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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림삼 초대시'알겠지'

선의의 마음으로 오늘을 살고 난 후에라면 우리는 알게 되겠지. 그렇게 조금은 알겠지.

 림삼 / 칼럼니스트. 시인

- 詩作NOTE -

꽃샘추위 한두번 쯤 더 하려니 하고 있었는데 어느 결에 불쑥 4월 하순의 기온을 오르내리면서 봄마당이 질펀하다. 아직도 조금은 미련이 남아, 혹여 제 풀에 혀 깨물까봐 두꺼운 겨울외투들 들여놓지 않았었거늘, 아무래도 이젠 모질게 작별해야 할까보다. 우중충한 색깔의 겨울옷을 어찌 차려입고 바깥나들이 할 수 있을까? 이리도 햇살 따스하게 내리쬐는 걸. 이토록 훈훈한 봄바람 살갗 간질이는 걸. 목하 본격적으로, 마음속 엉겨붙는 겨울을 떠나보내며 환절기에 걸친 계절시 한 편 골라봤다.

무척이나 어렵게 겨울을 살아내면서 새 봄을 간절하게 염원하던 어떤 시절의 추억이 담겨있는 시다. 누구나 힘겹고 버겁던 세월 한 두 차례 없을 리 없지만, 유독 서럽고 서글펐던 지난 날이 새삼 기억되어지면서 한동안 허공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 도무지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고통들도 지나고 나면 부질없는 한 오라기 실낱같은 과정에 불과했음을 느끼며, 오늘을 살고있는 필자의 삶과 비교해본다. 행복하기 위해서, 행복해지려고 애쓰는 삶의 본질을 어렴풋이나마 깨닫는 이즈음이다.

바야흐로 봄이 지천인 오늘을 잘 살아내기 위한 몸부림이, 과거의 회한이나 반성에서 매듭지어져서는 안 된다는 걸 조금은 알게 된 이 나이에 꾸는 필자의 꿈은 과연 무엇일까? 어울려 사는 이웃들과의 인연이나 사랑해야 할 누리의 모든 요건들을 기꺼워하면서, 오늘 보다는 그래도 조금이라도 더 나은 내일의 삶의 얼굴을 그려보며, 어쩔 수 없는 속물 근성의 습관을 애써 외면해본다. 이만하면 잘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닌가? 스스로 자위하면서.

남들과 견주어서 썩 잘 나지도, 훌륭하지도 못한 주제에 그래도 서푼어치 자존심은 있어서, 알량한 이력 쪼가리에 자아 도취되어 살아온 지난 날들이, 어찌하여 날이 갈수록 지지리도 못났다고 여겨지는지, 생각하면 할수록 한심하게 느껴지지만 그래도 아직은 아주 늦어버린 건 아니라는, 끝날 때 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누군가의 충고에 귀 기울이면서 마지막 부여된 기회를 살아간다. 그러노라면 언젠가는 정말로 진정한 삶의 진실을 알게 되겠지. 그럼 필자도 조금은 알겠지. 그 땐 알겠지...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건지, 삶을 어떤 자세로 바라보아야 숭고한 삶의 진리에 근접할 수 있을지, 어차피 우리는 모른다. 다만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 그저 터벅터벅 하루씩 보내지는 시간들을 걸어가고 있을 따름이다. 그러다가 만나지는 연분들과의 관계에 집중하고, 맞닥뜨리는 일상에 열중하고, 꾸어지는 꿈에 충실하게 바램 가지면서, 우리는 어제처럼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역시 같은 모습으로, 같은 생각으로 먼 길 갈 뿐이다. 그것이 삶이라 여기면서.

교통사고 현장에서 구조한 4살 어린 소녀가 결국 병원에서 생을 마쳤다는 소식에 괴로워하던 한 소방관에게 편지가 왔다. 편지는 사고 현장에서 그 소방관의 구조 활동을 지켜보던 모 교회 목회자 부인 박 모 씨가 보낸 것이다. 사고 당시 아이는 피와 토사물로 범벅이 되어있었는데 당시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자신의 입으로 몇 번이나 빨아내며 아이를 어떻게든 살려내겠다는 모습에 뭉클했다고 한다. 아이는 세상을 떠났지만, 소방관에게 무거운 상처로 남지 않기를 바란다는 내용이었다.

