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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림삼의 초대시 '삶의 부분'

오늘은 봄이 퍼져나가는 아침이다. 그래서 오늘은 봄에 어울리는 사람을 만나고 싶은 날이다.



림삼 / 칼럼니스트. 작가. 시인


詩作NOTE -

 

뿌연 미세먼지를 구색마냥 챙기고 어김없이 봄은 우리 곁으로 스며들었다. 가뜩이나 마스크의 일상에 지쳐버린 터수에 공기마저 밉상스런 꼴새를 배짱인 양 흩어뿌려대니 이래저래 숨쉬기가 버거울 지경이다. 명색이 봄햇살이랍시고 빼꼼이 고개내민 춘삼월 태양빛조차도 그다지 어여뻐보이질 않으니, 아마도 이미 비틀어질대로 꼬여버린 심사가 온 몸을 조종하는가보다. 어느새 나는 아바타가 되어버렸다. 그래도 기왕지사 도래한 봄이니 만큼, 나날이 푸르러져가는 산록을 배경으로 화사하게 피어나는 봄꽃의 향연에 까지 애써 고개 돌릴 이유는 없음이다.

 

바라보라! 저 멀리 우리를 향해 빙긋이 웃음지며 손짓하는 봄바람이며, 한 뼘씩 높아져가는 봄하늘, 그리고 실핏줄 구석까지 슬며시 스며들어 간질이는 봄기운이 이리도 소란스러울진대, 아직도 겨울의 미몽에서 헤어나지 못해 엉절거리는 심술일랑은 이제쯤 과감히 떨쳐버리고 밖으로 나서보라! 지금은 봄을 살 때다.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니, 예전의 그 아름답고 황홀했던 우리의 봄을 다시 부활시켜 힘겨운 오늘의 앞자락에 보란듯이 소망으로 펼쳐보라! 그리고 그 시절의 그 봄처럼 흥겹고 좋은 삶을 살 때가 바로 지금이다.

 

오늘은 봄이 퍼져나가는 아침이다. 그래서 오늘은 봄에 어울리는 사람을 만나고 싶은 날이다. 그렇기에 오늘은 봄에 걸맞는 화사하고 정다운 삶을 사는 사람을 만나고 싶은, 문득 그런 기분이 드는 날이다. 얼굴만 보아도 살짝 미소 짓는 그 모습이 너무 멋져서 행복해지는,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오늘은 유독 느낌이 좋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 말 한 마디에도 세상의 때가 전혀 묻지 않고, 신선한 산소 같은,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오늘은 더욱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 순수하다 못해 여린 마음을 가진 그런 사람, 내 마음까지도 맑아질 것 같은 그런 사람 말이다. 오늘은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 그 마음 비단결 같이 너무 곱고 아름다워서 바라만 보아도 기쁠 것 같은,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세상이 거짓되고 모순 투성이라도 그 사람이라면 진실되고 믿음이 가는, 그런 사람과 세상 사는 이야기도 나누고, 내 모든 것을 털어놓을 수 있는, 그런 사람을 오늘은 왠지 만나고 싶다.

 

그 눈빛이 너무 맑고 그윽한 빛이어서 다가설 수 없지만, 살짝 미소라도 보내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고 싶다. 이처럼 설레임의 마음을 가져다주는 사람, 바라만 보아도 행복해질 것 같은, 그런 사람을 오늘은 만나서 은은한 커피 향을 맡으며 긴긴 이야기꽃을 피웠으면 좋겠다. 이처럼 희망의 마음을 가져다주는 사람, 이끼 낀 마음에 화사함으로 다가오는 사람, 오늘은 그냥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이렇게 그리움이 밀려오는 날, 두 손을 꼭 잡고 한없이 같이 걷고 싶은 사람, 오늘은 왠지 만나고 싶다. 그 사람이 함박웃음 지으며 금방이라도 내게 올 것만 같다. 오늘이라면, 마음 고운 그 사람을 기다려 본다. 생각이 말이 되고, 말이 행동이 되고, 행동이 습관이 되고, 습관이 성격이 되고, 성격이 운명이 되어, 우리의 삶을 결정 짓는다는데, 그렇게 내 생각과 내 말이 내 삶을 결정한다는데, 진정 이러한 것을 안다면 생각과 말을 함부로 할 수 없다는 걸 그 사람에게 고백하고 싶다.

