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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림삼의 초대시

사람이기에 마땅히 지니고 있어야 할 근원적인 심성과 인격을 잃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다.

 


 

 림삼 / 칼럼니스트. 작가. 시인

詩作NOTE -

 

역사상 최고로 높은 월평균 기온을 뒤로 하고 입춘 절기를 지나치고 난 2월에 들어서서야 마침내 동장군이 우리를 엄습했다. 자존심상 그냥 이대로 맥없이 물러갈 수는 없다는 오기가 작동했음인지 며칠째 이어지는 한파의 기세는 자못 사납다. 게다가 전 세계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중국발 신종코로나 바이러스의 위세도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애초에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발병율, 분포예상 상황이나 소멸예상 시기 등은 이미 무색해진지 오래다. 모든 국민들이 스스로 자신의 몸을 지키기 위해 분투하는 모습들이 눈물겹다.

 

어차피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질병이 창궐한 사실을 인지하고, 사태에 순응한다는 적극적인 사고방식으로, 그에 대처하는 슬기로운 처신만이 지금 우리가 가져야 할 자세이며 지혜다. 언제까지 이 기세가 지속될 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자고 나면 더욱 확산일로가 확인되는 상황지도가 언론 매체를 통해 알려지고, 발원지에서는 그 숫자도 거의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가는 현실이 불안하기 짝이 없다. 적절한 백신이나 치료제도 현재로서는 전무하다는 의학적 사실도 암울함에 기름을 붓고 있다. 모쪼록 우리나라에서만이라도 단 한 명의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은 상태로 상황이 종료되어지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염원할 뿐이다.

 

사람이 산다는 게 참으로 허망하기 짝이 없다. 딴에는 요령껏 재주를 부리며 자신의 삶을 조율하면서, 세상을 향해 호령하는 것 같은 착각에 사로잡힐 때도 있지만, 돌아보면, 지나고 보면, 그 사실 조차도 가소롭기 한이 없을 정도로, 사람이라는 존재의 가치는 미약하고도 시시하다. 지금처럼 순식간에 몰아치는 환란에 제대로 대처하지도 못하고 그저 남의 탓이나 하면서 눈치 싸움을 하는 모습들이 꼴사납게 느껴진다.

 

그것도 세계의 으뜸이라는 선진국들마저 제대로 된 매뉴얼을 장만하지 못하고 자연적으로 기세가 꺾어지기를 기다리는 속내를 드러내고 있는 현실이, 바라보는 소시민의 입장에서조차 실소를 자아내게 만든다. 문명국임을 자랑하며, 과학으로 눈부신 기적을 이루었다고 으스대던 선진국들의 행태는, 무력한 사람의 존재를 확인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어서 새삼 삶에 대한 회의와 절박한 심정이 만들어져, 기댈 데 없는 외로움에 하늘만 바라보는 아침나절이다.

 

올 겨울은 거기에 한 술 더 떠서, 중국발 스모그의 영향을 받은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까지 수시로 극성을 부리며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언제부터 한 겨울에까지 우리가 미세먼지나 황사를 걱정하며 살게 되었는지 모르겠으나, 청정지역이라고 불리던 필자의 거주지 강원도도 이제는 미세먼지의 마수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되어졌다. 여러 가지로 중국이 지탄의 대상이다. 이래저래 마스크대란이 일어난 건 아마도 필연적인 결과이리라. 그리고 그 틈새를 이용하여 한 탕 해보려는 사기꾼들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는 지금의 실상도 어쩌면 이미 예견되어진 결과인지도 모른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는 말이 있다.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 후에는 오직 하늘의 뜻을 기다린다는 뜻이다. 이 말의 중심은 앞부분에 있지 뒷부분에 있는 것이 아닙다. 최선을 다한 후에는 후회하거나 미련을 갖지 말고 차분히 기다리라는 말이니까 말이다. ‘수인사대천명(修人事待天命)’이라고도 하는데, 이때 수()행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머리로 생각만 하고 실천이 없음에 대한 허망함을 우리는 깨우쳐야 한다. 그리고 최선을 다해서 행동으로 하늘의 뜻을 기다리는 겸손하고 진솔한 자세가 요구되는 나날들이다.

