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지도에 빨강 노랑 스티커를 붙여놓은 지역은 그동안 필자가 해외 김치공장에 자동화 설비를 수출하여 가동 중이거나 추진 중인 곳이다.
『김치 시장은 국내외 모두 긍정적인 전망을 보입니다. 국내 시장은 상품 김치 판매 증가와 함께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해외 시장에서는 K-푸드 열풍과 건강 기능성에 대한 관심 증가로 수출이 크게 늘어나는 등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성장세가 뚜렷합니다. 2050년에는 세계 김치 시장이 현재의 약 5조 원 규모에서 15조 원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위 내용은 필자가 AI에게 ‘김치 시장의 전망은 어떤가?’라는 질문한 데 대한 답변이다.
온라인상에 노출된 김치 관련 모든 내용을 분석 · 취합하여 AI가 정리한 내용이므로 신뢰할 수 있는 내용이다.
필자가 이렇게 단언하는 이유는 위 지도에서 보는 바와 같이 그동안 필자가 세계 곳곳에 김치 자동화 설비를 수출하면서 주요 국가 김치 시장 상황에 대해 몸으로 느끼고 봐왔기 때문이다.
◆ 90년대에 김치 수요가 폭발한 일본 김치 시장 성장 패턴과 흡사
우리나라 김치산업이 발전하게 된 시초는 90년대 초부터 국군 장병들이 먹는 김치를 민간 김치 업체에서 공급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직전에 88년 서울 올림픽이 있었고, 당시 두산 종가집김치가 올림픽 공식 김치 공급업체로 선정됐고, 올림픽 선수촌 식당에 첫 선을 보이게 됐다.
김치 코너 앞에 세워둔 김치 홍보 배너 광고판을 보고 각국 선수들이 긴 줄을 서서 먹는 모습을 관심 있게 지켜본 일본 기자들과 관계자들이 이후 본국으로 돌아가 Codex 국제식품 규격 위원회(Codex Alimentarius Commission)에 확인해 보니 '김치(KIMCHI)'가 아직 공식 등재돼있지 않은 것을 알고 '기무치(KIMUCHI)'로 신청하는 일이 있었다.
뒤늦게 이 사실은 알게 된 한국 정부는 Codex에 김치 종주국은 대한민국이고, 기무치 대신에 김치로 등재해 줄 것을 강력 요청했고 Codex는 이를 받아들여 그때부터 'KIMCHI'라는 공식 명칭이 생기게 됐다.
그전까지는 우리나라 김치를 해외로 수출할 때 필요한 Commercial Invoice나 Packing list를 작성할 때는 'Chinese Cabbage Kimchi'로 길게 영문 표기를 했어야 했지만 이제는 간단하게 'Kimchi'로만 표기하면 된다. 바야흐로 김치가 공식 고유명사가 된 쾌거(?)를 이룬 큰 사건이다.
이렇게 하여 김치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게 되면서 당시 경북 영천시의 영성상사, 대구 달성의 정안농산 등 주요 대일 김치 수출업체들은 90년대 초부터 증가하기 시작한 것이 후반기부터는 그 수요가 크게 증가하여 대 호황을 누렸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종을 불문하고 김치는 몇 번만 먹게 되면 김치 유산균의 감칠맛과 고추의 캡사이신 때문에 이내 중독되고 평생 먹게 되는 독특한 음식이다.
'김치' 하면 마늘을 연상하고 마늘을 싫어하던 일본 소비자들이 김치에 중독되는 데는 10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서서히 먹기 시작하다 어느 시점에 와서는 그 수요가 폭발하는 게 김치다.
2023년 기준 일본 김치 시장의 제조사 출하액이 약 735억 엔에 달했고, 이는 2000년대 초반부터 한류 붐과 함께 식물성 유산균을 통한 장내 환경 개선 및 발효식품으로서의 김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시장이 성장했으며, 현재 일본 김치 시장은 약 80%가 일본산, 20%가 수입품(주로 한국산)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일본산 김치는 아사즈케(살짝 절인 일본식 겉절이) 방식으로 제조된 것이 주류를 이룬다.
우리는 일본 김치 소비 증가 사례를 참고하여 더 넓은 세계 김치 시장에서 김치 수요가 폭발하는 것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
그때는 BTS도 K-컬처도 K-푸드 열풍도 없었던 시기였다.
◆ 미주 · 유럽 지역 김치업체 고객 85% 이상이 서양인을 포함한 외국인이라는 놀라운 현실을 직시하자
86년 6월부터 40년째 김치 관련 업종에 몸담고 있는 필자도 김치만큼은 늘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라고 강조해왔다.
이것이 아예 틀린 말은 아니지만 한국 사람들과는 달리 서양인들은 특이한 체질이 많다.
새우 같은 갑각류를 못 먹는 사람도 많고, 땅콩을 못 먹는 사람도 많다. 김치 주요 부재료 중 멸치 액젓이 가장 널리 쓰이는데 멸치를 못 먹는 사람도 많다. 즉 비건(Vegan) 족들이 많다.