 

함부로 했던 불평불만의 마음, 부정적인 말을 오늘 깨끗하게 다 지워 버리고, 축복하는 마음, 사랑하는 마음으로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말, 상대를 세워주는 말을 함으로써 삶의 주름이 점점 펼쳐지는 아름다운 축복을 경험해 보고 싶다. 분명히 패배할 상황에서 승리를 고백하고, 분명히 모자란 상황에서 풍부함을 고백하고, 자기가 말한대로 되는 걸, 자기가 말한대로 이루어지는 걸 경험하고 싶다. 사람이 무엇으로 심든지 그대로 거둔다고 하였다.

 

믿음으로 가득찬 말들이, 사랑으로 충만한 말들이 필경 나를 새롭게 할 것이다. 그래서 나의 믿음대로 될 것이다. 나의 소망대로 될 것이다. 너는 내 운명이 아니라 내 말이 내 운명임을... 내가 지금 하는 말이 바로 나의 운명임을 기억하며, 봄 닮은 그 사람과 봄의 이야기를 도란도란 나누면서 봄을 살아가고 싶다.

 

한 부부가 돈을 모아 80여평의 주상복합 아파트를 장만했다. 먹을 것 안 먹고 입을 것 안 입어 가면서 온갖 고생 끝에 장만한 아파트다. 최첨단 오디오 세트와 커피 머신을 사서 베란다를 테라스 카페처럼 꾸몄다. 그러나 두 부부는 이 시설을 즐길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생활의 여유는 커녕 현실에 쫓기면서 하루 하루를 정신없이 다람쥐 쳇바퀴 돌리듯이 살아가고 있을 뿐이었다. 그래도 목표한 바를 이루었다는 뿌듯함으로 특별한 불만이나 불평은 생각하지도 않았다.

 

하루는 남편이 회사에 출근한 후 집에 무엇을 놓고 온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부랴부랴 놓고 온 물건을 가지러 집에 갔다. 그런데 가정부가 음악을 틀어놓고 커피를 뽑아서 베란다의 테라스 카페에 앉아서 느긋하게 집 안의 온 시설을 향유하고 있는 게 아닌가? 그들은 과연 지금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일까? 행복은 목적지에 있지 않고 목적지로 가는 여정에 있다. 지금 행복해야 된다. 지금 즐겁게, 재미있게 살아야 된다. 지금 앞에 놓여있는 봄을 누려야 한다. 봄을 느끼며, 봄을 살아야 되는 것이다.

 

이제 필자에게 봄이 얼마나 더 찾아와 줄지는 누구도 모른다. 나이가 들어보니, 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계절의 소중함과, 길게 느껴지는 여운이 묘한 떨림으로 심신을 감싼다. 허기사 나이는 먹는 게 아니라 거듭나는 거란다. 나이는 칠을 더할 때마다 빛을 더해가는 옻과 같다. 어떻게 하면 나이를 멋있게 먹을 수 있을까? 이 세상에는 한 해, 두 해 세월이 거듭될수록 매력이 더해지는 사람과 세월이 거듭될수록 매력을 잃어버리는 사람이 있다.

 

나이를 먹고 싶지 않다고 발버둥치는 사람일수록, 세월이 지나갈 때마다 매력의 빛이 희미해지기 마련이다. 나이를 먹는 것은 결코 마이너스가 아니다. 한 번 두 번 칠을 거듭할 때마다 점점 더 빛과 윤기를 더해가는 옻과 같다는 걸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나이를 먹는다고 해서 기회가 적어지는 것도 아니다. 이 세상에는 나이를 거듭하지 않으면 맛볼 수 없는 기쁨이 얼마든지 있지 않겠는가?

 

나이를 거듭하는 기쁨! 그 기쁨을 깨달았을 때, 우리는 비로소 멋진 삶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나이가 들면서 눈이 침침한 것은 필요 없는 작은 것은 보지 말고, 필요한 큰 것만 보라는 것이며, 귀가 잘 안 들리는 것은 필요 없는 작은 말은 듣지 말고, 필요한 큰 말만 들으라는 것이다. 이가 시린 것은 연한 음식만 먹고, 소화불량이 없게 하려 함이다. 걸음걸이가 부자연스러운 것은 매사에 조심하고, 멀리 가지 말라는 것이다.

 

머리가 하얗게 되는 것은 멀리 있어도 나이 든 사람인 것을 알아보게 하기 위한 조물주의 배려라고 한다. 정신이 깜박거리는 것은 살아온 세월을 다 기억하지 말라는 것이니, 지나온 세월을 다 기억하면 아마도 핑 하고 돌아버릴 거란다. 좋은 기억, 아름다운 추억만 기억하라는 것이란다. 그렇게 바람처럼 다가오는 시간을 선물처럼 받아들이면 된다더라. 가끔 힘들면 한숨 한 번 쉬고 하늘을 보는 게 좋다. 멈추면 보이는 것이 참으로 많다.

