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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림삼초대시 '평원동 친구들'

다시금 소중하게 두 손으로 끌어모아 소담스레 싹 자라게 해봐야겠다.



림삼 / 칼럼니스트. 시인

검은베레 특전장교출신

- 詩作NOTE-

지난 주말은 정말 어마어마한 날로 기억될 것이라고 일기장에 적었다. 거의 50년 남짓 이전에 친하게 어울렸던 옛 친구들을 고향에서 만나 밤늦도록 지난 이야기꽃도 피우고, 어울려서 목청 높여 흘러간 노래도 부르고, 그렇게 시간가는 줄 모르고 추억의 시절로 되돌아간 기회의 날이었다. 10대 후반 코흘리개 시절에 의리와 우정을 부르짖으며 거리가 좁다고 쏘다니던 우리들이 물경 60대 중반이 되어서 만나진 것이다. 물론 그들 중에서 일부는 자주 만나서 정을 나누기도 하고, 제법 촌스러운 명칭을 붙인 친목회도 만들어서 교감을 이어오고 있었다고 한다.

문제는 필자였다. 철 들면서 고향을 떠나, 사는 게 바빠 그저 생각만으로 고향을 그리며 타지에서 겉돌다보니 어느새 세월이 이리도 허망하게 훌쩍 흘러가버린 것이다. 그동안 몇 차례 짧게나마 고향으로 되돌아갔던 기억은 있었지만, 그러한 와중에도 아주 어렸던 그 시절의 친구들을 만날 기회는 여의치 않았던 걸로 여겨진다. 그러다가 지난 주말에 친인의 간곡한 부탁에 자녀의 혼례식 주례를 담당하게 되어 고향을 찾았는데, 때마침 가장 그립던 친구가 극적으로 통화가 되었고, 그가 기꺼이 몇몇 친구들과 연락을 해서 반가운 해후의 장이 마련된 것이다.

강산이 여러 번 변하는 세월이 흘렀음에도 한 눈에 서로를 알아보고는 환호성을 지를 만큼 우리의 상봉은 낯설지도 서먹서먹하지도 않았다. 불과 며칠 전에 헤어졌다가 다시 만난 사이처럼 우리는 망설임 없이 얼싸안고 만남의 기쁨과 감격을 누렸다. 그리고는 이내 속사포처럼 쌓였던 궁금증과 안부인사를 쏟아냈다. 비록 제한된 시간 때문에 미처 충분한 여유가 없어서 불과 다섯 명의 친구들과만 좋은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었지만, 이제부터라도 마음 다잡아 그들의 모임에도 가입하고, 연락이 닿으면 어디든 먼저 달려가리라는 다짐을 전하면서 아쉬운 석별을 하고 돌아섰다.

고등학교 시절에 단짝이었던, 그래서 밤낮으로 함께 골목길 어울려 다니며 노래 부르고 기타치면서 낭만을 불태웠던 친구 기섭이! 자네 덕에 수십년은 더 젊어진 것 같으이. 정말 고맙네, 잊지 않고 있다가 그 시절의 기억 잔치에 기꺼이 초대해주어서. 우리가 앞으로 얼마나 더 살지 모르지만, 남은 날들은 후회 없도록 자주 만나서 밀린 회포를 부지런히 풀어보세나. 그리고 미처 소식을 보내주지 못했던 친구들에게도 골고루 안부 전해주고, 옛날의 그 ‘쪼돌이’가 무척이나 보고싶어 하더라고 우선 전해주시게.

어린 시절에는 꿈도 많았다. 되고 싶은 것도 많았고 이루고 싶은 것도 참 많았다. 나이 먹어서 하나씩 그 꿈들을 스스로 포기하면서 적당한 핑계와 합리화로 현실적인 사람이 되어버렸지만, 아마도 어린 시절의 꿈만으로는 우리는 벌써 높은 나랏님이었고, 영웅 ‘이순신’이었으며, 갑부 ‘빌 게이츠’였다. 그 꿈 속에서 우리는 언제나 승리자였고 절대자였으며 정복자였다. 어차피 현실의 삶에서는 소시민이고 언제나 ‘을’이며, 여기저기 눈치만 보느라고 눈 튀어나온 가자미꼴이지만, 그래도 우리는 꿈이 있었기에 어제 존재했고, 꿈이 있기에 오늘 존재한다.