현장에서 구조 활동을 벌인 ‘이길호’ 소방관은 말했다. “아이가 세상을 떠나 마음이 너무 아프지만, 이렇게 따뜻한 위로와 격려의 편지를 받게 되어 소방관으로서의 자부심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현장에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주어진 여건이나 직업에 어떤 자세로 임하는가 하는 문제는 어차피 정답이 없다. 또한 이것이 가장 올바른 방법이다 라고 하는 매뉴얼은 존재하지 않는다. 각자의 생각에 따라 각기 다른 평가로 드러날 수 밖에 없다. 그래도 보편적인, 타당성 있는 울림은 누구에게나 감동을 준다.

‘소방관님. 순직하는 분보다 스스로 목숨을 놓아버리는 분이 더 많다는 이야기를 신문에서 읽었습니다. 험하고 슬프고 아픈 자리에서 그것을 보고 수습하시다 보면 마음의 병이 많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혹시라도 그날 사고가 슬픔으로 남지 않으시길 진심으로 기도했습니다.’ 소방관에게 전해진 편지 내용 중 일부다. 생명을 위해 노력하고 마음 아파하는 사람들에게 감사하고 싶다. 그리고 그 노력과 아픔을 당연한 듯이 외면하지 않고 고맙게 감싸 안는 사람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자기 자신을 희생하는 것처럼 행복한 일은 없다.” 라고 한 ‘도스토예프스키’의 말이 아마도 정답으로 가는 지름길은 아닐까 싶다. 다음은 어떤 사람이 상담을 원하면서 전하는 고백이다. 잔잔한 감동으로 여겨져서 인용해본다. - 평생 공무원으로 지내시다가 얼마 전 노환으로 돌아가신 저희 작은아버지는 가난한 산골 마을에서 태어나셔서 본인의 꿈보다 부모님의 권유로, 공무원으로 몸 바쳐 일하셨던 분이었습니다.

연세가 많으시고 은퇴하신 지 꽤 오래되셨는데도 생전에 주변 분들에게 덕을 쌓으셨던 작은아버지의 장례식장은 조문객으로 발 디딜 틈도 없을 정도였습니다. 그렇게 많은 조문객으로 시끌벅적한 장례를 치르는 중 한 노숙인이 작은아버지의 장례식장을 찾아왔습니다. 일반 조문객과 다른 모습에 모두 흘끔흘끔 쳐다보고 있을 때 상주인 사촌 형이 먼저 다가가 안내했습니다. 그러자 그 노숙인이 사촌 형에게 말했습니다. “제가 처지가 이래서 조의금 낼 돈도 없습니다. 죄송하지만 식사는 하지 않아도 되니 그저 돌아가신 분께 인사 한 번 하고 갈 수 있게 해 주십시오.”

노숙인이 찾아온 사정을 알고 보니 돌아가신 작은 아버지는 생전 자신의 고향의 노숙인들과 지역의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오랫동안 나눔과 봉사를 베풀고 계셨던 것입니다. 가족들도 모를 정도로 조용하게 말입니다. 그 노숙인은 작은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가진 돈을 전부 털어 장례식장까지는 왔지만, 부조금 낼 돈은 없어 사촌 형에게 인사만 하게 해달라고 부탁했던 것이었습니다.

사정을 들은 사촌 형은 다른 손님들의 인사를 뒤로하고 노숙인의 조의를 먼저 받았습니다. 그리고 밥을 먹지 않고 그냥 가겠다는 노숙인을 붙잡고 같이 식사와 반주를 하며 돌아가신 작은 아버지의 생전 삶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사촌 형은 그 노숙인이 다시 돌아갈 수 있도록 여비까지 주며 다른 그 어떤 손님에게보다 더욱 고맙다는 말을 전했습니다. -

‘정승이 죽으면 문상객이 없어도, 정승댁 개가 죽으면 문상하러 오는 사람이 있다’ 라는 속담이 있다. 예절과 조의를 표하는 일도 자신에게 필요한 때만 찾는 사람을 꼬집는 말이다. 하지만 그 정승이 세상에 훌륭한 것을 많이 남기고 아름다운 사람들을 많이 만들었다면, 그 훌륭한 것과 아름다운 사람들은 반드시 찾아가게 될 것이다. 어떻게 죽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사느냐가 문제다.

또 다른 사연이다. - 저는 40대 중반으로 초등학교에 다니는 자녀들도 있습니다. 가끔 저희 자녀들을 볼 때마다 지금은 돌아가신 아버님 생각이 나네요. 제가 초등학교 4학년이 되었을 때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사업의 실패로 우리 가족들은 한동안 가난과 배고픔과 추위를 겪어야 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산동네를 전전하던 시절, 막노동을 마치고 집으로 오던 아버지는 언덕 위에서 아빠를 기다리는 저의 모습만 봐도 힘이 나고 좋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때 아직 어렸고, 아빠를 보면 항상 배고프다고 칭얼거리던 철없는 어린아이였습니다. 어느 날 저의 칭얼거림을 이기지 못한 아버지가 동네 작고 허름한 식당에서 사주신 국밥 맛은 지금도 잊을 수 없을 만큼 맛있었습니다. 그런데 아버지는 그 맛있는 국밥을 제 몫만 시키더군요. “어서 먹어라. 아빠는 저녁 먹고 왔다.”

