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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림삼의 초대 시 '삶이 사랑이듯 사랑 곧 삶인 것을

오늘이라는 이 소중한 날을 그저 의미 없이 흘려보내서는 안 된다. 가을을 기다리는 간절함으로 오늘은 여름을 열심히, 열정적으로 살아가야 한다.


림삼 /  칼럼니스트. 작가. 시인


詩作NOTE -

 

목하 여름이 절정을 향해 내닫고 있다. 여름이라서 당연히 햇살 뜨거운 바람에 더운 거고, 여름이기에 마땅히 비 자주 내려 끕끕하고 축축한 거며, 여름이니까 으레껏 축축 처지는 몸뚱아리도 그러려니 하니 그럭저럭 동정심이 인다. 목 마르니 시원한 음료수나 냉수를 찾기 마련이고, 땀 나니 그늘이나 냉방 잘 되는 실내를 찾아 헤매는 것도 역시 당연지사로 여기게 된다. 여름이라서, 진절머리 나게도 길고 지루한 우리들의 여름이니까 말이다.

 

그러니 조금만 참자. 허기사 몇 달 견뎌냈으니 이제 정말 얼마 안 남았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기승을 부리는 더위도 불과 한 달이면 아마도 그 기운 쇠하기 시작할 터, 가을아! 어서 오너라. 얼른 와서 여름 내내 시달린 우리네 몸과 마음을 달래주고 살금살금 어루만져주려무나. 내 진심 다해 사랑이라는 마음 곱게 지니고 있다가 온 누리가 흠뻑 물들도록 전해주리라. 벼르고 벼르던 사랑 노래 원없이 한없이 불러주리라. 가을만 되면, 가을이 온다면.

 

이런 마음으로 여름을 견디고 있는 사람들 참 많다. 하지만 한 번 신중하게 곱씹어볼 일이다. 우리에게 여름이라는 이 계절이, 여름을 살아가고 있는 이 시절이, 여름의 시절을 누리고 있는 이 세월이, 얼마나 소중하고 귀한 추억과 맺음의 날들이 될 거라는 사실을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된다. 어차피 세월이 빠르다는 것은 누구나 느끼고 있는 사실이다. 그리고 나이를 먹으면 그 사실이 더욱 확연해진다.

 

프랑스의 로망 롤랑이 한 말이 생각난다. “인생은 왕복표를 발행하지 않기 때문에 한 번 출발하면 다시는 돌아올 수 없다.”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무심결에 잊고 지내왔던 말이어서 그런지 우리 가슴에 따끔한 충고로 다가온다. 오늘이라는 이 날,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의 날, 지금도 우리는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언제라도 쉽게 돌아올 듯이 가볍게 가고 있다.

 

이 길로 가는 것이 맞는지, 이 사람과 함께 가도 괜찮은지, 우리는 여러가지 것을 생각해봐야 하는데도 기분에 따라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한다. 한참 시간이 흐른 뒤에야 , 그 때 그 사람 얘기를 듣는 것이 아닌데.” 하면서 후회하게 되기도 한다. 그 때 비로소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에 큰 상실감과 견딜 수 없는 불행을 느낀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행보는 한 걸음 한 걸음 신중해야 하는 거다. 인생길은 다시 되돌아올 수 없는 일방통행로다.

 

오늘 따라 한 친구가 전하던 말이 떠오른다. “자고 나니 또 어느 친구가 떠나고 없더라.”는 말이다. 그렇다. 우리는 모두가 붉게 불타는 황혼이다. 언제 헤어진다는 기약 없는 우리의 하루 하루, 그러니 서로 위로하고, 용서하고, 안아주면서, 아름다운 세월을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어차피 떠나가야 할 여름이라서, 짧은 여름이기에, 그냥 대충 살 수는 없다. 오늘이라는 이 소중한 날을 그저 의미 없이 흘려보내서는 안 된다. 가을을 기다리는 간절함으로 오늘은 여름을 열심히, 열정적으로 살아가야 한다.

