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서구 화정1동 보장협의체 회원들이 어려운 이웃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동네 주민들이 국가적인 지원을 받지 못하는 복지사각지대 이웃들을 발굴하고 필요한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
이는 주민 주도의 선제적 복지서비스를 제공하자는 취지로 시작한 것으로 지난해 이들은 ‘우리동네 복지탐정단’을 결성하여 50세 이상 단독가구, 공동주택 관리비 체납 세대, 원룸 단독가구 등 총 3,200세대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이들이 방문조사를 통해 생활형편이 어렵거나 이웃의 도움이 필요한 세대를 발굴하면 동 복지공무원은 해당 세대를 방문하여 현지확인 및 상담 후 필요한 지원책을 마련한다.
지금까지 찾아가는 방문상담을 통해 지원한 세대만 170여 가구에 달하며 그 가운데 긴급지원 및 기초생활수급 등 공적급여 지원은 30여 세대, 민간 자원을 연계한 후원금품 지원은 270여 건에 이른다.
화정1동 보장협의체가 도움을 준 세대를 보면 무척이나 안타까운 사연들이 많다.
머릿니 때문에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고 있던 부자가정의 한 어린이를 찾아가 회원들이 직접 머릿니를 제거해 주고, 집안 청소와 목욕 쿠폰 지원, 침구와 침대, 수납장까지 교체해 주기도 했다.
또, 원룸에서 홀로 살고 있는 한 미혼 여성의 경우 몇 년째 건강보험료를 못내 몸이 아파도 병원조차 갈수 없는 처지에 있었으나, 동보장협의체가 병원비를 지원하여 다행히 치료를 받고 회복하기도 했다.
더욱 딱한 사정도 많다.
전기세를 못내 촛불을 켜고 살고 있던 어느 세대의 엄마는 우울증세까지 앓고 있었던 터라, 주변의 도움도 마다한 채 아이들은 방치되어 살고 있었다.
제대로 끼니도 챙겨먹지 못했던 아이들은 지역아동센터에서 만이라도 밥을 먹고 싶었으나 엄마는 끝까지 거부하고 있었던 상황.
하지만 동 주민센터의 끈질긴 설득으로 이제는 엄마도 마음의 문을 열고주변의 도움을 허락하기에 이르렀고, 아이들도 마음 놓고 따뜻한 밥을 먹을수 있게 되었다.
저장성 강박장애를 앓고 있는 주민이 보장협의체의 도움을 받기도 했다.
집 안에만 은둔하며 살고 있던 한 주민이 담뱃불로 화재가 발생한 적이 있었으나 다행히 목욕탕에서 불이나 크게 번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문제는 집안이 온통 쓰레기로 가득차 있었던 것.
도저히 사람이 살고 있는 곳이라고는 믿겨지지 않았던 이 세대 역시 동보장협의체 회원들이 나서서 쓰레기를 치우고 집안을 청소해 쾌적한 모습으로 단장해 주기도 했다.
이처럼 화정1동 보장협의체 회원들은 자신들도 넉넉하지 않은 가운데서도 더 어려운 처지에 놓인 이웃들에게 삶의 희망을 전해주고 있다.
정훈조 화정1동 보장협의체 위원장은 “한 동네에 살고 있지만 이렇게 힘들게 생활하는 이웃들이 많은지 몰랐다”며 “이웃들에게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작은 온정의 손길이지만 조금이나마 희망을 드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today news / 최창호 취재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