 

누구에게나 회한의 시간은 찾아온다. 인생을 살면서 어떻게 사는 것이 가장 인간다운 것인지 고뇌하는 사람들은 매우 탁월한 사람들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거울 인식능력이 없다. 그래서인지 수많은 크고 작은 죄를 짓고 살지만 그것이 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도덕적인 것. 혹은 윤리적인 것으로 지키지 않아도 양심에 크게 위배되지 않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지나온 삶의 행위들이 누군가에게 고통을 안겨준 것들이 있다면, 그 고통이 본인들 스스로 역부족에서 생겨났다 해도 그건 자신이 지은 죄이다.

 

또 경쟁에서 승리자가 되어 그가 가진 걸 내 것으로 만든 것들도, 그는 잃어버린 아픔을 겪었을 것이며, 그 역시 내가 지은 죄이다. 어느 누구도 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사소한 것들의 죄를 어찌 모두 나열할 수 있을까? 그걸 깨닫기까지 필자는 65년이나 걸린 것 같다. ‘톨스토이50년이 되어서야 회한(悔恨)이 찾아왔다고 말한 적이 있다.

 

숱한 사람들이 어느날 갑자기 마음 속에 알 수 없는 무엇인가가 밀려오며, ‘도대체 인생이 무엇인가?’ ‘나는 왜 사는 것인가?’ ‘나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이런 생각이 걷잡을수 없이 드는 걸 느끼게 된다. 그것은 곧 뉘우치고 한탄하는 것으로 폭풍처럼 몰아치며 오열하게 만든다. 자기의 지난 세월을 돌아보고, 과거에 대한 깊은 회한에 빠진 톨스토이는 자신의 삶이 너무 나쁜 삶이었다고 통렬하게 반성하고 오열한다.

 

내가 왜 이런 삶을 살았단 말인가?” 과거에 대한 깊은 반성 끝에 탄생한 작품이 바로 참회록이다. 정신적 고뇌와 방황, 숱한 자살 충동을 이겨내고 쓴 그의 작품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공포와 혐오와 아픔을 느끼지 않고는 나는 그 시절을 회상할 수가 없다. 나는 전쟁에서 많은 사람을 죽였다. 죽이기 위해서 남에게 결투도 신청했다. 노름 때문에 돈을 크게 탕진한적도 있다. 농부들이 땀 흘려 수확한 것으로 무위도식하면서도 그들을 저버렸다. 간음도 했고, 거짓말도 했다. 기만. 절도. 폭행. 만취. 살인 등등 내가 저지르지 않은 죄악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그는 이 반성을 토대로 거듭났으며, 그가 남긴 불후의 명작들이 많은 이들의 삶을 바꾸어 놓고 있다. 우리에게도, 삶이 다하기 5분 전이라도, 반드시 이런 회한이 찾아올 것이다. 가장 현명한 사람은 하루라도 빨리 자신의 인생이 무엇이 잘못 되었는지 아는 것이고, 지난 세월 속에 본의 아니게 알면서도, 혹은 모르면서 지은 죄들을 참회해야 한다. 톨스토이가 그랬듯이 그 참회의 시간을 보내고 거듭난 사람들은 비로소 인류를 위한 첫 걸음을 내딛게 되는 존재적 인간이 될 것이라고 여긴다.

 

바야흐로 봄의 한 가운데라고 자리매김 된 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물경 봄의 마음에 흠뻑 젖어 유쾌하고 상쾌한 하루날들을 살아가야 할 때다. 유쾌한 마음은 자기 자신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계속되는 축제와 같다. 햇살이 꽃을 피어나게 하고 열매를 익게 하듯이 쾌활함은 우리 안에 좋은 씨를 심고 최고를 끌어낸다. 쾌활함은 훌륭한 도덕의 강장제다. 쾌활함을 유지하는 한 그 사람은 절망하지 않는다. 쾌활함은 꽃도 되고 빛도 된다. 주변을 화사하게 만들고, 밝게 해준다.

 

곱게 늙어가는 사람도 좋지만 밝게 늙어가는 사람은 더 좋다. 쾌활함은 바깥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자기 안의 기쁨, 긍정적 생각에서 온다. 살면서 끝까지 내 편이 되어 줄 사람, 나의 보호자는 오로지 나 뿐이다. 시간 날 때 마다 잘했어!” “수고했어!” “괜찮아!” “힘내!” “사랑해!” 라는 말을 자신에게 자주 하자. 필시 그 말이 마법의 언어가 되어 나를 지켜줄테니까 말이다. 분명 지금은 봄이다. 나는 봄 안에 있다. 봄을 살고 있다. 그래, 나는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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