또한 생명이 있는 한 끊임없이 나름의 꿈을 꾸면서 내일의 존재를 예감한다. 우리가 꾸는 꿈 속에서는 우리의 소중한 관계들이 더불어 존재한다. 가족이, 친구가, 연인이나 스승이, 그리고 모든 이웃들이 인연이라는 이름으로 존재하면서 우리의 꿈을 함께 꾸어준다. 우리가 꿈을 놓는 순간에 비로서 우리의 꿈이 사그러들듯이 우리의 생명은 꺼져갈 것이다. 그래서 우리의 꿈은 생명처럼 소중하고 존재의 이유 그 자체다. 생명의 본질이며 영원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오래된 친구가 소중하고도 소중한 이유다.

그러나 우리의 관계에는 언제나 좋은 시절만 있는 건 아니다. 때로는 위기가, 역경이, 그리고 수많은 난관이 파도처럼 온다. 우리가 어떻게 헤쳐나가야 하는가는 우리들 자신이 운명처럼 걸머져야 할 커다란 숙제다. 한 남자가 부부 문제 때문에 상담실을 찾았다. 아내가 이혼을 요구한다는 것이었다. 평소 자신을 성실하고 좋은 남편이라 생각했던지라 남자는 매우 당황했다. “선생님, 아내가 갑자기 이혼하자고 합니다. 우리 부부는 아무 문제가 없는데 아내가 왜 그러는지 이유를 모르겠어요.”

상담사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혹시 부인에게 건강상의 문제는 없습니까?” 남자는 상담사의 말이 끝나기 전에 말했다. “영문을 모르겠어요. 좋은 직장 다니면서 돈도 잘 벌어다 주고, 집안일도 잘 해주는 편인데 도대체 왜 이럴까요?” “혹시 부인이 최근 우울해한다던가...” “내가 술주정을 하는 것도 아니고, 바람을 피우는 것도 아니고, 외박 한 번 해본 적도 없는데 왜 갑자기 이혼 이야기를 꺼내는 건지 모르겠네요.”

“부인의 친정에 안 좋은 일이 생기지는 않았나요?” “아내에게 다른 남자가 생긴 걸까요? 흥신소를 알아봐야 할까요? 아니면, 변호사를 알아봐야 할까요?” 더는 참지 못한 상담사가 책상을 쾅 내리치며 단호하게 말했다. “당장 집으로 가셔서 부인이 하는 말을 듣기만 하세요. 절대로 먼저 말을 꺼내서는 안 됩니다. 그렇게 하고도 문제가 있다면 그때 다시 상담소를 찾아와 주세요.” 상담사의 단호한 목소리에 기가 죽은 남자는 반신반의하며 상담사의 말을 따랐다. 그리고 다시는 부부 문제로 상담실을 찾는 일은 없었다고 한다.

상대를 이기는 최고의 토론 방법은 ‘경청(傾聽)’이라는 말이 있다. 자신의 의견을 강력하게 주장하는 것보다 상대의 의견을 잘 듣고 이해해야 오히려 상대방을 더 잘 설득할 수 있다는 말이다. 아무리 좋은 의도로 하는 행동이라도 상대가 원하지 않으면 그저 일방적인 강요일 뿐이다. 선의를 베푸는 것이라고 해도 상대가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면 단순히 부담을 주는 행동일지도 모른다. 사랑을 전하고 싶은 상대가 있으면 그 사람의 말을 잘 듣고 그 사람의 마음을 더 잘 알아주어야 한다. 대화의 기술보다 더 값진 것은 경청의 기술이다.

주변 사람에게 기쁨을 전하고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한 남자가 있다. 이 남자의 꿈은 2가지다. 하나는 행복해지는 것, 또 하나는 보통 사람이 되는 것이다. 이 남자는 12만 원 정도의 돈으로 매달 생활하고 있다. 17년 동안, 이제는 더 이상 생산도 되지 않는 구형 핸드폰을 사용하고 있었다. 최근 들어서 수리할 수 없을 만큼 핸드폰이 망가진 후에야 새로 핸드폰을 장만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 남자는 가난하지 않다. 오히려 큰 부자다.

이 남자가 이렇게 검소한 생활을 하는 이유는 바로 자신의 꿈을 위해서다. 남자는 바로 그 꿈을 위해 자신이 가진 8천억 원의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기로 했다. 이 남자는 영화 ‘영웅본색’과 ‘첩혈쌍웅’ 등으로 홍콩 누아르 영화의 한 시대를 풍미하고, 지금도 할리우드에서 활약하고 있는 배우 ‘주윤발’이다. 행복한 보통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주윤발은 평소 이렇게 말하고 있다. “다른 사람에게 보이기 위해 옷을 입지 않는다. 편안하면 된다. 그거면 충분하다.”

