번 주의 주제는 ‘시간’이다. 시간을 바라보는 자세와 여건에 따라서 달리 느낌을 가질 수는 있겠지만, 시간은 두말 할 필요조차 없이 누구에게나 공평히 주어지는 조건이다. 자산일 수도 있고, 고통일 수도 있으나, 확실한 건 누구나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삶의 질과 양이 결정되어진다는 점이다. 그래서 시간은 짧건 길건 구애받지 않고, 우리네 삶의 모든 것을 좌지우지하는 절대자다. 다시 말하자면 우리가 시간을 소유하는 것이 아니고, 시간이 우리를 품고 있다. 우선 그걸 전제로 여행을 떠나보자.

백과사전에서 ‘시간[time, 時間]’을 찾아보았다. 그랬더니 이런 해설이 붙어있다. ‘시각과 시각 사이의 간격 또는 그 단위를 가리키는 용어이다. 길이, 질량과 같이 다른 물리량을 정하는 기본단위이다. 물리적 시간을 정하기 위해 현재는 원자시계 등을 이용한다. 물리량으로서 객관적으로 정해지고, 길이 및 질량과 함께 다른 물리단위를 구성하는 기본단위로 사용된다.’ 도대체 무슨 말인가? 이건 해설이 더 어렵다. 볼수록 헷갈린다. 사실 시간은 학술적으로 연구하거나 세부적인 해석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저 시간은 누구나 다 아는 시간일 따름이다.

지인으로부터 추천을 받아 접하게 된 책이 있다. ‘앨런 버딕’의 ‘시간은 왜 흘러가는가’ 라는 제목의 책이다. ‘시간에 관한 거의 모든 과학적 탐구’ 라는 부제를 갖고 있기도 하다. 시간의 정체를 유려하게 풀어놓은 과학 에세이로서, 우리가 알고 싶은 시간에 관한 거의 모든 궁금증을 하나하나 풀어나간다. 철학적으로, 문학적, 사변적으로 두리뭉실하게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최신의 과학 정보와 뇌과학 이론, 다양한 실험 결과를 풍부하게 동원한다.

다행히도 노련하고 정통한 과학 저널리스트답게 앨런 버딕은 알기 쉬운 비유와 에세이풍의 유려한 문체로 자신의 경험까지 동원해 가며 ‘시간’의 실체에 다가갈 수 있도록 독자들을 이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다시는 이전의 방식으로 시계를, 세계를 볼 수 없게 된다. 이 책은 올해 ‘노벨생리의학상’ 테마 ‘생체리듬’을 파헤친 화제의 책으로 각광을 받고 있기도 하다.

시간은 왜 흘러가는가? 단 한 순간도 우리와 떨어질 수 없는 게 시간이지만, 우리는 이 간단하고도 도전적인 질문 앞에서 말문이 막히게 된다. 그렇다면 도대체 시간은 과연 무엇인가? 이 질문 역시 만만치 않기는 마찬가지다. 이럴 때는 단순하게 접근해 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1분 1초가 모여 시간이 형성된다고 생각해 보는 것이다. 그렇다면 1초는 어느 정도 길이의 시간일까? 1초란 시간은 누가 어떻게 정하는 것일까? 전 세계의 수많은 시계들은 어떤 기준으로 1초를 정확하게 조율할까?

1초의 실체 앞에서 허둥대지만, 실은 1초의 1000분의 1초라는 짧은 시간도 감지하는 게 인간이다. 우리 몸 속 어딘가에 시간을 지각하는 기관이 따로 있는 걸까? 시간을 지각하는 능력은 타고나는 것일까, 학습된 결과물일까? 인간의 삶을 좌우하는 생체리듬은 어떻게 형성되는 것일까? 어느 것 하나 속 시원하게 대답할 수 없는 게 바로 시간에 관한 질문이다. 과연 ‘지금’이란 순간은 어느 정도나 길까? 시간은 빨리 흐르기도, 늦게 흐르기도 하는 걸까? 나이가 들수록 시간은 정말로 빨리 흘러가는 것일까?

