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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림삼 초대시 '개흙'

난 냄새 나는 개 흙



 림삼 칼럼니스트


- 詩作note -

참으로 신세 처량하다. 이 시가 자화상인지, 아니면 다른 누군가를 지칭하여 적은 시인지는, 언뜻 봐서는 알 길이 없다. 단지 지켜보는 그 처지가 심히 딱하고 측은하다. 자신을 개흙에 비유하는데, 한 술 더 떠서 냄새까지 진동한다고 하니, 뉘라서 그 입장을 동정하지 않으랴. 어찌됐든 가능하다면 속히 그 버덩에서 얼른 털고 나와, 그 참담한 상황을 경험으로 삼아서, 더 나은 미래를 건설하는 밑거름으로 삼아주기를 바란다는 덕담이라도 건네고 싶다.

요는 심각하고 처절한 체험을 토대로 새로운 삶을 개척하기를 바란다는 건데, 만일 그렇지를 못하고 늘상 한결같이 그 타령으로만 이어지는 삶이라면 그건 또 더욱 심각한 문제다. 사람이라면 한 번 쯤 실수할 수도 있지만, 계속 같은 실수가 이어진다면, 그걸 실수라고 간주하여 동정이나 격려를 하는 것도 쉽지 않다. 애초에 구제불능의 심리구조나 생활 태도를 갖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 사람들은 제 아무리 좋은 여건이나 조건이 주어져도 거기에 적응하지 못하고, 판에 박은 타성과 잘못된 습관을 반복하면서 실패의 연속인 삶을 살아간다.

주변의 어떤 사람이 권면을 하고 지적을 해도 눈도 깜빡하지 않는다. 그저 단순하고 그악스런 아집과 자기주장만 일삼으면서 남들과의 조화나 협력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야말로 독불장군이며 고집불통이다. 이런 사람을 볼 때마다 필자는 정말 몇 대 된통 쥐어박고 싶다. 실은 필자가 그런 부류의 종자이기 때문이다. 바로 필자야 말로 그런 밉상의 표준이고 대표주자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그래서 필자의 삶이 이리도 고단하고 배배 꼬여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필자가 바라보는 필자의 얼굴 제목이 바로 ‘개흙’이다. 그래서 필자는 오늘도 참 슬프고 안타깝다. 누군가 이런 필자를 실하게 몇 대 쥐어박아주었으면 좋겠다. 정신 차리도록.

한 많은 평생을 돌아보면 정말 정신 없을만치 많은 직업과 활동을 전전하면서 피곤한 삶을 살아왔다. 아마도 추측컨대 세상 천지에 필자처럼 수많은 방황과 방랑을 거듭한 사람도 흔치는 않을 거다. 어찌 보면 평생을 헤매면서 정착하지 못한 채 나그네의 삶을 살아왔고, 지금도 그렇게 보헤미안인 양 허공에 뜬 인생살이를 이어가고 있는 것 같다. 그러니 자연 미래에 대한 설계나 대비책 등도 제대로 차비했을 리가 없다. 그저 되는대로 하루살이처럼, 매일을 삶의 끝날로 여기면서 살아가는 신세다.

그래서인지 정확한 삶의 지표를 갖고 완벽한 구상과 실천으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면 너무나도 부럽고 존경스럽다. 감히 접근하기도 힘든 그들의 삶의 영역은 필자가 보기에는 파라다이스고 신세계다. 꿈 속에서나 겨우 근접할 수 있는 로망이며 염원이다. 물론 이제 와서 절절히 후회하고 심각하게 번민한다고 해서 삶의 또 다른 목표가 이루어질 리는 없지만 그래도 한 번 쯤은, 단 하루만이라도 그렇게 살아볼 수 있다면 원이 없겠다.

‘안녕, 대공원’이라는 책이 있다. ‘현실의 한계를 극복하는 아방가르드 리더십’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가이드북이다. 홍대 앞 인디문화를 이끈 전설의 문화운동가에서 한국인의 휴양지 ‘서울대공원 원장’에 이르기까지 쉬지 않고 도전해온 아방가르드 ‘안영노’의 문화와 인생 이야기를 이 책은 담고 있다. 서울대공원장에 취임한 뒤 저자가, ‘기업가 정신이란 무엇일까, 후회하지 않는 인생의 그림을 그리기 위해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내면의 본질을 꿰뚫는 지성 있는 삶은 무엇일까’ 하는 근원적인 질문을 독자와 공유하고자 의도한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자신의 미래와 진정한 성공을 고민하는 모든 이들에게 훌륭한 삶의 지침서가 된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20대에 문화평론가로 활동했고, 신촌에서 청년예술 커뮤니티를 만드는 실험을 했다. 30대에는 홍대 앞 음악 네트워크를 조직한 후 문화기획자가 되었다. 파트너들과 문화컨설팅회사 ‘기분좋은QX(주)’를 비롯하여 문화마케팅회사 ‘(주)쥬스컴퍼니’, 인력양성기관인 ‘(사)한국문화기획학교’ 등을 만들어가는 현장 사업가의 삶도 살았다.