전 그 말씀을 철석같이 믿고 국밥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그렇게 부른 배를 안고 잠시 화장실을 다녀오자 아버지는 제가 먹고 남긴 국밥 국물과 밑반찬을 드시고 계셨습니다. “음식 남기기가 아까워서 그러는 거야.” 멋쩍게 말씀하시던 아버지의 모습을, 그때의 아버지와 비슷한 나이가 된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

원인이 있으면 결과가 있고, 주는 것이 있으면 받는 것이 있듯이 사람들은 흔히 세상 어떤 것도 공짜는 없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것이 합리적이고 현명하다고 한다. 하지만 아무런 조건도 이유도 없는 희생이 있고, 아무것도 받지 않으면서 주기만 하는 배려도 있다. 바로 자식을 사랑하는 부모의 마음이다. 비록 합리적이지 않고 현명해 보이지도 않지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랑이다. 부모는 자식에게 생명을 주고도, 이제 자신의 인생까지 주려고 한다.

모름지기 제대로 세상을 살아가기 위한 가장 원초적인 사랑의 학습은 가정에서, 부모에게서 배우고 터득하고 알아가는 것이다. 그렇게 기틀을 다진 사랑의 마음으로 이웃을 살피고, 주위를 돌아보고, 세상을 향한 아름다운 꿈을 꽃피워 나가는 것이 결국은 삶이라는 여정인 것을 생각해보면, 우리에게 가정의 중요성은 재삼 거론할 여지도 없을 정도로, 그만큼 더없이 소중한 가치다.

가정에서 잘못 습득된 지식이나 습관은 평생 동안 업보로 남아 삶을 어렵게 하고, 그릇된 가치관을 형성하며, 인격장애까지 일으킬 수도 있다. ‘엄마 게와 아기 게’로 알려진 이솝우화 내용이다. 해변에서 엄마 게와 아기 게가 산책하고 있었다. 그런데 아기 게가 앞으로 똑바로 걷지 않고 자꾸 옆으로 걷고 있는 것이 아닌가? 엄마 게가 아기 게에게 타이르면서 말했다. “아가야. 옆으로 삐뚤게 걷지 말고 엄마처럼 앞으로 똑바로 걸어보렴.”

아기 게는 엄마의 걷는 모습을 보더니 또 옆으로 걷기 시작했다. 엄마 게는 아기 게에게 화가 나서 다시 말했다. “아가야. 엄마처럼 똑바로 앞으로 걸어보라니까. 왜 자꾸 삐뚤게 옆으로 걷는 거니?” 그러자 아기 게가 대답했다. “엄마. 나는 엄마와 똑같이 걷고 있어요. 바닥에 찍힌 발자국은 우리 둘 다 옆으로 이어져 있잖아요.”

아프리카의 성자 ‘슈바이처 박사’는 자녀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 3가지는 첫째도 본보기, 둘째도 본보기, 셋째도 본보기라고 말했다. 언행이 일치하지 않는 부모의 잔소리는 오히려 자녀에게 해가 되는 안 좋은 교육방법이다. 자녀들은 부모의 잔소리로 자라는 것이 아니라 부모의 등 뒤에서 부모의 삶을 보고 자란다. 아이들에게는 꾸지람보다는 좋은 본보기가 더 절실하게 필요하다.

이번에는 어떤 여성의 사연을 전해본다. - 오늘은 용기를 내서 저희 아들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저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첫 직장에서 한 남자를 만났습니다. 직원이 많지 않았기에 더욱 서로에게 의지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계획에 없던 임신에 놀라 남자에게 말했지만, 그 남자는 아직 아이를 키울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서 수술을 하기 원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아이를 포기할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그 남자는 저를 떠나버리더군요. 그렇게 저는 미혼모가 되어버렸습니다. 지금은 시간이 많이 지나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지만 그 당시만 해도 지금보다 더 안 좋은 눈초리로 수군대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있었기에 큰 힘이 되었고 버틸 수 있었습니다. 그 아이가 지금은 변성기가 오는 중학생이 되었습니다. 편모가정에서 자란다고 이상한 시선을 받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가르치고 있고, 아들도 제 마음을 아는지 사고 한 번 치지 않고 열심히 학교생활을 하는 착한 아들입니다.

