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전남=최성훈 기자] 광주광역시 서구가 불법건축물 관리 부실로 봐주기 의혹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불법건축물’임을 인지했음에도 불구하고 한차례 이행강제금 부과에서만 멈추는 등 유착관계 의혹도 보여서다.
앞서 서구는 민선 6기였던 지난 2016년 2월 26일 치평동 한 건물에 대해 ‘불법건축물’이라는 민원을 받고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같은 해 6월 20일, 건물주에게 불법건축물에 대해 1차 시정명령을 하고 8월 15일 2차 시정명령을 했다. 이어 일부 시정이 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위반건축물 이행강제금 부과를 통지하고 11월 30일 2565만5200원을 징수했다.
건축법상 위반건축물에 대해서는 1·2차 시정명령에 이어 이행강제금 계고, 부과로 이어진다. 이행강제금은 연 2회 징수하게 돼 있다.
하지만 서구는 해당 불법건축물에 대해 1차례 이행강제금 징수 이후 지난 2017년과 2018년에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부과되지 않았다.
이행강제금을 각각 두 차례씩 총 4회를 부과해야 했지만 서구가 한 것은 지난 2017년 6월 현장 방문 후 1차 시정명령, 7월 2차 시정명령 뿐이었다.
2018년에는 더 문제다. 전년도에 2차 시정명령까지 했기 때문에, 이후 조치는 늦었더라도 이행강제금 계고·부과 순이어야 하지만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2018년 1월 현장 방문·1차 시정명령, 4월에 들어서야 2차 시정명령을 공문을 통해 공지했다. 하지만 이때에도 이행강제금 계고와 이행강제금 부과는 없었다.
더욱이 황당한 것은 지난해 3월 건물주가 건물 증축에 대한 추인허가 접수에 따라 이행강제금 2294만6000원만 징수, 수리하면서 해당 건물은 불법건축물이 아닌 양성건축물이 됐다는 것이다.
때문에 서구는 1억 원이 넘는 이행강제금은 세수에 포함시키지 못했다.
더욱 황당한 것은 행정에 책임이 있는 당시의 6급 이상 간부공무원들(공문 검토권자)은 모르쇠로 일관하면서 책임 떠넘기기를 하고 있다.
그들의 항변은 이렇다. 당시에는 전산 프로그램에 입력해 관리하는 것이 아닌, 일일이 담당자가 문서로 인수인계를 했기 때문에 담당자 간 인수인계가 제대로 되지 못하면서 행정에 있어 있을 수도 없는 ‘누락’을 시켰다는 것이다.
담당자의 잦은 교체로 인한 누락일 뿐이라고 해명하는 담당자들의 말과는 달리 본보가 확인한 결과 2018년에 시정명령 공문을 작성한 담당자는 해당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즉 담당자는 불법건축물이었던 것을 알고 있었지만 시정명령으로 그친 채 이행강제금을 부과하지 않았고, 이를 관리하는 간부공무원은 직무 태만이라는 말이다.
때문에 단순 실수로 인한 업무 누락이 아닌, 알고도 이행하지 않은 점으로 미뤄 유착관계라는 ‘합리적 의심’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서구 관계자는 “하위공무원이 한 일이라 계장급 이상에서는 모르는 일”이라며 “유착관계 의혹은 과도한 해석이고, 단순 업무 누락일 뿐이다”고 일축했다.
현재 서구는 해당 건에 대해 감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주 중으로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재정자립도가 낮은 자치구 입장에서 세수 확보를 위해서라도 사실관계가 명확히 밝혀져야 될 것으로 보인다.
전승일 서구의회 의원은 “일반적인 영세업자들의 불법건축물은 쫓아다니면서 시정명령을 촉구하고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면서 이렇게 큰 건물을 알고도 하지 않았다는 것은 분명한 문제이며 직무 태만·직무 유기다”며 “정황상 인수인계 업무 누락이라는 말은 이해할 수 없으며 유착관계라는 합리적인 의심이 드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Today news/최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