이런 모든 궁금증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저자는 제시하고 있다. 일단 책을 보고 난 이후의 심리상태는 대부분 비슷해진다. 먼저, 시간에 관한 막연한 두려움과 피상적인 안목을 벗어나게 되고, 제법 친근하고 가까운 시간의 개념을 원천적으로 접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리고 이어서 시간을 활용하고, 시간을 제대로 인식하여 공유하는 방법론에 관한 통찰이 서서히 습관화 되어간다. 그러면 자연스레 삶을 바라보는 관조자의 자세가 되어, 객관적이며 보편적인 이성의 소유자로 변모하게 된다. 결국 뒤늦게 철이 들게 되는 체험을 할 지도 모른다. 참 대단하고 아이러니한 책의 능력이다. 아무튼 오랜만에 본문의 내용 하나하나가 모두 소중하여 인용하고 싶은 책을 만났다. 처음부터 끝까지 다 밑줄을 그어야 할 정도였으니까.

우리는 미처 의식하지 못한 가운데에도 시간에 관해서는 끊임없이 생각한다. 지속기간을 계산하고, 어제와 내일에 대해 숙고하고, 이전과 이후를 비교한다. 우리는 시간 안과 시간 위에 머물면서, 시간의 흐름을 예측하고, 기억하고 평가한다. 이런 것들은 대체로 의식을 통한 경험이며,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우리 인간에게만 고유한 것이다. 지난 시간 과학자들은 이 시간 주기를 유전학적, 생화학적으로 이해하는 데 큰 진전을 이루어냈다. 우리 안에 있는 시계들 가운데 ‘생체시계(circadian clock)’는 현재 가장 많이 파악된 상태다.

따라서 우리는 생체시계를 고려해 하루 중 언제 무슨 일을 할 지 스케줄을 짤 수가 있다. 신체의 활동성과 반응능력은 오후 중반에 정점에 이른다. 심장 박동이 가장 활발하고 근육이 가장 강한 시간대는 오후 5시나 6시다. 통증을 느끼는 임계점은 이른 아침에 가장 높기 때문에 치과 수술을 받기에 가장 이상적인 시간대다. 알코올은 밤 10시와 아침 8시 사이에 가장 천천히 분해된다. 같은 양의 술을 마시더라도 낮보다는 밤에 알코올이 체내에 더 오래 남아 있게 된다는 말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밤에 술을 더 찾게 되는 것이다.

피부 세포는 자정과 새벽 4시 사이에 세포분열이 가장 왕성하게 일어나며, 얼굴의 수염은 밤보다는 낮에 더 빨리 자란다. 따라서 남자들은 저녁보다는 아침에 면도를 하는 것이 더 낫다. 이러한 신체 리듬은 우리의 건강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뇌졸중과 심장마비는 아침 늦은 시간에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데 이 시간대에 혈압이 가장 가파르게 상승하기 때문이다. 호르몬 수치는 24시간 주기로 오르내리기 때문에 하루 중 언제 약을 복용하느냐에 따라 효험도 크게 달라진다. 그래서 요즘은 의사들도 약의 투여 시간에 점점 더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이 밖에도 글을 쓰는 사람들이 새벽에 주로 집필을 많이 하게 된다거나, 아기에게 규칙적으로 모유를 먹이게 되면 아기는 산모의 시간 리듬에 맞춰 수면 사이클이 형성될 뿐 아니라 아기가 자연의 시간 즉, 24시간 생체리듬에 훨씬 빨리 적응하게 된다는 논리 등, 평소 우리가 궁금하게 여기고 있던 많은 일상의 이야기들이 소재로 등장하여, 우리의 마음 속에 지혜와 지식의 장으로 각인이 되는 신선함을 맛볼 수 있다.