자녀를 키우는 엄마는 대부분 그러하듯이 저도 아들 녀석 하루 세 끼 밥 먹이는 것이 가장 신경 쓰입니다. 간혹 야근이라도 하는 날에는 아들은 걱정 말라면서 편의점 도시락으로 해결한다네요. 한참 성장기에 잘 먹어야 키도 크고 공부도 잘 할 텐데 말인데요. 그런데 어느 날 집에 들어오니 저녁상이 차려져 있지 않습니까? 달걀부침도 부쳐 놓았고 김치찌개도 끓여놓았습니다. 엄마의 수고를 덜어주기 위해 차린 저녁이었습니다.

수저를 건네주며 아들이 제게 말했습니다. “엄마, 나 저녁 대충 먹을까 봐 매일 걱정하지? 너무 걱정하지 마. 나 이제 다 컸어. 엄마한테 오늘 보여주려고 김치찌개 했으니깐 맛있는지 한 번 먹어봐.” 아들의 말에 순간 울컥하는 마음을 간신히 참았습니다. 그리고 아들이 해준 김치찌개를 먹었습니다. 그 날 저녁은 제가 먹어본 가장 행복하고 맛있는 저녁 식사였습니다. -

많은 사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소수자에 대한 차가운 시선은 아직도 사회의 어두운 곳에 끈질기게 남아있다. 여성 혼자의 몸으로 아이를 키운다면 물질적 경제적 고단함보다, 편견으로 만들어지는 마음의 고단함이 백 배 천 배 무거운 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구보다 훌륭한 어머니가 되어준 것에 찬사를 보내고 싶다. 역시 착하고 바르게 자란 아들에게도 칭찬을 해주고 싶다.

이 훌륭한 어머니와 아들에게 전하는 따뜻한 말 한마디는 나아가 우리 주변에 위로와 용기가 필요한 사람들에게도 함께 전달되어 큰 힘이 될 것이다. 결국 부모란 자녀에게 사소한 어떤 것을 주어 아이가 행복하도록 만들어주는 존재다. 잔잔한 울림이 있는 고백 하나만 더 소개한다. 젊은 청년의 이야기다. - 아버지에게는 형제와도 같은 죽마고우가 있습니다. 아버지는 그 친구분보다 생일이 두 달 빠르다는 이유로 친구분을 동생이라고 칭하며 저에게 그 친구분을 작은아버지라고 부르도록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가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불행 중 다행으로 큰 부상은 면했지만 일주일 넘게 입원하셔야 했습니다. 친인척들은 물론 아버지 친구분들도 병문안을 많이 오셨지만 어찌 된 일인지 작은 아버지만은 오시지 않았습니다. 힘들 때 함께하는 친구가 진짜 친구라고 했는데 다친 아버지를 찾아오지 않는 작은 아버지에게 적잖이 실망하던 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깜짝 놀랄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작은아버지는 아버지가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에 얼마나 놀랐는지 그대로 정신을 잃고 쓰러져서 잠시 병원에 입원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두 분이 퇴원하는 날 양쪽 식구가 한데 모여 저녁 식사를 하며 조촐한 축하를 하는 자리에서 아버지가 기쁜 듯이 말했습니다. “내가 아파서 누우니까, 너도 아파서 눕는구나. 텔레파시가 통하나? 우리는 그냥 친구가 아니라 쌍둥이 형제야.” -

갖가지 통신수단이 고도로 발달하는 현대물질 문명 속에서 오히려 고독과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갈수록 늘어난다고 한다. 모든 것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진정한 친구를 단 한 명 가진 것만으로도 충분히 성공한 인생이라는 말이 생각난다. 풍요 속에서는 친구들이 나를 알게 되고, 역경 속에서는 내가 친구를 알게 된다. 오늘 시작노트를 통해서 모처럼 많은 상담자들의 고백을 소개하는 건, 가정과 부모, 자녀, 그리고 친구의 의미와 진리를 곱씹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 때문이다.

인정을 받는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인정(認定, recognition)’은 다른 사람에게 공인을 받는 것을 말한다. 인정한다는 말은 지극히 유동적이다. 나는 저 꽃이 아름답다고 말하지만 어떤 사람은 그 아름다움을 인정하지 않는다. 인정이란 이처럼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를 수도 있다. 세상 대부분의 사람이 U.F.O.를 인정하지 않지만 일부의 사람들은 그것을 인정하고 살아간다.

