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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림삼초대 詩' 묘비명

‘삼성오신(三省吾身)’이란, ‘오늘 일에 최선을 다 했는가? 만난 사람에게 진심을 다 했는가? 오늘 삶에 소홀함이 없었는가?’ 늘 반성하며 살피는 것이다.



림 삼 / 칼럼니스트.작가. 시인

詩作NOTE -

 

림삼 제8시집인 우짜 멧시지가 웁노?’에 수록되어 있는 시다. 얼추 30년은 되어가는 시절의 이야기인 듯 한데 다시 읽어보니 소름이 돋는다. 예언가도 아닌데 자신의 삶이 이처럼 속절없이 흘러 비문마저 지워진 묘비명으로 흔들릴 거라는 걸 어찌 알았었을까? 이거야 흡사 오늘 바로 적은 시와 진배 없으니 그 내용이, 아직도 청춘의 흔적이 남아있던 젊은 날의 시라고 누가 추측할 수 있겠는가?

 

그러고보니 필자는 이미 삶이랍시고 수십년을 이어봤자 그 결과의 모양새가 뻔할 거라는 건 애저녁에 어느 정도 알면서 이제껏 살아온 셈이니 억울할 것도 없지만, 그렇더라도 용 빼는 재주 없는 글쟁이 팔자에 이나마라도 번듯한 외양을 존속시키려고 얼마나 아등바등했는가를 곱씹으면 어느새 저절로 긴 한숨짓게 된다. 참으로 산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게다가 잘 산다는 건 더욱 어렵고도 지난한 여로였다. 특히나 남보다 더 잘 산다는 건 거의 불가능한 마술과도 같은 거였다.

 

그래서 애초에 잘 사는 건 포기하고 그냥저냥 대충 살아온 처지에 무에 변명할 게 남았겠냐만, 그래도 남의 눈에 눈물 흘리지 않게 하려고 스스로의 눈물 감추면서 살아온 세월들이었기에 이제라도 한 가지만은 분명하게 말할 수 있으니, 비록 묘비에 근사하게 적어질 경력은 없다손 쳐도, 할 수 있는 한 올바르게 처신하면서 한세상 비틀거리지는 않았던 거라고 자부하는 바다. 남들처럼 부유하거나 명예로운 삶의 궤적을 그리지도 못했고, 남겨놓은 족적이나 유산도 없어 딱히 내세울 바 없지만, 나름 고고한 정신의 세계에 다리 걸치고 살아낸 평생이니 그걸로 위안을 삼으면서 씁쓸하게 미소지어 본다.

 

벌써 9월의 막바지, 이제 가을의 한 가운데에 들어서 있다. 그렇지 않아도 짧디짧은 절기 가을이 금세 불식간에 그 꼬리를 보일테고 곧이어 소슬바람에 서리 실려 올 건데, 어영부영하다가는 또 속절없이 한 살 더 나이 먹으면서 세월의 빠르기만 탓하게 될지니, 지금에라도 정신 바짝 차리고 남은 올해의 달력장에 부끄럽지 않도록 허리끈 졸라매야겠다는 다짐으로 몰려드는 하루들을 보내고 있다.

 

나중에 언젠가는 좋은 일이 있을 거라는 허망한 기대나 황당한 계획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 작고 소소한 행복이나 만족일지라도 지금 당장 눈앞에 놓여있는 현실이 소중하고 귀한 삶의 선물임을 자각하고 잘 간직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남들이 누리고 있는 거대한 영광이나 찬란한 성공도 나와는 무관한 것, 그냥 작으나마 아담한 사랑과 관심으로 맺어진 인간관계를 잘 유지하면서 늘 감사하고 고맙게 여기며 나누는 정이, 바로 주어진 삶의 행운의 열쇠인 것을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후회 없이 살 수는 없겠지만, 되도록 덜 후회하며 사는 법이 있다면 있을 때 잘 해라는 말을 실천하는 것이다. 이 말은 나 자신과 현재에 최선을 다하라는 것이다. 그러려면 지금 이 시간 최선을 다해야 한다. 지금을 어떻게 내 편으로 끌어 가느냐에 따라서 내일의 인생이 결정된다. 보고 싶은 사람보다 지금 보고 있는 사람을 사랑하고, 하고 싶은 일보다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열중하며, 미래의 시간보다 지금 최선을 다 하는 것, 이것이 지혜이며 자기관리를 잘하는 것이다.