어린 시절 주윤발을 보고 자란 대한민국의 수많은 남자들은 그를 닮기 위한 로망이 있었다. 그래서 선글라스를 끼고, 트렌치코트를 입고, 성냥개비를 입에 물고 다니는 것이 유행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주윤발의 진짜 모습은 영화 속의 모습이 아닌 실제 그가 살아왔던 보통사람의 모습이다. 명품 가방을 들고 명품 옷을 입고 다닌다고 해서 사람까지 명품이 되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도 오랫동안 우리 기억 속에 삶이 아름다운 명품 배우로 남았으면 좋겠다. “돈은 내 것이 아니며 돈은 행복의 원천이 아니다. 내 꿈은 행복하고 평범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라고 한 주윤발의 말이 새롭다.

한 회사에서 30여 년을 근무한 가장이 있었다. 회사는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갑작스럽게 그에게 명예퇴직을 통보하였다. 남자는 가족들에게 웃으면서 말했다. “이제야 속이 후련하다. 내가 지금까지 오랫동안 회사에 매여 가족들과 좋은 시간도 못 가졌고 취미생활도 못 했는데 이젠 가족과 함께 있는 시간도 많아지고 취미생활도 할 수 있어 잘 됐다.” 하지만 그 말은 거짓말이었다. 30년이나 몸담은 곳에서 떠나게 된 남자는 심한 우울증을 겪어야 했다.

남자는 겉으로는 쾌활한 척했지만, 자살이라는 최악의 망상에 점차 사로잡히고 말았다. 퇴직 후 가족들과 여행도 하고, 운동도 시작하였지만 그의 머릿속은 가족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자살하는 방법을 궁리하고 있었다. 남자가 퇴직하고 3개월 후 남자의 54세 생일을 맞아 남자의 아내와 대학생 딸이 작은 생일파티를 열어 주었다. 촛불을 불어 끄는 남자의 얼굴은 웃고 있었지만 마음은 여전히 어두웠다.

그런 남자에게 아내가 봉투에서 한 장의 종이를 꺼내 주며 말했다. “여보! 당신 생일에 우리가 특별 선물을 준비했어요.” 종이에는 아내가 손으로 정성스럽게 쓴 ‘남편이 자랑스러웠던 일 54개’가 적혀 있었다. 대학생 딸이 내민 종이에는 ‘아빠에게 고마웠던 54가지 일’이 빽빽하게 적혀 있었다. “저를 이만큼 키워주신 아빠가 너무 자랑스러워요. 아빠는 우리 가정의 보석과 같은 분이에요.” 남자는 눈물을 흘렸다. 어두운 마음은 단숨에 사라지고, 새로운 결심이 마음에 가득 차올랐다.

굴곡 없는 인생은 없다. 좌절하지 않는 인간은 없다.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도저히 견딜 수 없을 것 같은 비참하고 괴로운 일과 마주치기 마련이다. 하지만 우리의 괴로움을 덜어줄 누군가가 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우리가 힘든 한 사람의 괴로움을 덜어줄 누군가 일지도 모른다. 세상은 고통으로 가득하지만, 한편 그것을 극복하는 일로도 가득 차 있다. 세상의 모든 관계들은 이렇게 씨줄과 날줄처럼 꼼꼼한 간격으로 서로 엮여있다. 마치 우리 삶의 얼굴이 언제나 쉬임 없이 변모하는 것처럼 말이다.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주’의 ‘포트베어 초등학교’에 청소부로 취직한 ‘조지프 게이브 소니어’는 그 일을 자신의 천직으로 생각했다. 교실에서 선생님과 아이들이 울고 웃고, 배우고 가르치며 만들어내는 그 많은 이야기를 직접 보고 들을 수 있는 것이 그에게는 행복이었다. 때로는 ‘내가 교사였다면 저런 상황에서는 아이들에게 이렇게 해주었을 거야.’ 라는 자신만의 공상에 빠지곤 했다. 1985년 어느 날 어린 시절 담임 선생님이자, 당시 포트베어 초등학교의 교장 선생님이 그에게 말했다.

“지금까지 해온 청소부는 정직한 직업이지. 그러나 난 자네의 무한한 잠재력을 믿네. 자네 같은 사람이 학생들에게 지식을 전하는 모습을 그려보고 싶네.” 그 순간 꿈이 현실로 박차고 나왔다. 늦은 나이에 그는 루이지애나 대학교에 입학했다. 청소부로 돈을 벌면서, 동시에 공부해야 하는 힘든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2008년 드디어 교육학 학사 학위를 취득하였고, 자신이 청소했던 학교에서 교사가 되었으며, 나중에는 교장까지 되었다.