▲미국 현지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비건 김치 홍보자료
김치를 소비하는 서양 사람들 중 대부분이 비건 김치를 선호한다고 봐야 한다.
실제로 필자가 지난 4월에 미국 뉴저지를 방문했던 일이 있다.
뉴저지에서 40년 동안 김치공장을 운영해온 '빙그레 김치'에 수출한 김치 자동화 설비를 현지 공장에 셋업 해주고 김치 기술 교육을 해드리기 위해서다.

▲미국 뉴저지 '빙그레 김치' 사진
상호는 KIMCHI PRIDE INC이며, 320 N 6th St, Prospect Park, NJ 07508에 소재한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김치 주문이 크게 증가하여 자동화 설비가 필요했고, 필자에게 연락이 와서 인연을 맺은 사례다.
이 회사 이호진 대표의 말에 따르면 매일 평균 5,000kg의 김치를 생산 · 출하하고 있는데, 이 김치를 소비하는 85% 이상이 미국인이고 나머지 15%가 한국 중국 일본인 등이란다.
빙그레 김치는 완전 비건 김치는 아니더라도 멸치젓갈은 전혀 사용하지 않고 오징어 소스로 대체해서 쓰고 있었다. 먹는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비건 김치나 큰 차이가 없다.
이곳 뉴저지만 그런 게 아니라 필자가 2020년 2월에 김치 설비를 수출하여 셋업 해준 인근 뉴욕의 '고센 김치'도 예외는 아니다.
5년 전만 해도 비건 김치 수요가 미미한 수준이었으나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비건 김치의 수요가 나날이 증가하고 있는 게 미주지역 김치 시장의 공통 상황이다.

▲뉴욕 '고센 김치' 사진
갈수록 해외 김치 시장은 팽창하고 있고 그 맛도 서양인들의 입맛을 따라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막연히 수요를 쫓아 공급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디테일도 챙겨야 한다는 좋은 사례가 아닐 수 없다.
◆ 우리는 10년 내 닥칠 '해외 김치 시장 폭발'에 대비해야 한다.
특히 미주지역의 김치 인기 상승 요인들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캘리포니아주를 시작으로 버지니아주, 뉴욕 주, 미시간주, 워싱턴 D.C., 조지아주, 텍사스주 등이 앞다퉈 매년 11월 22일을 '김치의 날(Kimchi Day)'로 지정하고 있는 것도 한몫을 한다. 이날이 미국의 공식 기념일이 됐다는 것은 괄목 성장한 우리 K-KIMCHI의 위상을 잘 말해준다.

▲사진은 2022년 12월 워싱턴 D.C., 미국 연방의회에서 열린 김치의 날 기념행사[사진=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월드 코리안]
세계 어디서나 손안에 스마트폰만 있으면 모든 정보가 실시간으로 공유되고 있고, 외국인들 특히 젊은 세대들의 김치 먹방, 김치 구매 후기 등의 영상 자료를 검색해 보면 끝이 없다.
과히 김치 열풍이라 할 만하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나를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필자는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등 주요 선진국을 비롯하여 세계 20여 개국에 김치 자동화 설비를 수출해오면서 현지 김치 시장 상황과 김치업계 사장님들의 의견을 들어보면 공통된 점이 있다.
• 김치 수요는 급증하여 생산량은 증가하는데 인력 구하기가 어렵다.
• 인력을 구한다 해도 대부분 수작업이라 힘들어 며칠 만에 그만둔다.
• 김치를 만들어보면 절임하는 공정이 가장 힘들다.
해외 김치업계 생산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다.
다행히 블로그나 유튜브 등 필자의 SNS 계정을 찾아보고 연락을 해오는 분들은 이러한 애로사항을 손쉽게 해결 가능하지만 아직도 수많은 현지 김치업체들은 늘 해오던 방식으로 어렵게 김치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몰라서 개선하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다는 얘기다.
누가 뭐래도 대한민국이 김치 종주국이고, 김치 하면 대한민국이다.
김치만 잘 만드는 것이 아니라 김치 자동화 설비도 제일 잘 만든다.
자동화 설비 가격도 가장 합리적이다.
문의만 하면 전문가가 공장 설계부터 설비 셋업과 김치 생산 기술까지 전수해 준다.
그러나 개인이 이런 내용을 전 세계 김치업계에 알릴 수 있는 방법은 극히 제한적이다.
그나마 SNS 계정이 유일한 수단이다.
이 지점이 대한민국 문화체육관광부, 농림축산식품부, 세계김치연구소, 한국식품연구원(KFRI), 한국 김치협회 등의 관심과 도움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물론 한국산 김치를 많이 수출하는 것이 첫 번째 덕목이라는 점은 부인하지 않는다.
해외 김치 시장이 활성화되면 자연히 한국 김치의 수요도 늘고 김치 연관 산업수출도 동반상승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