사람으로 태어나 한 평생 살아가는 가운데 시간만큼 중요하고 귀한 요인은 다시 없겠지만, 예컨대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고, 시간의 가치를 잘 드러내느냐 하는 건 각자의 몫이다. 그리고 그런 나름의 책임과 주어진 본분을 잘 소화하기 위한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이유는, 우리가 추구하는 행복과 성공의 역학구도와도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래서 우리는 시간을 아끼고, 시간에 부합하는 배움과 학습에 공을 들이면서 스스로의 자기계발에 열과 성의를 기울이는 것이다.

시간의 중요성에 관한 일화를 몇 가지 살펴보자. 물론 시간의 요인만을 고려한다고 모든 문제가 정설로 귀결될 수는 없겠지만, 세상만사 어디에도 시간의 중요성과 무관한 결과는 있을 수 없다. ‘프랜시스 올덤 켈시’ 박사는 미국 ‘FDA’에서 ‘신약 허가 신청서’를 평가하는 공무원이었다. 1960년 9월, 켈시 박사가 받은 신청서의 의약품은 ‘탈리도마이드’ 성분의 ‘임산부 입덧 방지제’였다. 이 약은 효능이 좋아 이미 유럽에서 널리 쓰이고 있는 것이었고, 미국에서의 승인도 쉽게 날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켈시 박사는 이 약이 사람과 동물에게 각각 다른 작용을 한다는 것에 수상함을 느끼고 승인을 거부했다.

하지만, 엄청난 이윤이 결린 제약회사에서는 켈시 박사에 대한 집요한 로비와 협박을 동원했다. 그래도 켈시 박사는 끝까지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이후 탈리도마이드는 기형아 출산을 유발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이미 유럽에서는 이 약의 영향으로 12,000명의 기형아가 태어난 후였다. 이 일로 인해 켈시 박사는 소신을 지킨 강직한 공무원의 표상으로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공무원에게 주는 최고상을 수여했고, 허술했던 미국의 의약품 허가 제도도 한층 강화되었다.

그러나 켈시 박사 본인은 ‘나는 그저 서류를 깔아뭉갠 것 말고는 한 일이 없다.’ 라고 말하며 겸양을 표했을 뿐이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쉽게 넘길 수 있는 것들로 인해 수많은 사고와 때로는 인명의 피해가 생기는 경우가 우리 주변에는 많이 발생한다. 가장 상식적인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자기 일을 소신 있게, 항상 충실하게 행한다는 건 참 어렵고 힘든 일이기도 하다. 지금 이 시간, 자기 일을 묵묵히 성실하게 해내고 있는 그런 사람이 바로 진정한 영웅이다. 소신은 중대하고 갈 길은 멀다. 그것을 각오하고 사명감에 철저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일반 국민들이 자가용 비행기를 타고 해외로 나가 쇼핑을 하는 나라, 도로 위에 람보르기니와 포르쉐가 즐비한 나라, 전 국민에게 매년 1억 원의 생활비를 지급하는 나라, 주거와 교육, 의료비가 모두 공짜인 나라, 세금을 일절 내지 않는 나라, 바로 ‘오세아니아 미크로네시아’에 위치한 ‘나우루 공화국’을 가리킨다. 인구 1만 명 정도에, 울릉도의 1/3 크기의 작은 이 섬나라는 ‘인광석’이라는 희귀자원이 풍족한 섬이어서 1980년대에는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를 넘어가는 부자나라였다.

이렇게 된 계기는 섬에 지천으로 널린 새똥 때문이었다. 철새들의 중간 기착지였던 이 섬에 오랜 세월 쌓인 새들의 똥은 산호층과 배합되어 인광석으로 되었던 것이다. 나우루 공화국은 인광석으로 벌어들이는 막대한 돈을 국민에게 공평하게 분배하는 파격적인 정책을 시행한다. 덕분에 나우루 공화국 국민들은 아무 일도 하지 않고 그저 소비하는 생활만 할 수 있었다. 인광석을 채굴하는 일도 외국인 노동자들을 들여와 일하게 하고, 모든 가정에는 가정부와 집사를 고용해 편하게 생활했다.

