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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림삼초대시 ' 덩그라니 새벽 세시에'

국내의 정치 경제적인 문제와 지구촌의 각종 사건 사고들은 늘 필자를 고민하게 하고, 잠 설치게 만든다.

- 時作NOTE -

늙으면 잠이 없어진다고들 한다. 그냥 별다른 관심이 없던 말이었는데 이즈막에 이르러서 제법 실감나게 느껴지기도 한다. 특별히 의도했던 바도 아니었고, 직접적으로 어떤 계획이나 작심 하에서 이루어진 일은 아니다. 차츰차츰 아침 기상 시간이 조금씩 당겨지더니 요즘은 그냥 자연스럽게 여섯시가 되기 전에 잠자리에서 떨치고 일어난다. 그렇다고 거기 비례해서 밤에 취침시간이 빨라진 게 아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잠 들어있는 시간은 줄어드는 것이다.

 

어떤 사람처럼 불면증이나 흉몽 등의 이유로 잠의 질이 낮아진 건 아니다. 밤에도 비교적 쉽게 잠에 빠져드는 건 예나 지금이나 비슷하다. 결론적으로 수면시간의 양만 그냥 줄어든 셈이다. 그렇다고 낮잠을 자는 건 또 아니다. 그러니 요즘 들어 낮 시간에 피곤을 느끼거나 가끔 졸립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체력과 면역력은 나이에 비례하는 것이니 자연스럽게 기운은 쇠해가는데 이런 시답잖은 이유까지 겹치니 더 빨리 늙어가는 것 같아 자신에게 퍽 서운하다.

 

혹자들은 지속적으로 일정시간의 수면이 보장되지 않으면 건강을 많이 해친다고 한다. 그들의 연구 결과를 보면 하루에 최소한 일곱시간 정도는 자야 최상의 건강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는 거다. 아울러 나이 든 사람이라고 해서 단순하게 잠이 없어지는 게 아니고 그만큼 낮시간을 활용하여 낮잠이나 휴식 등의 보충을 통해서 몸의 밸런스를 유지하게 되며, 그것이 젊은 사람들과는 별개의 패턴으로 건강이 지켜지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말이다.

 

그렇다면 필자의 현재 수면 상황은 지극히 비정상적이라는 말이 된다. 하루에 다섯시간 정도의 수면시간이 계속 이어지면서 정말 몸이 필자에게 적신호를 보내오는 걸까? 전에 없이 몸이 찌푸둥하고 온갖 잡병에 쉽게 걸리는 것 같다. 올 겨울만 해도 대상포진에 독감에, 이런 저런 자질구레한 문제로 병원이나 약국 문턱을 닳게 만든 적이 빈번하다. 백신은 또박또박 맞고 있는데 말이다. 나이를 먹었으니 당연하려니 하고 체념하기에는 웬지 억울하고 아쉽다. 이제 불과 일흔 문턱 넘은 처지에 무슨 늙은이 흉내를 내고 있단 말인가?

 

분명 확실한 원인을 찾아 발본색원 해야 한다는 절대 과제를 안고 두 눈 부릅떠본다. 남 못지 않게 운동도 하고, 나름 건강을 위한 섭생이나 약물의 덕도 보면서 이 나이까지는 그러저럭 제법 잘 견뎌왔거늘 새삼 무슨 조치나 처방이 필요한 건 아닐 터. 예상컨대 정신적인 면이라면 좀 찜찜하긴 한데, 아무래도 필자는 평소에 생각 자체가 너무 많은 것 아닐까 생각한다. 주변에서 벌어지는 온갖 잡다한 현상이나 일상들부터 시작해서 오지랖 넓게 관심을 갖고 있는덩그라니새벽 세시에

 

게다가 풀리지 않는 인본의 규명에 관련된 숙제와 삶의 궤도들이 자못 궁금하여 번민을 더해준다. 전쟁과 기아의 해결이라는 답 없는 질문과 환경 문제, 멸종할지도 모르는 동식물 관련 문제, 과학과 미래의 동반 발전과 성장, 오래된 역사의 고증과 판독, 종교와 내세의 궁극적 행로... 이 많은 문제들이 지금도 이토록 산적해 있는데 어찌 쉽사리 잠들 수 있단 말인가? 이 중 어느 것 하나 소홀히 다룰 수 없거늘 우리는 과시 무엇부터 해결해야 하는가? 어찌 보면 잠 못 들고 고민하는 필자의 행태가 지극히 온당하고 정상적인 현상일 게다.