한 편, 서울대공원장으로, 서울시 공무원으로도 재직했다. 2015년 임기를 마친 후 서울대공원의 민간협력을 함께했던 사람들과 꾸준히, 민간에서 자발적인 서식지보전 커뮤니티인 ‘동행숲네트워크’를 만들어나가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2016년 이후에는, ‘안녕소사이어티’ 대표로, 소셜벤처와 사회적기업, 청년혁신가, 문화기획자, 창업가 등을 길러내는 인큐베이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그 외에도 저자는 독자적인 프로그램을 가진 미술품 딜러, 라이프 코치, 퍼실리테이터 등으로 활동 중이다. 또한 ‘DDB KOREA’ 부사장으로 광고와 문화예술의 콜라보를 구상하고 있다. 한 사람의 경력으로는 정말 다채롭고 화려하다. 또한 편중된 일정한 방향이 아니고 아주 다양한 분야의 의미있는 활동을 골고루 경험하면서 삶을 개척한 흔적이 돋보인다. 그래서 그런지 보통 사람으로서는 엄두도 내지 못할 삶의 미적 공간을 멋지게 장식해 놓은 여유가 엿보인다. 실로 부럽지 않을 수 없다.

저자는 이 전에 ‘문화체육관광부’의 전통시장 프로젝트 ‘문전성시 컨설팅단’ 초대 단장 등 전방위 문화기획자로 활동하다가 지인의 권유로 서울대공원장에 지원하는 일생일대의 실험에 도전했다. 서울대공원에 문화적 요소를 담고, 내면적 철학을 반영한 운영을 하기로 한 것이다. 마침내 2013년 4월 19일 서울대공원장에 취임한 그는 부드러운 변화로 주목할 만한 혁신을 만들어 갔다. 그는 이목을 끌기 위한 성과 위주의 행정보다는 진정성 어린, 내실 있는 변화를 만들어가는 용기 있는 선택을 했다.

그래서 시설 안전, 관람객 편익, 동물 복지를 먼저 챙기고, 석 달간 매일 직원들과 간담회를 했다. 취임 2년차에는 계약직들, 특히 젊은 직원들과 자주 만나 그들의 고충을 들어주고, 그들 편에 서서 불만들을 녹이려고 노력했다. 뿐만 아니라 외부의 많은 이들에게 동물 행복의 비전을 전파하고, 함께 변화시키는 열망을 갖자고, 위대한 숲을 만들어 가자고 권유했다. 비록 ‘호랑이 사육사 습격 사건’이라는 커다란 시련을 겪었지만, ‘제돌이’ 방류로 ‘돌고래 서식지 종보전’ 사업을 이뤄냈다.

또한 ‘동행숲(동물이 행복한 숲) 네트워크’를 조직해 대공원의 파트너를 만들었으며, ‘구하라 담비(대표 오희영)’라는 담비를 돕는 예술가모임이 조직되어 지금도 지속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은 커다란 성과다. 즉, 전시행정보다는 내실 있는 자문모임을 통해 장기적인 변화를 불러올 일을 기획한 것이다. 임기를 마치고 대공원을 떠난 그는 재임 중 조직한 모임의 후속 활동을 계속하면서 다시 ‘청년 정신’으로 돌아가 컬처 비지니스를 기획하고 있다.

한 마디로 이 책은 단조롭게 이미 쓰여진 내용만을 읽고 감동받게 되기 보다는, 저자의 삶의 철학과 경력 등을 미리 알고 이해하면서 접근하면 보다 실제적이며 생생한 동감을 받을 수 있다고 여긴다. 단순히 그냥 부럽고 건전한 삶의 여정을 동경할 것이 아니라, 지금이 자신의 삶의 가장 현실적인 시작점이라고 여기면서, 힘을 받고 다시 시작하는 전환점으로 삼기에 부족함이 없는 좌우명과 격려의 글이 담뿍 담겨있는 모범적인 교과서가 바로 이 책이다.

