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전남= 최성훈 기자] 탈북자 출신인 태구민(태영호) 미래통합당 당선인이 서울 강남갑에서 당선되자 강남 재건축·재개발시 탈북자 아파트를 의무적으로 짓게 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제기됐다.
1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보면 '서울 강남구 재건축 지역에 탈북자 새터민 아파트 의무비율로 법제화시켜 주세요'라는 제목의 국민청원이 전날 올라왔다.
청원인은 "냉전 이데올로기 장벽을 넘어 태구민씨를 선택한 강남구민들의 높은 정치의식과 시대정신에 깊은 경의를 표한다"면서 탈북자의 안정적인 거주를 위해 강남 재건축·재개발 시 의무적으로 새터민 아파트를 짓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강남구민들의 높은 정치의식을 기반으로 생각해볼 때 분명 반대는 적을 것"이라면서 "강남의 높은 생활 수준을 그분들(탈북자)이 삶으로 체험한다면 분명 대한민국에 대한 사랑도 더 커질 것 같다"고 덧붙였다.
강남구민의 정치·시민 의식을 높이 사는 듯하지만, 강남과 특별한 연고가 없는 태 당선인이 당선된 점과 재건축 대상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갑 유권자들이 '집값'에 민감하다는 점을 에둘러 비판한 글로 보인다.
17일 오후 9시 현재 이 청원에는 9만7천여 명이 동의했다.
주영국 북한대사관 공사 출신인 태 당선인은 2016년 한국에 망명했으며, 국내 정착 4년여만에 '보수의 텃밭'인 강남갑 선거구에 미래통합당 후보로 전략 공천됐다.
탈북자가 비례대표가 아닌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태 당선인 당선 후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강남 아파트 브랜드 이름이 북한식으로 '인민이편한세상', '간나아이파크', '푸르디요', '내래미안' 등으로 바뀔 것이라는 글도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북한 관영매체들은 아직 남쪽 총선결과를 보도하지 않은 가운데, 대외선전매체 메아리는 이날 태구민 지역구인 강남을 두고 '부패의 소굴로 전락했다'고 소개했다.
메아리는 "이곳(강남구)에는 부패타락한 생활에 물 젖은 자들이 우글거리는 각종 유흥시설과 유곽들이 버젓이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면서 "부유층들이 공개적으로 도박·마약을 하며 경찰들도 눈치를 보며 외면하는 정도라고 한다"고 비난했다.
메아리는 "4년 전 남조선 사회를 충격에 빠뜨린 '박근혜, 최순실 추문 사건'의 주범인 최순실도 이곳에서 부화방탕한 생활을 하면서 특권층 족속들과 박근혜를 쥐고 흔들었다고 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태구민 실명이 기사에 등장하지는 않았지만, 남쪽의 특정 지역을 이례적으로 거명했다는 점에서 태구민 당선을 사실상 의식한 보도로 보인다.
Today news/ 최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