 

인간은 세 가지 착각과 교만에 빠져서 살기 쉽다 하였다. 젊을 때는 언제나 청춘이어서 안 늙을 것 같은 착각과 교만, 건강할 때는 자신은 아프지 않고 병이 안 들 것 같은 착각과 교만, 그리고 영원히 살 것 같은 착각과 교만에 빠져 살기가 쉽다고 하였다. ‘삼성오신(三省吾身)’이란, ‘오늘 일에 최선을 다 했는가? 만난 사람에게 진심을 다 했는가? 오늘 삶에 소홀함이 없었는가?’ 늘 반성하며 살피는 것이다.

 

그날의 일에 최선을 다하며, 인간관계를 진심으로 하며, 학습을 게을리 하지 않는 것, 이것이 바로 있을 때 잘 해의 지혜이며 해답이다. ‘있을 때 잘 해는 잘 나갈 때일수록 겸손한 것이다. 자신에게 잘해주는 사람에게 소홀히 하지 말자. 한 평생 살아가면서 그런 사람 만나는 건 쉽지 않다. 택시는 놓치면 버스라도 오지만 사람을 놓치면 그런 사람을 다시 만나는 건 어렵다. 떠나버리고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옆에 있을 때 잘 챙기고 사랑하자.

 

자주 언급하는 말이지만, 흐르는 물에 떠내려가는 사람의 마음은 조급하다. 그러나 언덕에 서서 흐르는 물을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은 여유롭고 평화롭다. 내게 미움이 다가왔을 때 미움 안으로 몸을 담그지 말자. 내게 걱정이 다가왔을 때 긴 한숨에 스스로를 무너뜨리지 말자. 실체가 있는 것이 아니다. 그냥 지나가 버리는 것일 뿐이다. 다만 그것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인내의 마음이 필요할 뿐이다.

 

가만히 눈을 감고 마음 속에 빛을 떠올려 보자. 미움과 걱정의 어둠이 서서히 걷히는 것을 느낄 수가 있을 것이다. 언덕에 서기 위해서는 지혜가 필요하다. 미움은 미움으로 갚을 수 없고 걱정은 걱정으로 지울 수 없다는 것을 알 때 우리는 언덕에 서서 미움과 걱정을 향해 손 흔들 수 있을 것이다. 마음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서 입장의 차이를 뛰어넘을 수 있으며, 처해진 여건이나 환경을 극복하고 역경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우리가 살아가면서 꼭 기억해야 할 것은 사람의 마음을 얻도록 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정말 갖고 싶은 물건이 있다면 수전노처럼 모으고 개처럼 벌어서라도 살 수도 있고 손에 넣을 수도 있겠지만, 사람의 마음이라는 게 갖고 싶다는 욕심만으로 가질 수 있는 걸까? 상대의 마음이 어떤 모양인지 안다면, 그림 조각 맞추듯 이 마음과 그 마음을 빈 자리에 꼭 끼워 맞출텐데, 각각의 모습 만큼이나 다양한 각양각색의 마음, 순간에도 수만 수천 가지의 생각이 떠오르는 그 바람같은 마음이 머물게 한다는 건 정말 쉬운 듯 어려운 일인 것 같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있다면 아마도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 아닐까? 수 많은 사람 중에 친구로 동료로 다가서서 신뢰를 얻는 것도 오랜 시간 동안 정성을 들여야 하는 법일진대 이미 누군가의 마음을 얻었다는 것은 삶의 많은 이유 중에서 가장 큰 의미를 찾았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예컨대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란 머리로 계산해서 얕은 꾀로 얻어질 성질의 것이 아니다,

 

마음을 얻는다는 것은 그 사람 의식 그 하부가 흔들렸을 때나 가능한 일이다. 이 상태가 되면 조건 없이 좋아하는 마음이 생기고, 가진 것들을 댓가 없이 공유하고 싶어지는 것이 사람의 마음 아닐까? 좋은 사람을 만난다는 것, 내 마음을 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난다는 것, 나를 알아주고 좋아해주는 사람을 만난다는 것, 나와 코드가 맞는 사람들을 만난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이며 행운인가?

 

행운은 사실 자주 찾아오지 않는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 가장 어렵지만 삶의 길에 제일 좋은 방법이 된다. 가까이 있는 사람의 소중함을 생각하는 매일매일이 되길 염원해야 할 것이다. 세상을 아름답게 살려면 꽃처럼 살면 되고, 세상을 편안하게 살려면 바람처럼 살면 된다. 꽃은 자신을 자랑하지도 남을 미워하지도 않고, 바람은 그물에도 걸리지 않고 험한 산도 아무 생각 없이 오른다.