교장 선생님이 된 그는 말했다. “지금 처한 상황이 미래를 가로막게 놔두지 마세요. 누군가의 잠재력을 믿는다면, 지금 말해주세요. 중요한 것은 어디서 시작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끝내느냐는 것입니다.” 우리가 열심히 노력하든 게으름을 부리든, 좋은 방향으로 걸어가든 나쁜 방향으로 가든, 인생의 발걸음은 멈추지 않는다. 하지만 그 과정과 방향은 결정할 수 있다. 늦었다고 시도해 보지도 않거나 포기해 버리지 말고 지금 우리의 여정을 아름답고 현명한 방향으로 걸어가도록 해 보자. 꿈을 품고 무언가 할 수 있다면 그것을 시작하자.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용기 속에 우리의 천재성과 능력과 기적이 모두 숨어 있다.

강제로 끌려 나와 갖은 핍박 속에 중노동을 강요당하며, 겨울에는 얼어 죽고 여름에는 지쳐서 죽는 불쌍한 백성들의 강제 노역! 많은 사람들은 옛 조선 시대에 백성들의 의무인 군역과 부역에 이런 왜곡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우리가 갖고 있는 아픈 역사, 고단한 전통이라고 여기고 있다. 하지만, ‘수원화성’을 건설한 ‘정조’ 임금은 달랐다. 축성으로 이주해야 하는 백성들에게 모든 이주비용과 새 집터를 마련해주었다. 또한 부역에 동원된 모든 백성에게도 정확한 임금을 지급했다.

건설 현장에는 ‘다산 정약용’의 ‘거중기’라는 무거운 물건을 들어 올리는 데 사용하던 장비를 도입하고, 안전사고를 예방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복리후생도 뛰어나 치료시설도 완비하고, 혹시 공사 중 상처를 입어 일을 못 하는 백성에게는 지금의 산재보험과 비슷한 제도로 치료 중에는 임금의 절반을 지급해 주었다. 그리고 놀라운 것은 겨울의 인부들을 위해 모두에게 털모자를 하사했다는 것이다. 당시 털모자는 ‘정 3품’ 이상의 관료들만 착용할 수 있는 신분 계급의 상징이었다.

신분제도를 넘어서는 이 정성에, 완공까지 예상보다 훨씬 빠른 2년 9개월 만에 완성했다. 이 수원화성은 부실공사는 커녕 수백 년이 지난 지금도 건재하고 있다. 실패하는 사람들은 눈앞의 결과에 집착하고, 사람의 마음을 외면하는 경향을 자주 보이곤 한다. 제아무리 잘하는 사람도 그 일을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는 말이 있다. 아무리 솜씨가 좋아도 타성으로 일을 하는 사람보다 그 일에 자부심을 품고 정성을 다해 일하는 사람의 결과가 장기적으로 보면 더 좋기 마련이다. 시작이 물론 중요하지만, 끝을 잘 마무리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작심삼일에 그친다면, 시작이 중요한들, 그게 무슨 소용이랴!

인간관계는 모두가 상대적이다. 우선 자신이 어떻게 생각을 하고 처세를 하느냐에 따라서 다른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이 달라지는 것이고, 그에 따라서 반대급부적으로 되돌아오는 역반응이 생겨나는 것이다. 그렇기에 어떤 결과를 놓고 평가하고 비판하기보다는 그 원인을 제공한 자신의 언행을 먼저 되돌아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꿈이 원대하고 웅장할수록 도달하는 성취도도 그에 비례하겠지만, 상대적으로 남에게 미치는 우리 스스로의 꿈으로 인한 파급효과도 크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브라질 ‘상파울루’ 폐품 처리장에 ‘리리카’라는 이름의 개 한 마리가 살고 있다. 사람을 잘 따르고 온순한 것으로 보아 사람의 손에 길러지며 훈련받은 적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리리카가 왜 주인 없이 살고 있는지 이유를 아는 사람은 없다. 폐품 처리장에서 3.2km 떨어진 곳에서 사는 여성 ‘루시아 헬레나드 수자 씨’는 리리카를 자신의 친구라고 생각하고 만날 때마다 리리카를 위해 음식을 준비해준다. 그런데 리리카는 덩치가 제법 큰 편이어서 항상 배가 고픈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받은 음식을 절대로 한 번에 다 먹지 않았다.