사람들의 마음 속에 자리하고 있는 본성과 감정이 사랑이라면, 겉으로 표현되는 공통점은 세상을 향해 미소짓는 표정이며 세상을 밝게 물들이는 눈초리다. 이야기로 들어가보자. 어느 가족이 새로운 집으로 이사하게 돼 너무나도 기뻤다. 한 방에서 같이 지내던 두 딸도 이제 자기 방을 갖게 됐다. 어느 날 큰 딸은 길 건너편에 사는 친구와 공놀이를 했는데, 친구가 던진 공이 도로를 지나 옆 집에 홀로 사는 남자네 마당 잔디밭까지 굴러갔다. 남자는 몸이 불편했는지 마당에 놓인 공을 힘들게 툭 밀어냈다.

아이들은 “공을 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라고 말했지만 남자는, “저쪽에서만 놀아라, 마당에 장난감 쌓이게 하지 말고.” 라고 했다. 이 장면을 멀리서 지켜본 아이들의 어머니는 화가 났고, 이날부터 아이들이 그 쪽으로 가지 않도록 당부했다. 그러던 중 남편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회사에서 해고됐다. 부부는 당장 두 딸이 초라한 크리스마스 선물에 실망할 것을 걱정했다. 이후 무거운 마음으로 마당청소를 하던 남편에게 뜻밖의 일이 생겼다. 옆집 남자가 “보여줄 게 있다.”며 자기 집으로 오라는 것이다.

그리고 남자는 온갖 장난감으로 가득한 마당을 보이면서 말했다. “오래 전 딸과 아내를 교통사고로 잃고 계속 보관하던 물건들입니다. 이 물건들을 이제 보낼 때가 된 것 같네요. 다 가져가서 당신의 딸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주기 바랍니다. 우리 집에 이런 물건을 그냥 쌓아만 두고 있는 것은 뭔가 잘못된 것 같네요.” 남편은 평소 퉁명스러운 남자의 행동 때문에 의아함을 느꼈는데, 남자는 그간의 행동에 대해서도 말했다.

“원래 아이들이 노는 것을 보는 걸 좋아합니다. 하지만 이제 교통사고 때문에 저 또한 장애로 인해 몸이 불편해졌고, 아이들의 장난감이 우리 집에 들어와도 돌려주기 힘듭니다. 더구나 혹시 아이들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봐, 아이들이 곁에 오는 것이 겁나고 무섭더군요.” 가족은 여느 해보다 더욱 풍성한 크리스마스를 보낼 수 있었다. 이후 가족들은 옆 집에 사는 남자와 누구보다 가깝게 지내며 저녁 식사도 함께하는 이웃이 되었다.

누구나 마음 속에 사랑이 있다. 그 사랑을 어떻게 전할지, 그리고 그 사랑을 어떻게 바라볼지는 우리들 자신의 몫이다. 사랑한다는 것은 천국을 살짝 엿보는 일이다. 다음 이야기를 꺼내본다. 서로를 아끼며 사랑하는 부부가 있었다. 하지만 이 부부는 세상 사람들의 시선 때문에 힘들어했다. 그들은 둘 다 ‘왜소증’ 환자였다. 단지 보통 사람들보다 키가 작고 왜소한 것뿐인데도, 불쌍한 듯 안쓰럽게 쳐다보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부부에게 아이가 생겼다.

부부는 너무도 기뻐하고 감격했지만, 한 편으로는 겁이 났다. 혹시 아이도 본인들처럼 태어날까 무서웠기 때문이다. 다행히 아이는 부부의 걱정과는 다르게 건강하게 태어났다. 아이는 부부에게 세상에 하나 뿐인 보물이었다. 아이가 걸어 다닐 수 있을 정도로 자랐을 때 엄마는 딸아이의 손을 잡고 다니는 것이 무엇보다 행복한 일이었다. 하지만 중학생이 되자 엄마는 아이와 함께 외출하지 않았다. 사춘기에 들어서는 딸에게 엄마와 아빠의 존재 그 자체가 상처가 될 것 같아서였다.

부부는 시장 한 쪽 편에서 장사를 하며 생계를 유지했다. 그런데 어느 날 딸이 친구들과 함께 시장에 들어와 군것질을 하는 것이 아닌가? 어떻게 해야 할지 부부는 고민했다. 딸의 친구들에게 자신들의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허둥거리던 부부는 오히려 더 눈에 띄었고

딸의 친구들과 눈이 마주치게 되었다. 부부는 딸을 못 본 척하면서 고개를 돌리며 생각했다. ‘친구들 앞에서 엄마아빠를 얼마나 부끄러워할까?’ 조마조마했다.