심지어 공무원들까지도 외국인들로 고용했다고 한다. 국민이나 정부나 남는 게 돈이었기 때문이다. 그 상태로 30년이 지나자 나우루 공화국 사람들은 집안 청소하는 방법도, 요리하는 법도 모두 다 잊어버렸다. 섬나라 나우루엔 어선이 사라졌고, 전통문화가 없어졌으며, 일이라는 개념 자체가 실종돼버렸다. 그들은 그저 먹고 놀고 여행하는 습관만 남게 되었다. 나우루인들은 결국 80%가 비만에 시달렸고 비만율, 당뇨병 사망률 1위 국가로 자리 잡게 되었다.

그리고 2003년 인광석의 채굴량이 갈수록 줄어들더니, 나우루 공화국의 인광석 또한 결국 고갈되었다. 가난해진 나우루 공화국 국민들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 청소하는 법, 요리하는 법을 다시 배워야 했고, 고기잡이를 다시 시작했다. 하지만 오랜 기간 놀고 먹던 국민들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일하는 즐거움을 잊어버린 그들에게는 나태함과 무기력만 남았기 때문이다. 이뿐 만이 아니라 나우루 공화국은 존재 자체를 위협받기 시작하는데, 무리하게 땅을 파헤쳐 섬의 고도가 낮아진 것이다. 그 때문에 만약 수면이 높아질 경우 섬이 통째로 가라앉을 위기를 맞고 있다고 한다.

시간의 엄중한 가르침을 무시하고 태만했던 사람들에게 대자연의 경고가 내려진 것이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바다 건너 먼 나라 일이 아닐 지도 모른다. 풍족함은 언젠가는 사라지게 될 것이고, 미래를 준비하지 않으면 나우루 공화국 사람들처럼 후회하게 될 것이다. ‘가장 적은 것으로도 만족하는 사람이 가장 부유한 사람이다.’ 라는 ‘소크라테스’의 말처럼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작은 혜택일 망정 소중하게 여기고, 가꾸어나가야 한다는 점을 깊이 새겨야 한다. 이 상황에 바로 시간의 중요성이 적절하게 담겨있는 이유다.

1914년 ‘1차 세계 대전’ 중, ‘벨기에 이프르’ 지역에서 영국, 프랑스 연합군과 독일군이 참호를 파고 대치하고 있었다. 가장 존엄한 인간의 생명이 마구잡이로 훼손되는 전쟁터에서 연합군과 독일군이 할 수 있는 일은 승리하기 위해 서로를 죽이는 일뿐이었다. 바로 눈앞에 쓰러져 있는 전우의 시체도 수습하지 못하고, 그저 적을 향해 총부리를 겨누고만 있는 비극의 순간이었다. 이런 전쟁터에도 차가운 겨울이 오고, 눈이 오고, 시간은 어김없이 흘러 크리스마스가 돌아왔다.

마침내 크리스마스이브. 뜻밖에도 독일군 참호 위로 크리스마스트리가 세워지더니 군인들이 캐럴을 부르기 시작했다. “고요한 밤. 거룩한 밤...” 그리고 곧 캐럴을 따라 부르는 목소리가 하나둘 늘어났다. 급기야 연합군도 함께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결국, 이들은 크리스마스 단 하루를 위한 휴전 협정을 맺게 되었다. 불과 몇 시간 전 총구를 겨눴던 그들은 서로를 향해 겨누던 총을 버리고, 웃는 얼굴로 적과 서로의 시선을 마주치는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바로 ‘크리스마스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당장의 일도 예측할 수 없는 전쟁터에서 일어난 시간의 의미와 가치를 드러내는 예화다.

‘로마제국’ 말기 철학자이자 사상가인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말했다. “인간은 높은 산과 바다의 거대한 파도와, 굽이치는 강물과 광활한 태양과 무수히 반짝이는 별들을 보고 경탄하면서, 정작 가장 경탄해야 할 자기 자신의 존재에 대해서는 경탄하지 않는다.” 이 말은 산, 바다, 태양, 별들, 세상 그 어느 것보다도 바로 우리가 가장 귀한 조물주의 걸작품이라는 말이다.