 

지금은 어차피 질병에 대한 신사적인 조치나 합리적인 대처가 요구되는 상황이 아니다. 한 마디로 질병과의 전쟁이다. 바라기에는 모든 관계자들이나 지도자들께서는 전쟁에서 반드시 승리한다는 전장의 각오와 다짐으로 촌음을 아끼면서 진군해야 할 것이다. “이기고 지는 것은 모두 하늘의 뜻이다.” ‘제갈량출사표에도 이 말이 적혀져 있다. 책략의 귀재인 그도 승리를 자신하진 않았다. 저 자신이 이미 제갈량의 브랜드였지만, 저 쪽 또한 여전히 조조주유의 브랜드 밑으로 몰려들었던 영웅들인 터, 병법과 전술에 도가 튼 인재들끼리의 싸움에서 누구도 섣불리 승패를 장담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더군다나 모두가 목숨을 걸고 하는 전장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을 리도 없지 않은가? ‘후출사표의 말미에 등장하는 유명한 구절이 바로 국궁진췌(鞠躬盡瘁)’수인사대천명(修人事待天命)’이다. 승산이 있어서 싸우는 것이 아니라, 싸워야 하기 때문에 싸우는 것이다. 사력을 다하고 그 결과는 하늘에 맡길 뿐이다. 우리가 흔히 출사표를 던진다고 하는 말은 이 문장에서 유래됐다. 한문학의 분류에서 표()는 신하가 군주에게 바치는 문서로서, 심정을 드러낸다는 의미이다.

 

너무 이것저것 재기만 하는 사람들의 증상이 우유부단일 때가 있다. ‘유비의 불초한 아들이 그러했다. 때문에 제갈량이 표문을 지어 한 마디 했던 것이다. 신하이기 이전에, 아버지와 함께 한 시대를 이끌었던 삼촌이기도 했으니. 뭐라도 해봐야지, 또 가만히 있으면 뭐 하겠냐 말이다. “분명 저들도 나와 같은 심정으로, 나의 노력만큼이나 각고의 시간을 들여 고심한 책략을 들고 나오는 것이다. 모두가 열심히 하기에, 나의 승리를 장담할 수는 없다. 그러나 될 것 같아서 하는 것이 아니라, 해야 하기 때문에 하는 것이다. 숱하게 무너지는 기대와 믿음 앞에서도, 다시 일어나는 것 이외에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다시 일어나야 하는 것이고제갈량의 남다른 각오가 돋보인다.

 

그런데 이렇게 어려운 시기일수록 우리는 반드시 기억해야 할 삶의 원칙이 있다. 사람이기에 마땅히 지니고 있어야 할 근원적인 심성과 인격을 잃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다. 사랑과 희생의 마음으로 현실을 바라보면서 할 일을, 해야 할 일을 찾는 자세가 필요하다. 사람의 향기로 세상을 덮을 수 있다는 믿음과 의지가 있다면 못 이룰 일은 없다. 아름다운 결과는 아름다운 원인에서 만들어지는 필연의 귀결이다. 지금은 너 나 할 것 없이 모두가 한 마음으로 합심하여 이 난국을 헤쳐나가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잘 아는 개그맨 이동우씨는 결혼하고 100일 쯤 지난 뒤 망막 색조 변성증이라는 불치병으로 시력을 잃게 되었는데, 그 사연을 들은 천안에 사는 40대 남성이 눈을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기쁜 마음으로 한 걸음에 달려갔지만 동우씨는 눈을 기증 받지 않고 돌아왔다. “왜 그냥 돌아오셨나요?” “이미 받은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분은 저에게 세상을 보는 눈을 주셨기 때문입니다.”

 

눈을 기증하겠다는 그 남자는 근육병환자였다. 사지를 못쓰는, 오직 성한 곳은 눈밖에 없는 사람이었다. 동우씨가 말했다. “나는 하나를 잃고 나머지 아홉을 가지고 있는 사람인데, 그 분은 오직 하나 남아있는 것 마저 주려고 합니다. 어떻게 그걸 달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세상 모든 것에 감사함을 느끼게 하는 일화다. 아침에 눈을 떴다는 사실에 감사하고, 편안하게 호흡할 수 있는 것에 감사하고, 내 의지대로 걸을 수 있음에 감사하고, 아직은 남과 나눌 것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마음 기댈 곳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따뜻한 친구가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고마운 사람, 좋은 사람, 나를 아는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하고, 오늘은 특히 미운 사람에게까지도 감사함을 느끼며, 그 감사함을 전하고 싶어진다. 험난한 세상일수록 피어나는 사랑의 꽃은 더욱 향기롭다. 우리에게 닥친 이 시련은 어쩌면 아름다운 사랑을 실천하며, 이웃과 정을 나누라는 하늘이 게시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인류애가 되살아나고 세계의 모든 나라들이 박애와 구호의 취지 아래 한 데 뭉치는 기적을 만들어내라는 속 뜻이 담겨있는 건지도 모른다. 아니, 차라리 그렇게 믿으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그렇게 내일의 문을 열어가야 할 것이다.