어느 날 수자 씨는 여전히 음식을 남기는 리리카가 나중에 먹으려고 남겨두나 싶어 남은 음식을 가방에 싸주었다. 그러면 리리카는 음식이 담긴 가방을 물고 폐품 처리장으로 돌아갔다. 남은 음식을 리리카가 잘 가지고 가는지 걱정되었던 수자 씨는 한 번은 리리카를 따라가 보았다. 그리고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다. 음식이 든 가방을 가지고 리리카가 폐품 처리장에 들어서자 여기저기에서 다른 개와 고양이, 닭 등의 동물들이 모여들더니 리리카가 가지고 온 가방 속의 음식을 나누어 먹기 시작했다.

리리카는 매일 왕복 6km가 넘는 길을 걸어 다른 동물들에게도 먹이를 주면서 보살피고 있었던 것이다. 유기동물도 한 때는 누군가의 사랑을 받으며 살아가던 소중한 생명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 동물들을 기르던 주인은 그 사랑을 잊었을까? 리리카는 비록 동물이지만 한 때 받았던 사랑을 아직 잊지 않고 있다. 우리도 살아있는 모든 생명체에 대한 사랑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사람에게는 동물을 다스릴 권한이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생명체를 지킬 의무가 있는 것이다. 사람끼리의 관계만 소중한 것은 아니다.

중국 당나라의 ‘도림’이라는 수행자는 항상 높은 나무 위에 앉아 수행에 임하곤 했다. 어느 날 유명한 시인이자 높은 관직을 가진 ‘백거이’라는 사람이, 도림이 수행하는 나무 밑을 지나가다가 도림에게 말을 걸었다. “그 높은 곳에서 수행하고 있으면 불안하지 않습니까? 자칫 실수해서 떨어지면 크게 다치지 않겠소?” 도림은 웃음 띤 표정으로 말했다. “저보다는 그쪽이 훨씬 불안해 보입니다. 그렇게 계셔도 괜찮습니까?”

백거이는 도림에게 대답했다. “괜찮지 않을 게 무엇이오? 나는 높은 관직에 드높은 명성을 가지고 있소. 불안할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러자 다시 도림은 백거이에게 말했다. “그 높은 벼슬과 명성의 자리에서 떨어지기 시작하면 내가 나무에서 떨어지는 것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큰 고통과 상처를 얻게 될 텐데 어찌 불안해 하지 않을 수 있습니까?” 도림의 지적에 백거이는 당황해 물었다. “그러면 불안을 떨치기 위해 어찌하면 좋겠소?”

도림은 진지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항상 착한 일과 좋은 일만 하면 됩니다. 나의 대답이 너무 뻔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항상 착한 일과 좋은 일만 하는 것보다 어려운 일은 이 세상에 없습니다.” 사람들은 이미 인생의 진리를 다 알고 있다. ‘서로 아끼고 사랑할 것.’ ‘고마운 일에 감사할 것.’ ‘나쁜 일을 하지 말고 좋은 일을 할 것.’ 하지만 그 진리를 실천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그렇지만 그렇수록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디고 나아간다면 결과적으로는 그리 힘든 일도 아닐 것이다.

앞만 보고 살아오다보니 어느 사이에 황혼녘이라는 시기에 도달하게 되었다. ‘이만큼 살았으면 이제는 인생이라는 게 무엇인지 조금은 알게 되지 않았을까?’ 하는 자문에 대답은 분명하게 “아니오.”로 나온다. 그동안 열심히 산다고 자부했는데 사실은 아무 것도 이룬 게 없고, 돌아보니 헛헛한 웃음 뿐이다. 이번 기회에 옛 친구들을 만나면서 깨달은 게 있다. 며칠 전부터 가슴 설레고, 흥분된 마음을 누르느라고 잠도 설치면서 기다린 그들과의 해후는 필자에게 또 다른 하나의 인생목표를 제시해주었다.

지금부터는 어린 시절의 동심을 조금이라도 찾아가는 삶을 살아야겠다. 그 시절의 허황된 꿈과 맹목적인 우정을 철 들기 전의 치기라고 무시하거나, 지난 이야기로 간주해버리지 말고 다시금 소중하게 두 손으로 끌어모아 소담스레 싹 자라게 해봐야겠다. 그렇게 하루 하루를 아끼면서, 귀히 여기면서 작은 열매라고 맺어보게 하련다. 보고팠던 친구들은 좀 자주 자주 만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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