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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배움이 너무나 절실해서 다시 시작한 공부’, 중학교 졸업한 지 39년 만에


(미디어온) 오는 13일, 어른들이 공부하는 목포제일정보중고등학교 졸업식에서는 489명 (中 217명, 高 272명)의 만학도가 졸업한다. 중학교 최고령 졸업자는 김점순(75 세), 고등학교 최고령졸업자는 정용섭(72세) 이다.

이날, 지난 시절 경제적으로 어려워 공부할 수 없었던 이들이 뒤늦게나마 중고등학교를 졸업하며 가슴 속 깊이 간직해왔던 오래된 소원을 이룬다.

해남 ‘행복한 밥상’ 박춘자 대표, 목포제일정보고등학교 졸업
해남 하나로 마트 내 반찬전문점 ‘행복한 밥상’ 박춘자 대표는 주경야독(晝耕夜讀) 일하며 공부하는 만학도이다. 2006년, 갑작스런 사별로 가장이 된 박 대표는 해남지역자활센터를 통해 이후 자활공동체대표로 삶이 바뀌었다.

갑작스럽게 떠난 남편의 사망신고를 하고 암담한 앞날 걱정에 눌려있을 때 읍사무소 직원이 소개로 자활센터를 알게 되었다.

어릴 때부터 요리를 좋아한 박 대표는 반찬사업단 제의를 받고 잠자는 시간을 줄일 정도로 수많은 레시피를 따라하며 본인만의 메뉴를 만들어 오늘에 이르렀다. 매일 다른 종류의 다섯 가지 반찬과 국을 만들어 병원, 학원, 관공서 등에 배달하는데 주문이 쏟아지자 자신감을 얻어 공동체 창업을 통해 반찬전문점 ‘행복한 밥상’을 열었다. 현재 6명의 직원과 함께 일하고 있다.

현장에서 일하다 보니 군청과 관공서 일을 처리할 때 모르는 것이 많아 배움이 절실했다. 독거노인과 결식아동 반찬을 만드는 일도 그냥 만들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군청홈페이지 카페에 글과 사진을 올려야 하는데 남의 도움도 한 두 번이지 본인이 직접 하기 위해서는 배움이 필요했다.

용기를 내어 지난 해 55세의 나이로 목포제일정보고등학교에 입학했다. 박 대표의 하루는 새벽 5시 30분부터 9시까지 해남자활센터에 재능기부봉사로 시작된다. 메뉴를 짜고 장보기와 만들기까지 일체를 봉사하고 있다. 자활센터에 대한 박 대표의 애정은 각별하다. 오늘 ‘행복한 밥상’ 대표가 되기까지 큰 도움을 받은 곳이기 때문이다.

그녀 역시 재능기부로 누군가 어려운 처지의 또 다른 사람에게 희망이 되기를 바라며 이곳에 재능기부봉사를 계속하고 있다.

이후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행복한 밥상’에서 정신없이 일하다 학교에 도착하면 5시 30분. 학교가 파하고 집에 돌아오면 10시가 넘는다. 이렇게 꽉 짜여진 생활이지만 하나하나 배운 것을 생활에서 활용하다보니 벌써 2년이 지나 졸업을 앞두고 있다. 특히 학교에서 배운 컴퓨터활용능력과 한자는 생활에 많은 도움이 된다. 어릴 때부터 책읽기와 글쓰기를 좋아했지만 가난한 집안에서 중학교를 끝으로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는데, 꿈이 되살아나고 있다.

有志竟成(유지경성)은 박 대표가 가장 좋아하는 말이다.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뜻이 있었기에 오늘 여기까지 왔다.

2016년, 박대표는 희망에 부풀어있다. 축협 하나로마트에서 하는 반찬전문점 ‘행복한 밥상’을 확대하여 10명 정도로 일자리를 늘릴 계획이다.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어려운 사람들과 일자리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고 싶다고 한다. 3월이면 동아인재대학 사회복지학과에 들어가 독거노인과 결식아동돕기에 대한 일에 깊이를 더할 것이다.

박 대표는 지난 해 상 복도 많았다. 사회경제적 공동체 활성화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시월 전남 도지사상을 수상했고, 우수자활성공수기부문에서는 보건복지부장관상 은상을 받기도 했다.

“자활센터와 공동체 사업을 통해 얻은 경험으로 비슷한 처지의 어려운 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일자리를 많이 창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박 대표는 힘주어 말했다.

5남매를 의사 3명, 약사 1명, 요리사 1명으로 키워 주위에 부러움을 사고 있는 함평댁 문순금 씨 중학교 졸업

함평이 고향인 문순금 씨는 정미소 부유한 집 막내딸로 태어났지만 나이차가 많은 큰오빠에게서 난 손자만 공부시켰던 완고한 아버지 밑에서 중학교 진학을 포기해야만 했다.

친정아버지는 딸들을 가르치면 시집살이할 때 편지한다고 초등학교 3학년까지만 학교에 보내고 그만두게 할 만큼 고지식한 아버지였다. 몇 년 지난 뒤 큰 오빠가 딸도 초등학교는 졸업시켜야한다고 해서 겨우 초등학교를 마칠 수 있었다. 남자 조카들이 사랑방에서 하늘 천 따지 천자문을 배울 때 문 씨는 공부가 너무 하고 싶어 창문 너머로 한자는 보지 못한 채 소리만 노래 부르듯 외우고 다녔다.

19살에 결혼해 5명의 자녀가 생기면서 배우지 못한 한을 품고 있던 문 씨는 자녀교육에 최선을 다했다. 면소재지 주위 학원이 없었기에 자녀들에게 철저하게 예습복습을 시켰고 자녀들이 광주에 있는 고등학교로 진학하자 매일 광주와 함평을 오가며 뒷바라지를 했다. 5남매는 고맙게도 의사 3명, 약사 1명, 요리사 1명으로 잘 자라주었다. 문 씨가 힘든 농사일로 다리수술, 허리수술을 받는 등 힘든 과정을 견뎌내면서도 끝까지 버리지 못한 꿈은 본인의 ‘공부’였다.

자식들을 다 출가 시키고 마침내 그토록 기다리던 시간이 왔다. 2년 전, 어릴 적 꿈을 안고 목포제일정보중학교에 입학하여 열심히 공부했다. 하나를 배우면 하나를 잊어버리는 나이지만 배우는 것이 즐거웠다.

어린 시절 창문 너머로 소리만 듣던 천자문을 비로소 배울 수 있는 한문시간이 되었다. 눈물이 흘렀다. 그렇게 배우고 싶었던 한자를 배우자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苦盡甘來(고진감래), 家和萬事成(가화만사성) 한 자 한 자 알아가는 즐거움이 컸다. 이제는 다른 욕심 없이 자식들이 제각기 자기 위치에서 잘 살고 있는 것이 감사하고, 나 자신은 하고 싶은 공부를 할 수 있음이 감사하다. 문 씨는 이제 3월이 되면 여고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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