 

조금 상투적으로 보여질지 모르지만, 세상에는 네 가지 부류의 친구가 있다. 첫째는 외우(畏友)’. 서로 잘못을 바로 잡아 주고 큰 의리를 위해 함께 노력하는 친구라고 했다. 둘이서 친구 사이지만 서로를 아끼고 존중하며, 존경하는 두려운 존재의 친구를 일컫는 말이다. 둘째는 밀우(密友)’. 힘들 때 서로 돕고 늘 함께 할 수 있는 친밀한 친구를 말한다. 잠시도 떨어져서는 살 수 없는 친구, 없어서는 살 수 없는 관계라면 이 같이 큰 은혜가 어디 있을까?

 

셋째는 일우. 좋은 일과 노는 데에만 잘 어울리는 놀이친구를 말한다. 젊은 시절 주색잡기로 온종일 붙어 다니던 친구는 지금은 다 어디서 어떻게 사는지 흔적도 안 보인다. 넷째는 적우(賊友)’. 자신의 이익만 추구하며 걱정거리가 있으면 서로 미루고, 나쁜 일에는 책임을 전가하는 기회주의적인 친구를 말한다. 지금 우리 주위의 친구라는 사람들이 다 이와 같다면 세상은 정말 허무할 것이다. 내 주변에는 어떤 친구가 있나? 외우? 밀우? 일우? 적우?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만남이다. 가려서 만나야 할 이유가 있음이다.

 

우리 삶에서 가장 중요한 만남이 바로 부부의 만남이다. 참으로 영원할 것 같고 무한할 것 같은 착각 속에 어이없게도 지내고 보면 찰나인 것을 모르고, 꽃길 같은 아름다운 행복을 꿈꾸며 우리는 부부라는 인연을 맺고 살아간다. 얼마 전 병문안을 드려야할 곳이 있어 모 병원 남자 6인 입원실을 찾았다. 암환자 병동이었는데, 환자를 간호하는 보호자는 대부분이 환자의 아내였다. 옆의 여자 병실을, 일부러 누구를 찾는 것처럼 찾아들어 눈여겨 살펴보았다.

 

거기에는 환자를 간호하는 보호자 대부분이 할머니를 간호하는 할아버지가 아니면 아내를 간호하는 남편이었다. 늙고 병 들면 자식도 다 무용지물, 곁에 있어줄 존재는 오로지 아내와 남편뿐이라는 사실을 깊이 느꼈다. 한 때는 잘 나가던 권력자나 대기업가라 할지라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권력의 뒤안길에서 그들이 지금 누구에게 위로받고 있겠는가? 종국에는 아내와 남편 뿐일 것이다. 부귀영화를 누리며 천하를 호령하던 이들도 마지막에 곁에 있어 줄 사람은 오직 아내와 남편 뿐이다.

 

오늘 저녁에는, 아내는 남편에게, 남편은 아내에게 사랑했노라, 고생했노라, 희미한 조명아래 손을 가볍게 잡으며 더 늦기 전에 한 번 해볼 일이다. 혹 용기가 나지 않는다면 한 잔의 술의 힘을 빌려서라도 말이다. 그리하면 주마등같은 지난 세월에 부부의 두 눈은 말 없이 촉촉해질 것이다. 진실한 만남의 조건과 영속성의 열쇠는 바로 자신이 쥐고 있는 것이다. 남에 의해 좌우되고, 남의 탓을 하고 있는 대신에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반성하고 개선한다면, 모든 만남의 성격은 바람직한 만남으로 승화될 수 있다는 걸 느껴야 한다.

 

음악을 표현하는 악보에는 여러 가지 기호와 전문적인 지시어가 있다. 모든 음악가들은 그 지시어에 따라서 최상의 음악을 창조해내기 위한 방안으로, 음악의 장단이나 고저를 조율하려고 노력한다. 그런 음악의 지시어들을 삶에 적용시키는 것도 하나의 지혜다. 꽃길을 걸을 때는 라르고 (largo)’, 꽃들과 눈을 맞추고 얘기하며 매우 느리게걸어가야 한다. 산행을 할 때는 안단테 (andante)’, 하늘도 보고 바람소리 새소리 들으며 느리게한 발 한 발 디뎌야 한다.

