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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 News

림삼의 초대석 "풍경, 가을 오는 아람목"

올 가을에도 벌써 주저리주저리 다발로 쌓여가고 있는 계절의 한 가운데다.

  


 

림삼 / 칼럼니스트. 작가. 시인

특전사 베레모 역전용사


詩作NOTE -

 

언제부터 가을이 독서의 계절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사철 중에 책을 가까이 하기에 가장 적당한 계절임에는 분명타. 높푸른 하늘에 뭉게구름 한 점 떠있고, 솔솔 부는 바람에 몸도 마음도 맑아지고 밝아지는 이 계절이라면 넉넉한 영혼의 양식을 덧입히기에는 그야말로 안성맞춤이라 할 수 있다. 필자야 하는 일도 그렇고, 천성적으로 책을 좋아하기에 계절을 막론하고 끊임 없이 독서를 하는 편이지만, 현대인들은 사실 바쁜 일상에서 잠시 짬을 내어 책을 대한다는 게 말처럼 그리 쉬운 노릇은 아니다.

 

그렇기에 이런 계절만이라도 작심하고 몇 권의 책을 읽는 것을 습관으로 한다면, 예컨대 삶의 노하우를 하나 더 쌓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워낙 대중매체가 발달하여 신간 서적에 관한 정보도 넘쳐나고, 주변의 지인들을 통해 추천을 받는 책들도 조금만 신경을 쓰면 어렵잖게 접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기에, 다시 강조하지만 올 가을에는 반드시 몇 권이라도 독서 생활을 목표로 하여, 책임을 완수하는 쾌거를 이룩하기를 강력히 권장하며 목록을 추천한다.

 

얼마 전 사단법인 청년과 미래에서 발표한 잔잔하게 마음을 울리는 2019 에세이 베스트 5’라는 기사를 대하게 되었다. 올 해 발표된 에세이집 중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몇 권을 추천하는 내용이었는데 그 중에 하나가 눈에 띄었다. 다른 책들이 비교적 전문가이거나 사회적으로 이미 인정을 받는 계층의 저자들이 독자들에게 공감을 일으키게 하는 훌륭한 문체와 필력으로 멋지게 만들어낸 책인데 반해, 유독 한 권의 책은 우리를 향한 아우성이며 몸부림같은 것이라서 색다른 공감대로 깊은 울림을 전해주고 있었다.

 

바로 독보적 유튜버 박막례와 천재 PD 손녀 김유라박막례, 이대로 죽을 순 없다라는 제목의 책이다. 우선 두 저자의 프로필을 보자. 박막례 할머니는 1947년생. 고향은 전라남도 영광. ‘내 인생은 이제부터야를 외치며 일생 해본 적 없는 일을 시도하는 데 거침이 없다. 영어를 못해도 외국인들과 단숨에 친구가 되며 세계 어디서든 드라마를 시청하는 못 말리는 덕후다. 조금 두렵더라도 재미있는 일을 시도하고, 실패해도 시원하게 웃고 마는 박막례는 늘 위풍당당하다. 70여 년간 총 6가지 직업을 가졌으며, 현재 직업은 유튜브 크리에이터.

 

다음으로 손녀 김유라는 할머니가 치매 위험이라는 진단을 받고 온 직후, 퇴사를 하고 할머니와 단둘이 호주로 떠났다. 두고두고 보시라고 찍어서 올린 영상이 100만 뷰를 넘겼다. 그 계기로 유튜브 채널 ‘Korea Grandma’를 시작했고, 20195월 현재 구독자 수 87만 명을 넘겼다. ‘할머니가 즐거울 것이라는 원칙을 지키며 진심을 다해 유튜브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이 채널의 존재 이유는 오직 박막례 할머니의 행복이다.