 

푸하! 가소롭고 어처구니 없는 생각과 헛짓거리에 스스로도 한숨이 나온다. 오밤중에 이런 걸 고민하느니 차라리 눈 딱 감고 잠이나 자면 될 것을 어쩌자고 사서 고생인지. 능력도 실력도 없는 글쟁이 주제에, 잘 난 사람들도 오래 오래 심사숙고해야 하는 문제를 왜 잠 설치며 개인적인 이슈로 삼고 있는지 정말 모르겠다. 그저 본인과는 아무 관계도 없는 일이라는 자각과 함께 오늘 밤에는 다 잊어버리고 그냥 푹 자야겠다는 각오를 다진다.

 

내게 주어진 오늘이라는 시간, 이 오늘이 있어 감사함을 알게 하고, 희망이 있어 내일을 바라보고 싶다. 가능하면 하루라는 짧은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말고, 한 가지라도 분명히 해내는 내가 되고 싶다. 모자람을 채우는 내일이 있어 조급함을 버리고, 조금 실수를 하더라도 천천히 생각하는 느긋한 마음으로 살고 싶다.

 

오늘은 시간을 어찌 보낼까? 보다는 할 일을 미리 찾아 알찬 시간으로, 오늘 할 일을 될 수 있으면 내일로 미루지 않는, 노력하는 삶을 살고 싶다. 기왕지사 시작을 했으면 마무리까지 최선을 다하며,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노력하며 살고 싶다. 오늘이 있어 웃을 수 있는 여유도 생겨, 너무 조급하게 달리는 단거리 육상 선수가 되지 말고, 한 걸음 물러설 줄 아는 넉넉한 마음도 간직하며 살고 싶다.

 

한 평생의 삶이 어찌보면 참 길다고 여겨질지도 모르지만 실상은 한 줌의 재와 같은 삶, 너무나 빠르게 지나가 소진되는 삶, 가벼운 안개와 같은 삶인데, 무미건조하고 따분하게 살아가지 말고, 세월을 아끼며 살아가고 싶다. 온갖 잡념과 걱정에 시달리고, 불타는 욕망에 빠져들거나, 눈이 먼 목표를 향하여 돌진한다면, 흘러가는 세월 속에 남는 것은 허탈 뿐일 것이다.

 

때때로 흔들리는 마음을 잘 훈련하여 세상을 넓게 바라보고, 꿈과 소망을 마음껏 펼쳐 나가며, 스스로를 짜증나게 하면서 평화를 깨트리는 비관적인 마음으로부터 탈출하고 싶다. 완전히 떠나고 싶다. 세월이 흘러 다 잊혀지기 전에 비참함을 극복하고, 용기와 희망을 다 찾아내어 절망을 내던지고, 새로운 힘을 북돋우고 싶다. 불굴의 의지와 활기찬 마음으로 부정적인 사고를 없애버리고, 짧은 삶에 긴 여운이 남도록 그리 살아가고 싶다.

 

세상은 불공평한 거 같으면서도 공평한 게 참 많다. 그 중 한 가지는, 마음만은 스스로에게 더없이 소중하다는 것이다. 마음 먹기에 따라 행복과 불행을 나누는 건 백지 한 장 차이, 어느 쪽으로 기울지 결정된다. 많이 가졌다고 행복한 것도 아니고, 조금 부족하다고 불행한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겨울 깊은 밤, 익을대로 익은 겨울의 끝자락, 봄은 추위를 먹고 안개처럼 고물고물 자라나 얼음을 녹인다. 버려 두었던 젊은 날의 이야기를 새록새록 되새김할 때 나는 한 걸음씩 봄으로 간다. 남녘 양지바른 밭머리, 매화는 빼꼼 눈을 뜨고, 동백 붉은 입술 오무려 봄을 손짓해 부른다. 이제 정말 가려나 보다, 겨울이. 냉이 달래 맛이 들어 입맛 돋군 밥상머리, 이 계절을 이젠 곱게 보내주련다. 보낼 것 보내고 맞을 것 맞이해야겠다.

 

밤이면 억지로 잠 쫓으려 애쓰지 말고, 하품하고 기지개 켜면서 피곤과 대적하려 하지 말고 그저 순리대로, 섭리대로 따르자. 졸리면 자면 될 걸, 밤이면 잠을 자라고, 시야를 단순하게 하라고 어둠이 찾아온 건데, 굳이 환히 불 밝히고 앉아 청승 떨지 말자. 오히려 꿈 속의 자신과 깊은 대화를 하면서 온당하고 건전한 대화로 밝아올 내일의 햇살을 준비하자. 그렇게 소망으로, 꿈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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