“당신의 외모를 바꿀 수 있다면 바꾸겠는가?” 어느 여론조사 기관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상당수의 남성과 여성들이 바꿀 수 있다면 자신의 외모를 바꾸겠다고 대답했다. 어떻게 보면 대부분의 사람이 자신의 외모를 포함하여 자신의 존재나 인생에 만족하고 있지 못하다는 사실이기도 하다. 거울에 비친 모습을 한 번 바라보자. 우리 자신과 똑같은 얼굴, 똑같은 생각, 똑같은 행동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아무도 없다. 오직 자신뿐이다.

우리는 이 세상에 바로 하나밖에 없는 유일무이한 보물이다. 당당한 자신감으로, 가장 귀한 걸작품 답게 살아가야 한다. 어리석은 사람은 밖으로 드러나 보이는 자신의 외모를 자랑하지만, 지혜로운 사람은 본성에 더욱 신경을 쓴다. 우리에게 주어진 귀한 시간을 얼마만큼 잘 다루느냐에 따라서, 우리가 평소 조금은 불만족스럽게 생각했던 자신의 모든 여건들이 화려하게 빛날 수도 있고, 엄청난 활력과 숨겨진 능력을 발휘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옛날 어느 마을에 겸손하고, 착실하고, 인내심 많고, 심지어 현명하기까지 한 청년이 살고 있었다. 마을 사람들 대부분은 이 청년을 칭찬하고 좋아했지만, 시기와 질투를 하는 사람도 있었다. 어느 날 마을의 불량한 청년들이 유치한 내기를 시작했다. ‘이성을 잃고 화나게 할 수 있다 없다’를 가지고 내기를 벌인 것이다. 청년을 화나게 할 수 있다고 한 불량배가 나섰다. 불량배는 청년이 목욕을 시작할 때를 노려 청년 집의 문을 두드렸다. 그리고 젖은 몸을 급하게 닦고 나온 청년에게 실없는 질문을 던졌다.

“아, 목욕 중이었어? 미안. 그런데 내가 갑자기 궁금한 것이 생겨서. 저기 말이야, 사람의 머리가 둥글잖아? 그거 왜 그런 거냐?” 청년은 불량배의 질문에 성심성의껏 대답했다. 그리고 청년이 다시 목욕을 시작할 때 불량배가 문을 또 두드리며 말했다. “그런데, 왜 나이를 먹으면 머리카락이 하얗게 되는 거지?” 누가 봐도 일부러 곯리려는 것이 분명한 질문에 청년은 웃으면서 친절하게 설명했다.

오히려 오기가 난 불량배는 청년이 목욕탕에 들어갈 때마다 몇 번이고 문을 두드리며 이상한 질문을 퍼부었다. 하지만 그 때마다 청년은 화는 커녕 짜증 한 번 내지 않고, 불량배의 질문에 여전히 친절하게 답해주었다. 결국, 내기에 진 불량배는 그 청년을 찾아가 내기에서 손해를 봤다고 말했다. 그러자 청년은 여전히 친절한 얼굴로 불량배 청년에게 말했다. “그런 일이 있었군요. 하지만 내가 인내심을 잃는 것보다 당신이 손해 보는 것이 낫습니다.”

인내는 쓰나 열매는 달다고 한다. 인생을 살면서 수없이 찾아오는 인내해야 할 많은 것들이 있다. 비전을 가지고 인내하고, 또 인내하고 끝까지 인내하자. 인내는 우리에게 연단을 가져오고 소망을 이루어준다. 위대한 성과는 힘이 아닌 인내의 산물이다. 그리고 위대한 그 결과는 시간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이다. 언제나 시간은 변함없는 자세로 그 자리에 머물러 있으면서 우리에게 베푼다. 우리가 비록 갈 길 몰라 헤매고, 시행착오로 일그러진 어제의 시간을 벗어나지 못해 몸부림치지만, 시간은 아름다운 현재의 시간과 다가올 내일에 희망의 시간을 준비하고 서서 우리를 반기고 있다. 우리는 열심히 주어진 시간을 살기만 하면 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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