 

치과에 갈 때 하는 일상 메이크업 영상으로 하루아침에 조회수 100만을 찍더니 이틀 만에 구독자가 18명에서 18만 명으로 늘고, 이제는 89만 구독자의 사랑을 받는 유튜버가 된 박막례 할머니. 7남매 중 막내로 태어나 이름도 막례가 되어 살아온 지난 70여 년의, 눈물 없인 들을 수 없는 인생 전반전부터, 유튜버로 전직하고 난 뒤 유튜브 CEO, 구글 CEO를 만나기까지 부침개 뒤집듯 뒤집힌, 말도 안 되게 신나는 이야기를 담았다.

 

70년 평생을 아버지 때문에, 남편 때문에, 자식들 때문에 허리가 굽어라 일만 하며 살다가 병원에서 치매 위험 진단을 받게 되자 스물일곱의 손녀는 할머니가 왜 살아야 하는지, 왜 존재해야 하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당신 삶의 의미를 찾게 하기 위해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할머니와 무작정 호주로 떠났다. 불쌍한 할머니를 이대로 죽게 내버려둘 수 없어 떠난 호주 여행을 하는 동안 손녀는 할머니의 모습을 영상으로 찍어두었고, 여행을 다녀온 후 할머니도 쉽게 영상을 볼 수 있도록 유튜브에 올리기 시작한 것이다.

 

그것이 박막례 인생의 후반전 시작일 줄은 아무도 몰랐다. 직접 만든 영상인데도 너무 웃겨서 혼자 보기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던 손녀는 기왕 회사를 그만둔 김에 할머니와 이것저것 해보고 모두 영상으로 남겨 유튜브에 올리기 시작했고, 평소에 메이크업을 잘하시는 할머니의 뷰티 영상이 화제가 되며 은퇴를 준비하던 71세 할머니에게 유튜버라는 새로운 직업을 만들어주게 되었다.

 

매일이 도전이고 호기심이 넘치며, 어딜 가도 멀미 한 번 안 하는 할머니에게 한국은 너무 좁았다. 새로운 것이라면 눈을 반짝이며 배우고 싶어 하는 할머니의 가슴 뭉클한 인생 도전기와 함께 손녀가 함께 여행을 다니며 관찰한 할머니에 대한 존경심과 애정이 솔직하게 담겨 있는 이 책을 통해, 일찌감치 끝났다고 포기를 외치기에는 우리에게 남은 삶이 아직 많다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사실 필자는 유튜브를 자주 보는 편은 아니지만, ‘막례쓰의 영상은 몇 번 봤다. 그리고 무엇보다 외계어에 가까운 맞춤법과 표현으로 쓴 인스타그램이 매력적이어서 자주 접했다. 그러다가 책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서점에 가보니 의외로 엄청난 인기쟁이였다. 2주 가까이 기다려서 받은 책인데, 다행히 무겁지 않고 술술 읽히는 글이라 잠깐 동안에 다 읽었다. 평소에 책을 가까이 하는 습관이 들지 않은 사람들도 부담 없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내용과 소재라서, 우선은 올 가을에 이 책을 한 번 독파하라고 강추하는 바이다.

 

이렇게 올 가을을 이름다운 영혼이 살찌는 독서로 시작한다면 이어지는 가을 내내의 삶은 그만큼 값지고 유익할 게다. 우리는 언제나 쉬지 않고 배우고 익히며 연단을 생활화하여, 스스로에게 채찍질을 가하면서 세상을 살아나가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보자. 여행을 좋아하는 한 젊은이가 있었다. 젊은이는 강의 흐름을 표시한 정밀한 지도 한 장을 구했다. 이미 그 강의 탐색을 마친 전문가들이 만들어 놓은 지도였다.

 

그는 지도를 꼼꼼히 살피면서 자신만만하게 강을 따라 내려갔다. 그런데 하룻길 쯤 지나서 강의 흐름이 지도와는 정반대로 흘러가는 곳에 다다르게 되었다. 지도만 의지해 온 젊은이는 몹시 당황했고 어찌할 바를 몰라 그만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젊은이는 오랜 생각에 잠기는가 싶더니 갑자기 갖고 있던 지도를 강에 내던졌다. 지도에 의지하던 일을 버리고 스스로 강을 따라 내려가면서 젊은이는 새롭게 지도를 만들기 시작한 것이다.