“엄마! 아빠!” 하지만 딸은 티 없이 맑은 얼굴로 웃으며 부부에게 달려왔다. 그리고는 멀리 있던 친구들을 불러서 한 명씩 소개해 줬다. 딸아이가 떠난 후 부부는 감사의 눈물을 흘렸다. 본인들은 세상의 시선에 부끄러워하며 살았지만 딸아이는 엄마, 아빠를 부끄러워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누군가로부터 사랑을 받은 사람은 사랑을 어떻게 줘야 하는지 알고 있다. 그렇게 당신이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하면 더 큰 사랑이 찾아오게 된다. 사랑하고 사랑받는 것은 양쪽에서 태양을 느끼는 것이다.

사랑은 용서나 관용과도 통하는 말이다. 사랑하는 마음을 지니고 있으면 세상의 누구에게나, 어떤 것에나 너그러울 수 있고, 상황이나 조건을 따지지 않고 항상 여유로울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사랑이 지니는 위대함의 단면이다. 필자를 찾은 어떤 남성이 상담을 하면서 고백했다. -저희 가족은 4층짜리 빌라 맨 위층에서 살고 있습니다. 아실지 모르겠지만 천장 위가 바로 옥상인 경우 겨울에는 더 춥고, 여름에는 더 덥습니다. 엘리베이터도 없는 건물이라 오르내리기도 수월치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맨 위층을 찾아 이사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경제적인 사정도 분명 있지만, 전에 살던 집에서 층간소음에 시달렸던 기억 때문입니다. 그렇게 이사를 하고 몇 개월이 지나, 아내가 두 아이를 데리고 친정에 며칠 가 있던 때였습니다. 휴일이라 쉬고 있는데 조심스럽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벌써 아내와 아이들이 돌아왔나 싶어 문을 열었더니아래층에 사시는 노부부가 찾아온 것이었습니다.

“예, 어르신. 무슨 일이 있으신가요?” “아, 저, 그게. 아이들이...” “며칠 저희 아이들이 아예 집에 없어서 조용했을 텐데요.” 예전 층간소음에 시달리던 기억이 떠올랐던 저는 혹시나 우리 아이들로 인해 층간소음으로 노부부가 올라오셨을 거로 생각했습니다. “아니, 그게 아니라. 요 며칠 애들 발소리가 안 들려서요. 혹시 어디 아픈 게 아닌가 걱정이 돼서 그만 실례를 무릅쓰고 이렇게 찾아왔어요. 아이들 괜찮나요?”

생각도 못 했습니다. 우리 집이 층간소음의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부끄러웠습니다. 세상에는 이웃을 걱정해주고 배려해 주는 사람도 있다는 것. 지금도 아이들이 집에 있을 때는 조심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끔 맛있는 반찬이 있으면 아래층 노부부에게 갖다 드리는 따뜻한 이웃이 되었습니다. -

우리는 이웃의 단점과 아픔도 감싸 안을 수 있다. 이웃과 우리를 가로막은 단단한 벽을 통해서도 배려를 나눌 수 있다. 미움보다는 사랑을 전하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남의 잘못에 대해 관용하라. 오늘 저지른 남의 잘못은 어제 저지른 내 잘못이었음을 생각하라.” 바로 ‘셰익스피어’의 말이다. 관용의 마음과 용서의 마음이 모든 세상의 이해를 낳고, 모든 사랑을 이끌어낸다. 명심하자.

한 때는 석탄, 조개탄, 연탄으로 추운 겨울을 견디던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석탄보다 사용하기 쉬운 연료의 대체로 인해서 많았던 탄광촌이 하나씩 사라지는 중이다. 어떤 탄광촌 사람들은 마을을 관광단지로 만들고자 했다. 평생을 살아온 고향을 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었다.조형물을 세우고 숙박시설이나 식당들을 현대식으로 꾸미는 등 적잖은 투자를 했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마을 주민들은 갈수록 힘이 빠졌다. ‘이제는 마을을 포기해야 하나? 허기사 석탄도 나오지 않는 촌 동네에 누가 관심을 두겠어?’

허탈한 마음으로 탄광을 돌아보던 마을 주민들은 탄광 안 쪽에서 쭈그려 앉아서 무언가를 쳐다보는 사람을 발견했다. 얼마 전 마을 탄광촌에 관광 온 시인이었다. 시인은 탄광 안 쪽에 핀 작고 하얀 꽃을 살피고 있었다. 그 꽃은 동네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야생화였다. 주민 중에 한 사람이 그 시인에게 말했다. “저기요. 그깟 꽃이 뭐가 신기하다고 그렇게 봅니까? 밖에 가서 다른 것이라도 보시죠.”