 

일상의 삶은 모데라토 (moderato)’, 게으름과 성급함은 버리고 보통 빠르기로 생활해야 할 것이다. 이웃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 때는 알레그로 (allegro)’, 재지 말고 멈칫거리지 말고 빠르게내밀어야 좋다. 어쩌다 사랑의 기회가 찾아오면 비바체 (vivace)’, 두려워 말고 빠르고 경쾌하게행동한다. 인생의 시간은 프레스토 (presto)’, 바람같이 쏜살같이 매우 빠르게흘러가니까 말이다. 오늘은 모데라토 (moderato)’, ‘보통 빠르기로 명품 미소를 지으며,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아름다운 음악 한 곡 들으면서 그렇게 여유를 가지고 살아보자.

 

인생은 기차여행과 같다. 역들이 있고... 경로도 바뀌고... 사고도 발생한다. 우리는 태어날 때 이 기차에 타게 되며, 차표를 끊어주는 분은 부모님이다. 우리는 부모님들이 항상 우리와 함께 이 기차를 타고 여행할 것이라고 믿는다. 그렇지만 부모님들은 우리를 남겨두고 어느 역에서 훌쩍 내려버린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다른 승객들이 기차에 오르며, 이들 중에서는 많은 이들이 우리 삶에서 매우 중요한 사람들이다. 우리의 형제 자매들, 친구들, 자녀들, 그리고 우리가 인생에서 내내 사랑하는 사람들이다.

 

많은 이들이 여행 중에 하차하여, 우리 인생에 영원한 공허를 남기게 된다. 많은 사람들은 소리도 없이 사라지기에, 우리는 그들이 언제 기차에서 내렸는지도 알지 못한다. 이 기차여행은 기쁨과 슬픔, 환상, 기대, 만남과 인연과 이별로 가득 차 있다. 좋은 여행이란, 우리와 동행하는 승객들을 돕고 사랑하며, 모두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여행이 편안하도록 최선을 다해주는 것이다. 이 멋진 여행의 미스테리는 우리 자신도 어느 역에서 내릴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최선을 다해 살아가야 한다. 이견을 조정하고, 잊기도 하고, 용서하며, 우리가 갖고 있는 최상의 것들을 이웃에게 주어야 한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우리가 기차에서 내려야 할 시간이 되었을 때, 인생이라는 기차를 타고 계속 여행할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기억들을 남겨야 하기 때문이다. 내가 타고 가는 기차에 함께 탄 소중한 승객 중 한 명이 되어 준

독자에게 감사하며, 필자는 정작 필자가 내려야 할 역이 어딘지 모르지만 고맙습니다.” 라는 한 마디를 전한다. 이 여행에 함께 해 주어서 진심으로 감사하고 싶다.

 

우리의 삶에는 꼭 버려야 할 다섯 가지 마음이 있다. 우선은, ‘의심(疑心)’이다. 자신이 행하고 있는 일, 자신이 가고 있는 길, 자신이 보고 있는 것, 자신이 듣고 있는 것, 자신의 생각, 자신의 판단력, 자신의 능력, 자신의 귀한 존재를 의심하지 말아야 한다. 다음은, ‘소심(小心)’이다. 마음을 대범하게 쓰는 사람이 무엇이 두렵겠는가? 큰 사람이 되자. 큰 마음을 가지자. 당당함을 내보이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자.

 

세 번째는, ‘변심(變心)’이다. 끝은 처음과 꼭 같아야 한다. 견고한 믿음으로부터 목표를 향해 언제나 첫 마음으로 흔들리지 말자. 유혹으로부터 도전적 자세를 가지자. 그리고는, ‘교심(驕心)’이다. 교만해지면 사람을 잃게 된다. 매사 도전적이되, 머리 숙일 줄도 알아야 한다. 승부를 즐기되, 승리에 집착하지는 말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원심(怨心)’이다. 원망하는 마음은 스스로를 피곤하게 한다. 소심하게 살아왔음도, 굳건하지 못했음도 원망하지 말자. 옹졸한 마음을 버리면 앞이 보인다. 마음 안에 이 없어야 바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매사가 꼬이고 안 풀리더라도 긍정적이고 쾌활한 마음으로 소중한 나를 다시 한 번 들여다보는 날들이 되길 바란다. 꽃에 핀 사랑은 꽃이 시들면 지고, 땅에 새긴 사랑은 바람이 불면 날아가지만, 우리 마음에 새긴 사랑은 영원할 것이라고 한다. 모든 꽃은 금방 시들지만 마음 속에 핀 사랑의 꽃은 영원할 것이라는 확신을 마음에 심어놓고 키워나가자. 그래서 활짝 피어난 사랑과 행복의 꽃으로 멋진 날들을 그려갈 수 있기를 바란다.