 

살아가는 데는 두 가지 길이 있다. 하나는 지도를 의지하여 따라가는 길이고, 다른 하나는 지도를 만들며 가는 인생길이다. 당신은 지금 어떤 길을 가고 있는가? 이미 주어진 답안은 많은 선구자들의 경험과 시행착오를 통해 얻어진 것들의 집합이라 할 수 있다. 말하자면, 엑기스라고나 할까? 상식이면서 모든 사람들에게 공통분모로 작용하는 것들이다. 하지만 보편적인 것이 꼭 나의 것일 이유는 없다 생각한다.

 

모든 것에는 경우라는 것이 있고, 경우란 그만큼 다양한 답을 요구한다. 많은 사람들의 발걸음으로 다져진 길은 편편하고 안정적이긴 하나 골짜기와 계곡의 비경은 기대하기 어려운 법이다. 그리고 이미 주어진 답에서는 창의성과 다양성이 결여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나만의 해답을 찾아낸다는 것, 어쩌면 대단한 용기가 필요할지도 모르지만 젊다면, 스스로 젊다고 생각한다면, 두려워 할 이유가 없다.

 

와인의 한 방울은 행복의 한 방울이라고 한다. 와인은 마지막 한 방울이 가장 달콤하기 때문이다. 가장 달콤한 행복의 한 방울을 와인잔에 따르는 데 서둘러서는 안 된다. 병을 거꾸로 세워서 느긋하게 기다리지 않으면 행복의 한 방울은 나오지 않는다. 또한 마지막 한 방울이 남아 있는데도 다음 와인병을 따는 사람은 행복의 한 방울을 맛볼 수 없다. 나의 생애에서 와인병을 버리기 전에 행복의 한 방울이 남아 있는지 확인하도록 해봐야 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없는 것은 아니다. 손으로 만질 수 없다고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수고한 댓가가 반드시 지금 내게 주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그것은 어쩌면 아주 오랜 뒤에 전혀 다른 형태로 내게로 환원되어 질 지도 모른다. 아니, 언젠가는 반드시 환원이 되어질 것이다. 그것이 우리가 사는 삶의 순리인 것이다. 오늘 하루도, 언젠가 먼 훗날에 내게 얻어질 소중한 재산의 축적이라 생각하고, 힘을 내서 일상에 임하는 하루 하루가 되어야겠다.

 

어려운 일이 생기면 마주보고 당당하게 맞서야 한다. 실패할 수 있지만, 승리할 수도 있다. 그러니 한 번 끝까지 해보자. 근심거리로 가득 차 있을 때, 희망조차 소용없게 보일지도 모른다. 하나 지금 겪고 있는 일들은 다른 이들도 모두 겪은 일일 뿐임을 기억하자. 어쩔 수 없이 실패하게 된다면, 넘어지면서도 싸워야 한다. 무슨 일을 해도 포기하지 말자. 마지막까지 눈을 똑바로 뜨고 머리를 쳐들고 한 번 끝까지 해보자. 바로 그것이 가장 우선적인 삶의 자세다.

마음을 혼란시키는 내적 갈등의 대부분은 인생을 통제하고자 하는 욕망과, 지금과는 다른 식으로 변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비롯된다. 하지만 인생이 항상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만 흘러가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그러한 경우는 무척 드문 게 현실이다. 인생이 어떠해야 한다고 미리 결정하는 그 순간부터 새로운 것을 즐기고 배울 수 있는 기회와는 점점 멀어진다. 게다가 위대한 깨달음의 기회가 될지도 모르는 현실의 순간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조차 가로막는다.

 

가정에서도 마찬가지다. 아이들의 불평이나 배우자의 반대 의견에 부정적으로 대응하기 보다는 마음을 열고 그 순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자. 그들이 자신의 뜻대로 행동하지 않는다고 해서 화내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일상 생활의 어려움 속에서 마음을 여는 법을 터득한 사람에게는 자신을 괴롭혔던 많은 문제들이 더 이상 골치 아픈 존재가 아닌 것이다. 마음의 눈이 더욱 깊고 투명해진다. 인생은 전투가 될 수도, 혹은 자신이 공 노릇을 하는 탁구 시합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순간에 충실하고 있는 그대로를 수용하고 만족한다면 따뜻하고 평화로운 감정이 찾아들기 시작할 것이다.