사랑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옛 말에 짚신도 짝이 있다고 하듯이 서로가 서로를 인정함으로 사랑하는 사이가 될 것이다. 부모는 자기 자녀가 아무리 실수가 많고 못났더라도 그 자녀가 자기 자녀임을 인정하고, 세상이 그를 외면한다 하더라도 부모는 그를 감싸 안아준다. 그처럼 다른 사람이 볼 때는 전혀 아니더라도, 바라보는 눈의 입장에서 그가 착하고 의인같다 여기면 그는 의인이 될 수 있다.

인정받는 기쁨은 참으로 좋은 것이다. 누가 인정해주느냐에 따라 그 가치는 더 커지고 자부심은 더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세상이 비웃어도 대통령이 인정하면 그는 장관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인정은 확실한 결과를 수반한다.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기 위해서 기울여야 하는 노력은 수천 가지가 될 지도 모른다. 그래서 인정받는다는 것이 말처럼 그렇게 쉬운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런데 전혀 어렵지 않은 한 가지 방법이 있다.

한 이발사가 자신의 기술을 전수하기 위해 젊은 도제를 한 명 들였다. 젊은 도제는 3개월 동안 열심히 이발 기술을 익혔고 드디어 첫 번째 손님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는 그동안 배운 기술을 최대한 발휘하여 첫 번째 손님의 머리를 열심히 깎았다. 그러나 거울로 자신의 머리 모양을 확인한 손님은 투덜거리듯 말했다. “머리가 너무 길지 않나요?” 초보 이발사는 손님의 말에 아무런 답변도 하지 못했다.

그러자 그를 가르쳤던 이발사가 웃으면서 말했다. “머리가 너무 짧으면 경박해 보인답니다. 손님에게는 긴 머리가 아주 잘 어울리는 걸요.” 그 말을 들은 손님은 금방 기분이 좋아져서 돌아갔다. 두 번째 손님이 들어왔다. 이발이 끝나고 거울을 본 손님은 마음에 들지 않는 듯 말했다. “너무 짧게 자른 것 아닌가요?” 초보 이발사는 이번에도 역시 아무런 대꾸를 하지 못했다. 옆에 있던 이발사가 다시 거들며 말했다. “짧은 머리는 긴 머리보다 훨씬 경쾌하고 정직해 보인답니다.” 이번에도 손님은 매우 흡족한 기분으로 돌아갔다.

세 번째 손님이 왔다. 이발이 끝나고 거울을 본 손님은 머리 모양은 무척 마음에 들어 했지만, 막상 돈을 낼 때는 불평을 늘어놓았다.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 것 같군.” 초보 이발사는 여전히 우두커니 서 있기만 했다. 그러자 이번에도 이발사가 나섰다. “머리 모양은 사람의 인상을 좌우한답니다. 그래서 성공한 사람들은 머리 다듬는 일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요.” 그러자 세 번째 손님 역시 매우 밝은 표정으로 돌아갔다.

네 번째 손님이 왔고 그는 이발 후에 매우 만족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참 솜씨가 좋으시네요. 겨우 20분 만에 말끔해졌어요.” 이번에도 초보 이발사는 무슨 대답을 해야 할지 몰라 멍하니 서 있기만 했다. 이발사는 손님의 말에 맞장구를 치며 말했다. “시간은 금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손님의 바쁜 시간을 단축했다니 저희 역시 매우 기쁘군요.” 그날 저녁에 초보 이발사는 자신을 가르쳐준 이발사에게 오늘 일에 대해서 물었다. 이발사는 말했다.

“세상의 모든 사물에는 양면성이 있다네.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있고, 얻는 것이 있으면 손해보는 것도 있지. 또한 세상에 칭찬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네. 나는 손님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으면서 자네에게 격려와 질책을 하고자 한 것 뿐이라네.” 말 한 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말이 있다. 능력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바로 말하는 기술이다. 똑같은 상황에서도 말 한 마디에 의해 결과는 하늘과 땅 차이가 나는 경우를 보게 된다.

‘어떻게 말하는가’는 당신이 ‘어떤 사람인가’를 말해주는 척도가 된다. 좋은 생각과 타인을 기쁘게 해 주는 말로 오늘 하루가 행복하기를 기원한다. 어차피 살아가야 하는 오늘이다. 서로가 행복하고 즐겁기 위해 기울여야 할 노력들이 얼마나 힘겨울 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열심히 살겠다는 다짐과 의지로,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어나도록 내가 먼저 나서겠다는 선의의 마음으로 오늘을 살고 난 후에라면 우리는 알게 되겠지. 그렇게 조금은 알겠지. 진실한 삶의 아주 작은 편린일지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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