 

누구에게 밟힌다는 것은 괴로운 일이다. 억울하고 서럽고 부끄러운 일이다. 하지만 그것이 누군가에게 기쁨이 된다면 그 밟힘은 충분히 의미 있고 소중한 것이다. 산에 오르다 보면 꼭 밟고 지나는 나무가 있다. 다른 나무는 길에서 비켜서서 마음껏 쑥쑥 자라는데 이 나무만은 지나가는 등산객들에게 밟히면서 하루하루를 힘들게 살아간다. 하지만 이 나무는 길 밖에 서있는 나무를 부러워하거나 자기 처지를 한탄하지 않는다.

 

이 나무는 말한다. “너희들은 잎이 무성하고 멋지지만 난 너희들이 부럽지 않아. 나는 사람들을 알아. 그들을 느끼고 사랑할 수도 있어. 비록 앉은뱅이지만 사람들은 밟히는 나로 인해 발걸음이 가벼워지고 노래를 부르며 산에 오르지. 나는 그들을 위해 일하고 있어. 이 기쁨이 얼마나 큰지 너희들은 아마 모를 꺼야.” 문득 생각나는 글이라서 적어본다. 세상의 모든 것에는 존재하는 이유가 있다. 존재의 의미는 제각각 다르지만 세상에는 소중하지 않은 존재는 없다. 가치의 척도는 남이 정해주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자신의 가치와 존재의 이유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언제 어느 때 잡아도 늘 따뜻한 손을 가진 그런 사람을 필자는 좋아한다. 잡은 손이 따뜻한 것은 마음이 따뜻하기 때문이라는 것도 안다. 부끄럽고 미안한 마음이지만 필자는 그 따뜻한 손길을 포기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손만 따뜻한 게 아니라 필자를 바라보는 눈길마저 따뜻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제는 안다. 그 사람의 따뜻한 손길에 의해 필자의 손 또한 따뜻해 질 수 있다는 것을,

 

당신도 손이 따뜻한 사람을 만나거든 필자가 사랑한 그 사람이 아닌지 눈을 꼭 보아 주기 바란다. 어느 조용한 외딴 마을에 집을 짓고, 그곳에 모여 밤 새 대화를 나누며 바람처럼 머물고 싶다. 겨울이면 잘 익혀둔 대추를 꺼내 대추차를 끓이고, 잘 익은 석류로 술을 담가, 그동안 알고 지내던 소중한 인연들을 초대해서 마음을 나누고, 황토흙으로 만든 벽난로에 고구마를 구워 가며 세월의 책장을 넘기고, 이런 저런 대화의 꽃을 피우노라면 향기 잃어 가는 삶의 밭에 한 송이 풀꽃이 피어날지도 모른다.

 

대지 위에 쉬어 가는 바람처럼 흘러가는 게 삶이고, 머물지 않는 게 오늘임을 알기에, 사는 날까지 기쁨을 잃지 않는 마음으로 그렇게 또 하루를 살아가자고 제언한다. 웃음으로 희망으로, 오늘도 내일도 바람처럼 머물며, 기왕지사 태어난 이 땅위에서 평안과 행복을 누리면서, 그리 쉬어가자고 제안한다. 결코 지나갈 것 같지 않은 고통의 날들도 언젠가는 지나가기 마련이다. 이 세상에 끝나지 않는 고통은 없다. 요는, 고통의 날들을 얼마나 지혜롭게 극복하고, 소망의 날을 어떻게 슬기롭게 준비하느냐 하는 문제가 있다.

 

정말 간절히 바라는 바, 오늘 우리에게 도래한 이 연단의 날들이, 더욱 밝고 맑은 소망의 햇살을 맞이하는 데에 시금석이 되고, 비옥한 토양을 만들어내는 거름이 되어질 줄로 믿는다. 지금의 고비에서 형성되어진 사랑과 우정의 기운이 세계 평화에 기여하고, 지구촌을 감싸는 우정의 울타리로 만드는 데에 일조를 할 것이라는 신념으로 굳건한 발걸음을 내딛는다. 너와 나가 아닌, 우리라는 공동체 의식으로 똘똘 뭉쳐, 부디 승리하는 오늘이기를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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