 

보여지는 그 자제 그대로, 아무런 꾸밈없이 있는 그대로 보여지는 것만큼 진실된 것은 없는 것 같다. 애써 잘 보이려고 꾸미다 보면 도리어 낙심하고 후회하는 경우가 더 많이 생기기도 한다. 조금 부족하면 어떤가? 조금 어설프면 어떤가? 있는 그대로 마음으로 전할 수 있다면 그게 진실된 것이 아닐까? 진실한 것 만큼 열린 마음은 더 값지고 소중하게 느껴질 것이다. 많은 치장은 상대에게 거부감을 더할 뿐 마음을 열지 못할 것이니까 말이다.

 

필자는 자주 자신을 돌아본다. 젊었을 적에는 무작정 앞만 보고 달리느라 자신을 돌아볼 여유 따위는 없었다. 그러다 나이가 들면서 조금씩 혈기와 집착이 줄어들고, 과감한 선택이나 불굴의 의지 보다는 침착하고 현명한 선택에 더 치중하게 되고, 나 보다는 남의 처지와 입장을 더 고려하게 되면서 자신의 과오와 실수를 인정하고 반성하는 계기도 더 많이 갖게 되어졌다. 아마도 이것이 나이 들어 철 든다는 반증이리라.

 

필자가 진작에 아픔을 몰랐다면 과연 이렇게 간절한 기도를 할 수 있었을까? 새 날이 기다려지고, 아침과 함께 찾아온 햇살이 저리도 고운 것을 애당초 알기나 했을까? 사랑하는 이들의 목소리가 반갑고, 함께할 수 있음에 너무나 감사한데, 더하여 또 다른 하루를 선물로 받음이 필자에겐 더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은혜인 것을, 한 켠으로는 이제 하얀 보자기를 준비해두어야겠다. 보라색 실로 필자의 이니셜도 수놓고, 그리고 사랑하는 아내의 미소와, 처음 두근거렸던 심장의 수줍음을 담아, 빨간 끈 가지고 열십자로 묶어서 고이 보관해 두어야겠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사랑 때문에 참으로 아름답고, 믿음이 있기에 진리를 깨닫고, 소망이 있기에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음을, ! 아름다운 이 세상, 서로 도와 가며 살면 더 좋은 세상, 이 곳에 필자가 함께 살고 있는 것이 얼마나 큰 은혜인 지를 깨달아 알아야겠다. 더 좋은 것을, 더 많은 것을 바라고 지향하기 보다, 이미 내게 넘치는 것을, 이미 내게 주어진 것을 감사하는 올 가을이 되었으면 좋겠다.

 

행운을 바라고 기대하기 보다, 일상의 평온과 별 일 없음에 감사하는 올 가을이 되었으면 좋겠다. 작은 불행을 슬퍼하기 보다, 더 큰 불행이 아니었음에 감사하는 올 가을이 되었으면 정말 좋겠다. 내가 얼마나 이 세상을 사랑하는지 말해주고 싶다. 그러면서도 세상은 내가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리라 믿는다. 또한 내가 세상을 향해 하는 부드러운 속삭임을, 내 마음 속 깊은 곳에서 나온 것과 같은 의미와 부드러운 느낌으로, 세상 모두의 가슴으로 들을 수 있기를 기원한다.

 

이미 알고 있는 것 보다도 더 나는 세상에 관한 아주 많은 것을 사랑한다. 세상이 나를 감싸 안고서 느끼게 해주는 그 따뜻한 온기 보다도 더, 나는 세상에서 함께하는 삶에 기뻐하며, 서로 부족한 점을 보완해 주고 아름다운 시간을 함께 나누며, 눈물로 서로를 감싸는 우리들의 모습에 기뻐한다. 살아가면서 어떤 일이 닥치더라도 오랜 세월을 용기와 사랑으로 이겨낼 것임을 알고 있음에 기뻐한다.

