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경찰서 여성청소년계 이세랑 순경
엊그제 2024년 맞이한 것 같은데 어느덧 2024년 12월 끝자락에 서 있다. 다사다난했던 2024년을 추억하고 기억하기 위해 12월은 각종 모임으로 가득할 것이다.
연말이 되면 잦은 술자리로 관계성 범죄 또한 증가하게 된다. 관계성 범죄란 가정폭력, 교제폭력, 아동학대, 스토킹 등과 같이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에 이미 맺어진 일정한 관계에서 반복되는 특성이 있는 범죄를 뜻한다. 다른 범죄와 달리 관계성 범죄는 가까운 사이에서 발생한다는 점에서 재발 위험성 및 강력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따뜻한 연말을 보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피해자들의 용기가 필요하다. 관계성 범죄 특성상 피해자는 범죄 피해 사실을 주변에 알리거나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다. ‘평소에는 그러지 않는데 술만 마시면 폭행, 폭언해요’ 또는 ‘가족이니까, 사귀는 사이니까 제가 참아야 해요’라고 하며 가해자들을 보호하는 피해자들이 많다. 피해자가 참는다고 해서 가해자들의 위험한 행동은 줄어들지 않는다. 오히려 피해자들이 더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본인의 안전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가족ㆍ연인을 위해서라도 피해자들은 주변에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둘째, 우리 모두 따뜻한 관심을 가지고 주변을 살펴보자. 관계성 범죄는 가ㆍ피해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사회적 문제로 받아들이고 우리 주변에 또 다른 피해자가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 특히 다문화 가정의 경우 특성상 피해를 당해도 범죄에 해당되는 사실을 모르고 도움을 요청하지 않아 범죄에 지속적ㆍ반복적으로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 이주여성들이 자주 이용하는 지역 내 주요시설에 각 나라별 언어로 제작된 관계성 범죄 설명 팜플렛을 배치하고 주기적인 상담을 통해 도움이 필요한지 잘 살펴봐야 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관계성 범죄로 많은 피해자들이 고통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2024년은 곧 끝나지만 이들의 고통은 우리의 따뜻한 관심과 도움이 없다면 2025년에도 지속될 것이다. 우리는 혼자서 살아갈 수 없다.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받으며 대한민국이라는 사회에서 살고 있다. 피해자뿐만 아니라 우리도 용기를 내서 피해자들에게 도움을 주자. 다가오는 2025년, 개인의 목표가 아닌 사랑하는 가족ㆍ이웃을 위한 목표를 세워 보는 건 어떨까? 추운 겨울 따뜻한 마음으로 주변을 살피며 즐거운 연말을 보내자.