그 사람의 말에 시인은 주변의 탄가루를 한 줌 쥐어 꽃에 뿌렸다. 그런데 탄가루가 꽃잎에 닿자마자 가루들이 바닥으로 떨어졌고, 그 꽃은 하얀 모습 그대로 있었다. “여러분, 이것 보세요. 꽃잎이 어찌나 매끄럽고 깨끗한지, 이 시커먼 석탄 먼지 속에서도 하얀 모습을 간직하고 있네요. 어떤 장소에서라도 순수하고 깨끗한 것은 언제나 아름다운 법이지요. 저는 탄광 속에 핀 이 한 송이 꽃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훗날, 그 마을은 탄광 속의 야생화를 가꾸어 제법 많은 사람들이 찾는 유명 관광지가 될 수 있었다.

우리의 마음도 마찬가지다. 어떤 장소와 환경에서라도 꽃이 아름답게 피어나듯이, 어떤 사람의 마음 속에도 깨끗한 마음이 자랄 수 있다. 눈부실 만큼 아름다운 것이 언제나 좋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좋은 것은 언제나 아름답다. 1951년 ‘호주’의 한 병원에서 14살 소년이 대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13ℓ에 달하는 대량의 수혈이 필요한 상황이었고, 소년의 혈액형은 아주 희귀한 ‘RH-A형’이었다.

추가 수술을 받지 못한 소년에게서 희망이 점점 사라져갈 때 의료진은 거의 기적적으로 필요한 혈액을 모을 수 있었고, 무사히 수술을 받아 건강을 되찾을 수 있었다. 그렇게 목숨을 건진 소년은 결심했다. 얼굴도 모르는 수많은 사람이 조금씩 피를 모아 살려준 인생이니, 나 역시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살아야겠다고 말이다. 건강을 회복한 소년은 결심한 바를 실천하기 위해 헌혈을 했다. 그런데 헌혈한 소년의 피는 희귀한 ‘RH-A형’이 아니라 ‘RH+A형’으로 바뀌어 있는 것이 아닌가?

지난 수술에서 의료진의 실수로 소년에게 RH+A형의 피가 수혈되었고, 그 결과 소년의 혈액형이 바뀌어 버린 것이었다. 보통 이런 수혈을 하면 대부분의 사람은 사망한다. 그런데 이 소년은 피에서 발견된 특이한 항체 덕분에 살아남았다. 바로 ‘레소스병 (RH병)’을 치료할 수 있는 항체였다. 레소스병은 임신한 엄마와 아이의 혈액형의 RH가 다를 경우 태아의 세포가 파괴되는 병으로, 100명의 아이 중 17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무서운 병이었다.

자신의 피로 아기들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소년은 그 후로 반세기 넘는 동안 1,000번이 넘는 헌혈을 했다. 이를 기념해서 호주 시민들은 그에게 명예 훈장을 수여하고, ‘황금 팔을 가진 사나이’라는 칭호를 주었다. 이제는 80세 노인이 된 소년의 이름은 ‘제임스 해리슨’이다. 그 덕분에 240만 명의 아기가 목숨을 건졌다. 지금도 쓰이고 있는 ‘Anti-RhD백신’은 모두 호주산이며, 제임스의 피에서 만들어졌다고 한다.

보이지 않는 어딘가에, 당신이 가진 무언가가 어려운 이웃을 돕고 살릴 수 있는 능력일지도 모른다. 얼마나 많이 주었느냐가 아니고 주는 행위 속에 얼마나 많은 사랑이 담겨있는지가 중요하다. 얼마 전에 목숨을 걸고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으로부터 탈출한 귀순용사의 몸에도 우리 대한민국 국민의 많은 피가 흐르게 되었다는 사실을, 보도를 통해 접하면서 새삼 인류애의 위대함과 숭고한 뜻을 되새길 수 있었다.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왔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비단 이제까지의 삶이 흔해빠진 개흙이었거나, 오히려 그 보다도 못한 존재였다손 치더라도, 그 사실이 무에 그리 중요한가? 보다 중요한 건 이제부터의 삶이지 이제까지의 삶이 아니다. 우리 자신의 노력이 인정받기를, 사람들이 우리의 재능을 발견하기를, 사람들이 우리의 사랑을 이해하기를 바라지 말자.

이제 우리는 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하지만 그 이유가 자존심이나 무능이나 교만이어서는 안 된다. 우리가 그 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하는 것은, 그게 무엇이든 이젠 우리의 삶과는 맞지 않기 때문이다. 과거의 문을 닫자. 이젠 다른 음악을 틀어보자. 집을 청소하고 먼지를 털어내자. 지금까지의 우리이기를 그만두자. 그리고 우리 스스로 자신이 되자. 그렇게 다시 살기 시작해보자. 그렇게 내일로 나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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