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ay news 이병철 기자] 우리나라 최고의 '지성(知性)의 요람(搖籃)'으로 불리는 서울대학교에서 지난 9일 낮 서울대학교 제2공학관 휴게실에서 67살 청소노동자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사진 출처 :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 페이스북
이날도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청소노동자가 머물렀던 휴게실은 에어컨도 창문도 없는 불과 1평짜리 휴개살에서 사망하였다.
9일 A씨가 사망한 그날도 동료 청소노동자들은 휴게실에서 땀을 식히려고 소형 선풍기를 목에 걸고 지냈다
이에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이하 비서공)측은 성명을 발표해 학교의 사과와 사후대책을 요구했고, 서명운동에 나섰다. 서울대학교 학생들 역시 중앙도서관 터널에 추모공간을 마련하고 이에 호응하고 나섰다.
사진 출처 : 대학노조 서울대지부
'비서공'측에 의하면 서울대측에서는 열악한 환경을 제공하고도 경찰측의 단순병사를 언급하며 선긋기에 나서자 교내 노동자들을 대하는 비인간적인 태도에 학생들은 실망했고, 학교측의 대응을 비판하고 나섰다.
이에 학생들은 스스로 중앙도서관 추모공간에 조의를 표하며 " 늦었지만 정말 죄송합니다. 당장 제가 할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서 제가 가지고 있던 손선풍기와 간식거리를 준비 하였습니다. 너무 늦게 와서 죄송합니다."
라며 추모하였다.
이제 서울대에서 손선풍기는 창문조차 없는 휴게실에서 사망한 A씨를 추모하는 상징이 되었다.
추모공간 벽면에는 “여기는 302동 청소노동자 추모 공간입니다. 8월9일 금요일, 302동 청소노동자 한 분이 폭염 속 열악한 휴게실에서 휴식 중 유명을 달리하셨습니다. 고인을 추모하는 마음을 포스트잇에 담아주세요”라 써진 대자보가 게시됐다.
'비서공'은 "현 정부의 정규직화 정책에 따라 이제는 현장 비정규직 문제가 모두 해결된 것처럼 이야기할 때, 누군가는 현장에서부터 문제제기를 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하여 서울대학교 내의 21개 학생단체와 3개 비정규직 노동조합이 손을 잡고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을 결성하게 되었다" 라고 밝혔다.
'비서공'측은 19일 오전까지 1700명의 서울대 학생과 7000명이 넘은 일반 시민들이 서명운동에 동참했다고 밝혔다.
서울대측은 A씨 사망이후 7층에 남성 청소노동자 임시 휴게실을 만들었다.
하지만 서울대 관계자는 “7층 휴게실이 정식 휴게실로 확정되진 않았다. 6개월 동안 임시로 쓸 수 있도록 내부에서 결정됐다”며 “정식 휴게실로 쓸 수 있는 장소를 찾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고용노동부와 안전보건공단이 지난해 7월 ‘사업장 휴게시설 설치·운영 가이드’를 마련하고 점검에 나선 이후 일부 대학 내 여건은 개선됐지만 많은 노동자의 휴게실은 계단 아래, 주차장 옆, 지하 등 아직도 후미진 곳으로 밀려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