 

세상이 알고 있는 것 보다도 더, 또 내가 말할 수 있는 것 보다도 더, 내 가슴 속 깊이 뭐라 말할 수 없는 감사를 느낀다. 그것은 바로 세상이 있기에 생기는 감사의 마음이다. 그래서 세상이 기억해주길 바란다. 비록 언제나 나의 생각들이 그 세상에 제대로 전해지지 않고, 내 감정이 드러나지 않는다 해도 세상의 모두가 알고 있는 것 보다도 더, 나는 세상을 사랑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언제나 사랑하리라는 것을, 이 가을에 다시 한 번 조용히 되뇌인다.

 

필자에게 상담을 요청했던 어느 주부의 고백이다. - 마트에서 오징어 할인 판매를 하기에 몇 마리 사왔습니다. 그런데 싸게 팔기 때문에 손질이 안 되어 있어서 집에 와 배를 가르고 껍질을 벗기는데 손이 서툴러 내장이 터지니 비린내가 납니다. 싸게 사느라 내키지 않은 생선 손질을 하다 보니 후회가 되면서 문득 어머니 생각이 납니다. 비린내 나는 고기는 전혀 못 드시고, 생선도 북어만 겨우 드셨습니다. 그러면서도 어머니는 자식들을 먹이려고 음식을 만드실 때는 돼지고기, 소고기도 직접 다져 만드시고 닭 목도 자르셨지요.

 

그런 어머니를 생각하니 이까짓 생선 비린 걸 만지기 싫어하는 자신이 부끄러워졌습니다. 그토록 비린 걸 못 드시는 어머니가 앓아 누워 계실 때였습니다. 제가 시어머니 병시중 들 때 가장 절실했던 것이 며칠 쉬고 싶은 것이었던 게 생각나서, 올케와 질부를 쉬게 해주고 싶어 한 달 계획으로 모셔왔었습니다. 그리고는 음식을 해드리는데 비린 걸 못 드시니 나물이나 과일만 드렸습니다. 미역국도 북어를 넣고 따로 끓여야 하니 어느 날은 귀찮은 생각에 고기만 골라 빼고 거짓말로 그냥 맹 미역국이라고 드렸습니다.

 

그런데 어머니는 모르고 잘 잡수시더니 저보고 도대체 어떻게 끓여서 이렇게 맛이 있느냐는 것입니다. 아차 싶었습니다. 그 옛날 고기 귀할 땐 식구들 먹이시려고 당신은 못 먹는다고 안 드신 것인데, 평생을 못 드시는 줄만 알고 그렇게 살아왔던 것입니다. 그 다음날은 돼지고기 찌개를 끓여 고기만 빼고 드려 보았더니 역시 맛있다면서 잘만 드셨습니다. 닭고기도, 갈치도, 제주옥돔도....

 

평생 자식들을 속이고 살아오신 어머니를 이번엔 제가 속이고 몰래몰래 고기를 해드렸습니다.비린 걸 만질 때마다, 당신 몫을 식구들 위해 못 드신다 해놓고 나중에 드신다면 그 마음 들킬까 봐, 끝까지 못 드신다고 그랬던 게 아니실까 하는 의문이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 작고 소박한 사연이지만 가슴에 은은한 파문을 일으키는 고백이었다. 어쩌면 우리가 살아가면서 진실하고도 깊은 사랑은 숨겨지고 감추어진 마음에서 더욱 오래 기억되고, 고운 향기를 발할 것이라 여겨진다.

 

이번에는 어떤 남성의 고백이다. - 오래 전의 일입니다. 그 때 난 고등학교 1학년, 동생은 중학교 2학년이었습니다. 나는 학교가 가까워 걸어 다녔지만, 동생은 멀었기 때문에 버스를 타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엄마가 주시는 차비를 받고도 버스를 타지 않고 걸어 다니는 것이었습니다. 왜 그러느냐고 물어보면 가정의 평화를 위하여...” 라고 대답하곤 씩 웃고 말았습니다.