 

중요한 건 바로 오늘이다. 오늘 못하면 내일이라고? 아니다. 내일은 이미 늦어버린다. 내일 물을 주려던 그 꽃은 이미 시들어 버렸다. 내일 보러 가려던 그 사람은 이미 떠나버리고 말았다. 내일 고백하려던 그녀는 이미 다른 남자와 사랑하고 있다. 내일 전해주려던 그 말은 이미 내 머리 속에서 사라져 버렸다. 내일이 몇 개나 있는지 모르지만 내일 해야 하는 백 가지 일의 이유보다 지금 하고 싶은 그 한 가지 일의 이유가 더 소중한 것이다.

 

불투명한 삶 속에서 내일을 기대하기보다는 지금을 더 소중히 간직하고, 지금 하고 싶은 일들을 하는 것이 나에게도 후회되지 않는 삶이 아닐까? 그 올지 안 올지 모르는 내일이라는 단어 때문에 후회하는 것보다는 지금 이 한 순간 한 순간을 소중히 하는 것이 더 좋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내일보다는 오늘을 생각할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스스로 오늘의 주인공이 되길 바라면서 최선을 다해 살아야 하는 것이다.

 

행복은 혼자 오지 않는다의 저자 히르슈하우젠(Hirschhausen)’은 행복에 대해서 확실하게 정의를 내렸다. 행복은 중독성이 있다는 거다. 중독이 되는 이유는 끊임없이 갈구하기 때문이다. 도파민은 우리를 충동질하고 미치게 만든다. 그것은 우리에게 만족감과 행복을 약속하지만 절대로 온전히 가져다 주지는 않는다. 진화의 설계에 따라 우리는 행복을 갈구하지만 결코 지속적으로 그것을 느끼지는 못하도록 프로그래밍되어 있다는 사실은, 미칠 노릇이지만 엄연한 진실이다.

 

미국의 헌법에도 행복추구권이 보장되어 있다고 나온다. 다시 말해서 행복을 탐색할 수는 있지만 그것을 찾아서 손에 넣는다는 보장은 없다는 것이다. 탐색은 평생토록 계속된다. 그리고 어떤 지름길을 택할 때마다 목적지에서 점점 더 멀어진다. 비극적이면서도 희극적이고, 비인간적이면서도 인간적이며, 우주 최대의 해학이자 심술이 아닐 수 없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인간은 행복을 추구하는 본성이 있지만, 그것을 만족시키려는 노력은 절대 성공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사람은 어떤 것에 대한 욕구가 충족되면 금세 새로운 충족을 위해 눈을 돌리게 되기 때문이다. ‘갈망하되 얻지 말라.’라는 금언과도 상통한다. 예컨대 행복이라는 건 마치 살아있는 생물과 같다. 끊임없이 살아서 움직인다. 그 형태도 일정하지 않고 수시로 변화한다. 그렇지만 결코 어렵거나 힘겹지는 않은 놀이처럼 우리 곁에 머물러 있다. 손을 내밀면 마주잡고 싶어 하는 어린 아이처럼 말이다.

 

어린 아이의 미소가 아름다운 건, 그 안에 동심이 있기 때문이다. 해맑은 아침 햇살이 반가운 건, 그 안에 평화가 있기 때문이다.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가 듣기 좋은 건, 그 안에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하루 하루가 늘 감사한 건, 그 안에 겸손이 있기 때문이다. 세상은 바라보는 대로, 느끼는 대로 변하는 것이며, 모든 것은 마음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니 누구를 탓하고, 누구에게 의지하겠는가?

 

오늘 마주친 사람들이 소중한 건, 그 안에 존경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삶이 늘 향기가 나는 건, 우리의 안에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항상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건, 우리가 사랑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언제 어디서나 소중히 지니고 있는 사랑의 마음만 변치 않고 이어갈 수 있다면, 그리고 세월 흘러 나이를 훨씬 더 많이 먹어도 동심을 잃지 않고 순수하게, 싱그럽게 이슬 머금을 수 있다면 우리네 삶은 사철 푸르고 영롱하리라.