 

무심히 떠가는 흰 구름을 보고 어떤 이는 꽃같다고 말하고 어떤 이는 새같다고 말한다. 보는 눈이 달라서가 아니고 서로의 생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무심히 흐르는 세월을 두고 어떤 이는 빠르다고 말하고 어떤 이는 느리다고 말한다. 세월의 흐름이 달라서가 아니고 서로의 삶이 다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말한다. “그 때 참았더라면, 그 때 잘 했더라면, 그 때 알았더라면, 그 때 조심했더라면...”

 

훗날엔 지금이 바로 그 때가 되는데 지금은 아무렇게나 보내면서 자꾸 그 때만을 찾는다. 그렇기에, 무지개는 잡을 수 없어서 더 신비롭고, 꽃은 피었다 시들기에 더 아름답다. 젊음은 붙들 수 없기에 더 소중하고, 우정은 깨지기 쉬운 것이기에 더 귀하다. 우리네 인생 그리 길지도 않은데 말이다.

 

언젠가 사랑밭 새벽편지에 실린 글을 옮긴다. 두 아이의 엄마가 세상을 떠났다. 대장암 4기 진단을 받고 종양을 제거하기 위해 두 번의 수술을 받았다. 25차례의 방사선 치료와 39번의 끔찍한 화학요법을 견뎌냈지만 죽음은 끝내 그녀를 앗아갔다. 3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샬럿 키틀리는 죽기 직전 자신의 블로그에 마지막 글을 남겼다.

 

살고 싶은 날이 참 많은데 저한테 허락되지 않네요. 내 아이들 커가는 모습도 보고 싶고, 남편에게 못된 마누라가 되어 함께 늙어 보고 싶은데 그럴 시간을 안 주네요. 죽음을 앞두니 그렇더라고요. 매일 아침 아이들에게 일어나라고, 서두르라고, 이 닦으라고, 소리 소리 지르는 나날이 행복이었더군요. 딸 아이 머리도 땋아줘야 하는데, 아들 녀석 잃어버린 레고의 어느 조각이 어디에 굴러 들어가 있는지 저만 아는데, 앞으론 누가 찾아줄까요?

 

6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고 22개월을 살았습니다. 그렇게 1년여의 보너스를 얻은 덕에 아들 초등학교 입학 첫 날 학교에 데려다주는 기쁨을 누리고 떠날 수 있게 됐습니다. 녀석의 첫 번째 흔들거리던 이빨이 빠져 그 기념으로 자전거를 사주러 갔을 때는 정말 행복했어요. 보너스 1년여 덕에 30대 중반이 아니라 30대 후반까지 살고 가네요. 복부 비만이요? 늘어나는 허리둘레요? 그거 한 번 가져봤으면 좋겠습니다. 희어지는 머리카락이요? 그거 한 번 뽑아봤으면 좋겠습니다. 그만큼 살아남는다는 얘기잖아요. 저는 한 번 늙어보고 싶어요. 부디 삶을 즐기면서 사세요. 두 손으로 삶을 꽉 붙드세요. 여러분이 부럽습니다.”

 

꼭 필요한 만큼만 먹고, 필요한 만큼만 둥지를 틀며, 욕심을 부리지 않는 새처럼, 그렇게 하늘을 날면 좋겠다. 가진 것 없어도, 맑고 밝은 웃음으로 기쁨의 깃을 치며, 오늘을 살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 예측할 수 없는 위험을 무릅쓰고 먼 길을 떠나는 철새의 담담함으로 텅 빈 하늘을 나는 고독과 자유를 맛보면 좋겠다. 오직 사랑 하나로, 눈물 속에서 기쁨이 넘쳐날 서원의 삶이, 햇살로 넘쳐오는 축복으로 빛나면 참 좋겠다.

 

나의 선택은, 가난을 위한 가난이 아니라 사랑을 위한 가난이기에, 모든 것 버리고도 넉넉할 수 있음이니... 내 삶의 하늘에 떠다니는 흰 구름의 평화를 만끽하면서 날마다 새가 되어진다면, 새로이 떠나려는 내게도 더 이상 무게가 주는 슬픔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야생의 새들은 비만이 없다. 비만이 되면 날기 힘들기 때문이다. 육체의 비만이 우리의 생활을 힘들게 하듯, 영혼의 비만인 욕심과 집착이 우리의 정신을 힘들게 할지도 모른다. “삶의 목적이 행복이라면 웃음은 행복의 문을 여는 열쇠이다.” 라고 한 아리스토 텔레스의 말처럼 진정한 행복을 음미하는 이 가을이 되어지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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