그 날도 엄마는 동생에게 차비를 주셨습니다. 나는 짜증이 나서 엄마, 그 녀석 차비 주지 마세요. 버스 타지도 않는 녀석에게 왜 차비를 줘요? 우리 생활도 빠듯한데....” 하지만 엄마는 그 먼 길을 동생이 걸어다니는 게 안쓰러웠던지, 내 말은 듣지도 않고 동생에게 차비를 쥐어 주면서 오늘은 꼭 버스 타고 가거라.”라고 당부하셨습니다. 동생은 눈물이 나오려는 것을 억지로 참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저녁, 집에 돌아와 보니 맛있는 냄새가 온 집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습니다. 놀랍게도 불고기가 지글 지글 볶아지고 있는 게 아닌가요? 그 당시 우리 집은 형편이 무척 어려워 고기는 커녕 세 끼 먹을 수 있음에도 감사해야 할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그 날 상 앞에서는 가족이 모두 모여 고기를 먹고 있었던 것입니다. 나는 얼른 들어가 고기를 입 안에 잔뜩 넣으며 물었습니다. “아빠, 오늘 무슨 날이예요? 이렇게 비싼 걸 먹게요?”

 

그러자 엄마는 눈물이 가득 고인 채 무슨 날이긴.... 네 동생이 형이랑 엄마, 아빠 기운 없어 보인다고 차비를 모은 돈으로 불고기를 사왔구나.” ! 동생은 그 먼 길을, 가족들과 함께 맛있는 불고기를 오손도손 볶아 먹는 모습을 상상하며 내내 걸었던 것입니다. 가끔 나는 그 날을 회상하면 동생의 대견함에 다시 목이 메어옵니다. 그리고 부끄럽고 옹졸했던 이 형의 속 좁은 생각과 처신에 지금도 몸 둘 바를 모르고 있습니다. - 역시 별로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흔하디 흔한 사연이다. 그런데 왜 자꾸 생각이 나는지 모르겠다.

 

목하 가을이 활짝 열렸다. 아니, 하마 가을이 지천이다. 이미 먼 산에는 울긋불긋 단풍이 그 자태를 드러내기 시작하고, 들국화 무리들이 아침 등산길에 오롯이 피어나 군락을 이루고 있다. 오솔길로 이어지는 아람목 (아람드리 열매가 많이 열리는 나무들의 길목)에 서서 문득 가을의 풍경을 본다. 그리고 가을을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사람들이 사는 이야기, 사랑하는 이야기, 서로 어울려 인연을 엮어가는 긴 이야기들이 올 가을에도 벌써 주저리주저리 다발로 쌓여가고 있는 계절의 한 가운데다.




장흥군의회, ‘어린이집 보육료 인상 촉구’ ... 채은아 의원 대표 발의 [today news 정일권 기자] 장흥군의회(의장 위등)는 26일 제249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어린이집 보육료 인상 촉구 건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사진 출처 : 장흥 군청 (장흥의회, 어린이집 보육료 지원 촉구) 채은아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대표 발의한 건의안은 보육부문의 투자를 확대하고 질을 높이겠다는 정부 발표와 달리 실제 어린이집에 대한 지원금이 턱없이 부족한 점을 지적했다. 장흥군의회는 어린이집 급식비가 1일 최소 1,745원으로 정해진 이후 11년째 변동이 없다고 설명했다. 물가 상승분과 최저임금 인상분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보육료 지원으로 민간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이 고용불안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보육의 질이 저하된다고 제안의 이유를 밝혔다. 이에 따라 국가 차원의 현실적인 보육료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보건복지부가 표준보육비용 이상의 보육료 지원, 어린이집 급식비 현실화, 민간·가정 보육시설 인건비 별도 책정으로 전문성 있는 보육교사 확보 여건을 조성토록 촉구했다. 채은아 의원은 “영·유아들이 어린이집에서 건강하고 행복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보육의 질 향상을 위해 현실성있는 보육료 인상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