 

일본 도쿄에서 올림픽이 열렸을 때, 스타디움 확장을 위해, 지은 지 3년이 된 건물을 헐게 되었는데, 지붕을 벗기던 인부들은 뒷다리 쪽에 못이 박힌 채 벽에서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도마뱀 한 마리를 발견하게 되었다. 집주인은 인부들을 불러 그 못을 언제 박았느냐고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인부들은 한결같이 집을 짓던 3년 전에 박은 것이 분명하다고 했다.

 

3년 동안이나 못에 박힌 채 죽지 않고 살아 있었다는 사실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라고 모두들 혀를 내둘렀다. 사람들은 이 신기한 사실의 전말을 알아보기 위하여 공사를 잠시 중단하고 도마뱀을 지켜보기로 했다. 그랬더니 다른 도마뱀 한 마리가 먹이를 물어다 주는 것이었다. 그 도마뱀은 3년이란 긴 세월 동안 못에 박힌 친구를 위해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먹이를 가져다 주기를 게을리하지 않았던 것이었다.

 

사람의 아름다움과 기쁨을 사랑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사람의 아픔과 슬픔을 사랑하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다. 친구 또한 아무나 될 수 있지만 아픔과 슬픔을 감싸안을 수 있는 진정한 친구는 아무나 될 수 없는 법이다. 기쁨을 두 배로 하고 슬픔을 반으로 줄일 줄 아는 넉넉함을 가진 사람, 남은 사람들이 다 떠나간 후 마지막까지 그의 존재를 믿고 지켜 줄 수 있는 사람. 그런 삶은 얼마나 아름다울까? 그런 관계는, 인연은 얼마나 행복하고 사랑스러울까?

 

빅터 프랭클은 유대인으로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포로로 잡혀갔다가 죽기 직전 전쟁이 끝난 덕분에 살아남은 사람이다. 그의 회고록에 보면, 어느 날 그는 수용소에서 이상한 일을 목도하게 되었다고 한다. 매일같이 일정하게 죽어 나가던 사람들의 숫자가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서 점점 줄어들었다. 그런데 크리스마스가 지나자 사망자 숫자는 급격하게 늘어났고, 얼마 뒤에는 다시 전의 평균치를 기록하게 되었다.

 

왜 그런 현상이 빚어진 걸까? 빅터 프랭클의 연구에 따르면 죽을 사람들을 며칠이나마 더 살게 만든 것은 그들의 어처구니없는 기대 때문이었을 거라고 한다. 사람들은 크리스마스 전에는 전쟁이 끝나 수용소에서 풀려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누가 그렇게 약속한 것도 아닌데 그런 막연한 기대를 한 것이다. 물론 크리스마스가 지나도 전쟁은 끝나지 않았고 그들은 풀려나지 못했다.

 

그러자 기대가 무너져 내리면서 기력을 잃은 그들의 목숨도 다하고 말았다. 아마도 그들이 크리스마스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더라면, 그 전에 이미 생명이 다했을 것이다. 그러므로 지리멸렬한 어제와 다를 게 없는 오늘일지라도 어떤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에 대한 선택권, 그것은 무척이나 중요하다.

 

선택의 기쁨을 누리는 것이, 힘든 오늘날도 그 선택권은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다고 체념해 버리기 전에 다시 한 번 살펴보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선택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방법이 진정 없겠는지를 신중하게 보고 또 보는 삶의 애착이 필요하다. 어차피 주어진 오늘 하루, 우리를 살아가게 만드는 오늘이라는 이 날, 얼마만큼 소중하게 여기고 사랑하며 살아가는가가 행복의 기준이며 결론일 것이다. 우리는 오늘 이만큼 소중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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