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전남=최성훈 기자] 광주·전남에 이틀 동안 500㎜ 안팎의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인명·재산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산사태와 급류 등으로 7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곳곳의 시설물·도로도 침수되거나 유실됐다. 영산강·섬진강 전역에는 홍수 경보가 내려졌으며, 열차 운행을 비롯한 육로교통도 차질을 빚고 있다.
◇ 최고 540㎜ 물폭탄, 시간당 80㎜↑폭우 8일 광주시·전남도 재난안전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0시부터 이날 오후 2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담양 540㎜를 최고로 곡성(옥과) 534.5㎜, 화순(북면) 510㎜, 광주 484.6㎜, 장성 438.5㎜, 구례 351㎜, 나주 342㎜, 함평(월야) 339㎜ 등이다.
시간당 최고 강수량은 광주공항 88.5㎜, 담양 봉산 87㎜ 등을 기록했다. 광주 공식 관측지점인 북구 운암동에도 이날 오전 7시부터 1시간 사이에 81.5㎜의 폭우가 쏟아졌다.
광주·화순·나주·영광·함평·순천·장성·구례·곡성·담양에는 호우경보가 발효 중이다. 목포·무안·영암·장흥·광양·보성·신안 등에도 주의보가 내려져 있다.
이번 비는 오는 9일까지 이어지겠으며, 예상 강수량은 50~250㎜다. 광주기상청 관계자는 "호우경보가 내려진 지역을 중심으로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강한 비가 내리겠다"며 "저지대와 농경지 침수, 산사태 등 비 피해 대비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 7명 사망·1명 실종…
이재민·대피민 늘어나 기록적 폭우에 인명 피해가 잇따랐다.전남에서는 지난 7일 오후 8시29분께 곡성군 오산면 한 마을에서 야산에서 흘러내린 토사가 주택 5채를 덮쳤다.
매몰된 주민 5명은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이날 새벽부터 물폭탄이 쏟아진 담양에서도 피해 규모가 커지고 있다.
오전 6시25분께 담양군 금성면 야산에서 무너진 흙이 덮친 주택에서 불이 나 미처 대피하지 못한 70세 여성이 구조 직후 숨졌다. 앞서 오전 4시께 봉산면에서는 할머니와 함께 침수 주택에서 대피하던 중 급류에 휘말린 8세 남아가 실종 10시간여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비슷한 시간대 무정면에서도 휩쓸린 토사에 주택이 무너져 매몰자 1명에 대한 구조·수색 작업이 펼쳐지고 있다.
대덕면에서도 주택 1채가 파손돼 1명이 다쳐 치료 중이다. 섬진강 둑 일부가 무너져 내린 구례에서는 요양병원 2곳에서 환자·의료진 등 300여 명이 실내에 고립돼 소방당국이 배수 및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광주·전남 이재민은 총 431명이다.전남에서는 화순·영암·담양·광양·구례 등지에서 19명이 이재민으로 잠정 집계됐다. 마을 토사 유입, 제방 유실, 댐·하천 주변 범람 우려로 전남 지역 일시 대피자만 2253명에 달한다.
광주에서는 침수 우려가 큰 도심 도로 11곳의 통행이 막혔다. 전남 나주·곡성·화순 등 도로 6곳은 토사에 파묻혀 응급 복구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화순읍 삼천교는 교각 일부가 침하돼 교통 통제 중이다.
광주·전남 일대 하천 주변 도로와 다리 하부도로, 일부 지하차도 곳곳도 통행할 수 없다. 월곡천교가 범람하면서 광주역을 오가는 모든 열차 운행은 중단됐다.
서울 용산~광주역행 새마을호(왕복 8회)는 광주송정역까지만 오간다. 용산발 무궁화호(12회)도 익산역까지만 운행된다. 광주역과 광주송정역을 오가는 셔틀열차(30회)도 멈춰 섰다. 앞서 송정∼순천, 순천∼목포, 순천∼장성 간 등 3개 구간에서 5개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광주 지하철 1호선은 평동역 일대가 물에 잠기면서 평동역을 뺀 나머지 노선만 운행하고 있다.
무등산·지리산·내장산·월출산 국립공원의 탐방로 입산 역시 모두 금지됐다. 다도해해상공원은 부분 통제 중이다.광주시·전남도는 호우 피해 상황 파악과 복구 작업에 행정력을 모으고 있다.
Today news/ 최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